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사랑-다정다감'
동그란 얼굴에 동그랗고 커다란 귀가 달린 미키마우스는 전 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전무후무의 역사적 캐릭터다.

1920년대 후반 클래식카를 몰던 미키마우스에서부터 디즈니 놀이동산의 미키마우스 햄버거까지, 우리 기억 속 미키마우스는 언제나 젊은 시절 속을 뛰논다. 그런데 희로애락을 다 겪은, 이렇게 여유로운 표정의 미키마우스라니.

작가 고기현의 '미키마우스 인생' 전 속 미키마우스들은 예의 그 친근하고 다정한 얼굴로 노인과 청년, 중년의 인생을 보여준다.

미키마우스와 그의 동료들로 구성된 연작들을 바라보다 보면 미키마우스의 숨겨진 인생을 들여다본 듯 흥미롭다. '미키마우스 인생' 전은 "진행형의 이야기 구성"을 통해 우리 삶을 축약하여 보여준다고 전했다.

노천탕 속에서 미니마우스와 즐거운 보내는 미키마우스의 모습이나,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는 미키마우스의 모습은 작가와 작가의 반려자의 분신이다. 여기에 크고 아름다운 꽃, 만개한 들꽃 등의 다정한 배경은 작가의 이상향과 미래의 꿈을 보여준다.

평론가 김윤섭은 작가 고기현의 '미키마우스 인생' 전의 특징을 '친근한 캐릭터', '넉넉한 위안의 웃음코드', '화해와 사랑의 세레나데' 등으로 정리하며, "미키의 목소리를 빌어 그녀를 응원한 모든 이들에게 그녀만의 진심어린 사랑의 세레나데를 건네고 있는 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친근한 캐릭터, 푸근한 배경, 여유로운 표정과 더불어 작품에 따뜻함을 더하는 것은 작업 방식이다. 옅은 농도의 물감을 여러 번 덧칠하여 만든 색감은 '작가의 인내력'을 표현함과 동시에 '한국화의 전통 채색 기법'을 보여준다.

8월 3일부터 8월 13일까지. 장은선 갤러리. 02)730-35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