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부터 '평면 도자기법'을 시작한 작가는 "판 자체까지 도자기로 구워내어 흙과 유약의 차이를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했다. 종이 위에 그리는 그림으로는 도자기의 질감을 살릴 수 없었고, 결국 도자기를 사용하여 평면 작업을 행했다.
중앙대학교 김백균 교수는 이를 두고 "그가 어떤 작업을 하던 흙과 도자기의 질감과 맛을 떠나 그의 존재를 표현할 길이 없음을 발견"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작품들을 단순히 입체를 평면화 했다는 해석에 가둔다면, '고전과 현대의 시간 간극'을 좁혔다는 의미를 찾기 어려울 것이다. '마주침'과 '떨림'의 키워드로 표현되는 전시의 주제는 그 빛깔과 느낌의 신선한 긴장감, 과거와 현대의 만남, 종종 드러나는 투박함의 인간미로 확장된다.
이와 더불어, 도자기의 질감과 특징을 이해하고 배경과 도자기의 선을 나눈 작업은 그 단순하고 깔끔한 맛을 그대로 드러낸다. 도자기가 평평한 것이 '특별함'이 되는 이유는 도자기가 가지고 있는 실용적 특성을 전면으로 뒤집은 작업이라는 데에 있다.
"비실용이 실용"으로 변화하는 이 작업은 장자의 무용지용과 통한다고 한다. '쓸모없는 사물로 느껴졌던 물건들이 어느 자리에서는 제 구실을 하게 마련'이라는 삶의 성찰이 짙게 배어있다.
7월 14일부터 8월 14일까지. 갤러리 아트사이드. 02)725-1020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