죽어서라도, 죽여서라도 '살아보려는' 가족이 있다. 시속 10km로 서행하는 차에 시속 30km는 되어 보이는 스피드로 달려와 부딪히고 운전자를 협박하거나, 눈 딱 감고 어디 하나 부러뜨려 보험금을 타내는 살풍경은 이제 그리 놀랍지 않다.

우리 시대 '살아있다'의 정의가 '밥을 먹고, 다리 뻗고 잘 집이 있고, 어디든 데려다줄 차가 있으며, 사회생활을 이어나갈 만큼의 문화생활을 즐기는 것'이라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는 이들은 몸을 재물로 바친다.

집안의 가장인 남자는 아버지가 남긴 시계방을 이어가며 살아간다. 어렵게 생활을 꾸리지만 계속 빚을 지게 되는 남자. 결국 빚은 남자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버리고, 남자는 아내와 딸을 위해 보험사기를 결심한다.

청부업자 OK에게 부탁해 다리를 자르고 보험금을 타낼 계획을 세운 남자는 막상 청부업자가 찾아오자 두려워하고, 시간을 미루기 위해 청부업자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다. 하지만 결국 시간이 다가오고, OK가 남자의 다리를 자르려는 순간 들어오는 가족들. 남자는 가족들 모두 청부업자 OK의 의뢰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연극 'OK,STORY'는 극단 차이무가 2011년 새롭게 내놓은 창작극. 무대에 올리기 전 선 공연을 통해 PMC프로덕션의 지원을 받았다. 배우 신영옥, 류제승, 이중옥 등은 연극 무대와 영화를 오가며 역량을 키웠고, 배우 김영경, 한상우, 황성현, 정용구는 연극 작품에 다수 참여, 기량을 닦았다. 일이 겹쳐버린 청부업자,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6월 21일부터 7월 31일까지. 대학로 PMC 소극장. 02)747-1010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