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무용음악극 6ㆍ25전쟁 이후 파란만장한 삶… 12개 지역 돌고 서울 입성

음악극에 현대무용이 더해져 색다른 느낌을 표현한다. 주제는 '어머니'. 1950∼70년대의 정서가 물씬 풍기는 노래들은 어머니의 고된 삶을 더욱 처연하게 느끼게 한다.

지난해 겨울 전국 12개 지역을 도는 유랑공연을 펼쳤던 창작 무용음악극 <어머니의 노래>(연출 김동연)가 드디어 서울에 온다. 이 작품은 6·25전쟁 이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60년사를 온몸으로 겪어냈던 우리네 어머니의 이야기를 춤과 노래로 그려낸 것으로, 절절하면서도 때로는 유머러스한 표현으로 예술성과 대중성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어머니의 노래>는 결혼 첫날밤을 보낸 후 남편을 전쟁터로 떠나보내고, 하나뿐인 아들마저 월남전으로 잃어버리는 어머니의 삶을 극화한 것이다. 이미 기존 무대에서 그 파급력을 확인하고 있는 '어머니'라는 인물은 역사를 바라보는 하나의 창이 되고, 극의 흐름에 맞게 춤과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각 장면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가 된다.

전쟁 후의 시대상을 대변하는 극중 음악은 '굳세어라 금순아'를 비롯해 '님과 함께', '꽃밭에서' 등 그 시대의 유행가 11곡이다. 이 노래들은 가사를 다시 음미할 수 있도록 오케스트라 편곡을 거쳐 변주되고, 어머니의 삶의 드라마에 녹아든다.

춤 역시 박명숙 경희대 교수가 1996년 발표한 무용극 <에미>에서 뼈대를 가져왔다. 안애순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과 공동 안무로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서 이 작품은 14명의 무용수의 몸짓으로 재탄생했다.

굴곡진 현대사를 파란만장하게 보낸 어머니 역은 연극계의 대모인 배우 박정자이 맡았다.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나는 너다> 등 여러 작품에서 어머니 역의 대명사가 된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연륜 있는 연기와 함께 '동백아가씨', '굳세어라 금순아' 등 3곡의 노래까지 소화한다.

춤과 노래와 연기가 필요한 작품인 만큼 뮤지컬배우들도 함께 출연한다. 젊은 시절의 어머니 역은 배해선이 맡아 현재 어머니의 회상 장면에서 박정자와 한 무대에 서기도 한다. 언제까지나 젊은 남편 역은 이건명이 맡아 시공간을 초월하며 두 명의 어머니와 공존하는 존재를 보여준다.

춤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형식의 어머니 이야기로 12개 시·군의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얻어낸 <어머니의 노래>는 8월 22일부터 대학로의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라 서울관객과 만난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