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전3기 승리의 주역… 삼성, 공식후원 각종 투자ㆍ지원 적극 나설 듯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회장이 5일 오후(현지시간) 2018동계올림픽 총회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IOC를 방문, 지크 로게 위원장을 만나 평창 올림픽 유치를 호소하며 환담을 나누고 있다./더반=왕태석기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후 그 주역들은 이제 성공적인 개최를 향해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중 조용하면서도 실질적인 스포츠외교로 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공을 세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이 회장에게 각별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2003년과 2007년 2회 연속 동계올림픽 유치단을 맡아 두 번이나 역전의 패배를 당한 끝에 얻은 값진 승리이기 때문이다.

그러기까지 이 회장은 지난해 2월 밴쿠버 동계올림픽 참석을 시작으로 멕시코 ANOC(국가올림픽위원회연합회) 참석, 서남아시아 및 유럽 방문, 스위스 로잔 'IOC Technical Briefing' 과 이번 더반 IOC 총회 참석까지 약 1년 반 동안 11차례에 걸쳐 170일 동안 해외 출장에 나섰다. 이동거리만 해도 21만㎞, 지구를 5바퀴 넘게 돈 셈이다.

이 기간에 이 회장은 110명의 IOC 위원을 빠짐없이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했다. IOC 공식 행사가 있는 날에는 잠시의 휴식도 없이 온종일 IOC 위원과의 면담으로 보냈다. IOC 위원들이 행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할 때는 모든 일정을 접고 해당 위원을 만났다. 어떤 IOC 위원은 세 번을 만나 평창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러한 역할 수행으로 평창 올림픽 유치에 크게 기여했음에도 이 회장은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만든 것이다. 평창 유치팀들이 고생많았다. 저는 조그만 부분을 담당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이건희 회장이 6일 남아공 더반에서 IOC 위원과 인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유치 확정 직후 측근들에게 "평창올림픽을 유치한 데서 끝내지 말고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게 계속 힘을 보태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은 평창올림픽을 공식 후원하는 것은 물론 올림픽 개최에 필요한 각종 시설 등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찍이 삼성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로컬 스폰서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1997년 IOC와 '톱'(올림픽 파트너) 후원 계약을 체결해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까지 무선통신 분야의 공식 후원사로 참가했다.

2007년 4월에는 IOC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2년 런던 하계올림픽,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공식 후원권도 따냈다. 이후 올림픽에 대해서도 삼성은 우선 협상권을 갖고 있어 2018년 평창올림픽도 후원할 것이 확실시된다.

아울러 이 회장이 1982~1997년 대한레슬링협회장직을 수행하는 등 레슬링, 육상과 같은 비인기 종목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한국 아마추어스포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전례에 비춰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기반이 취약하고 비인기 종목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평창올림픽으로 국제스포츠계와 세계 시장에 한국의 위상이 한 단계 더 도약됐을 뿐만아니라,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상당한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한 평창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이건희 회장의 향후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