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주워 모은 것들은 아이의 프레임 안에서 하나의 세계를 구성한다. 조약돌은 반찬, 모래는 밥알, 깨진 그릇은 근사한 식기로 변신하여 아이의 "조형적 언어체계"를 구축하는 것.
사루비아 다방의 큐레이터 이관훈은 이 같은 놀이를 "영역의 놀이"라고 칭하며, 영역의 놀이가 작가 김채원의 작품을 구체화시키는 데에 큰 관여를 했다고 밝힌다.
미술제도 속에서 느끼는 주제와 사고력에 대한 목마름이 '본다는 것'에 대한 물음을 낳았고, 본래 전공 이외에 펜화, 오브제 활용 등의 다양한 기법을 습득한 것이 상상력을 표현하는 데 길을 닦았다고. 여기에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을 다친 것이 작가의 '놀이 성'을 끌어올렸다는 평이다.
다시 '놀이'로 돌아오자. 작가 김채원의 작품은 하나의 놀이를 구성한다. 비현실적 사물들과 현실적 사물이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이들이 배치된 구성과 어떤 사물이 만났는지를 해석하면서 이야기가 풀려나온다.
이는 앞서 말한 '소꿉놀이'처럼, "연상 작용을 통해 이미지 사전을 엮는다." 작가가 직접 경험하고 보고 느낀 사물들의 이야기는 관람객에게 전해져 또 하나의 다른 이야기를 형성한다.
전시는 8월 4일부터 8월 25일까지 갤러리 조선에서 만나볼 수 있다. 02)723-7133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