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에서 오랜 내공을 자랑해온 배우 박정자가 자신의 이름을 건 뮤지컬 <어머니의 노래>를 만났다.

지난해 겨울 한 달 동안 전국 12개 지역에서 호평을 받고 서울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다시 무대를 선보이는 것. 젊은 시절의 '어머니' 역할은 뮤지컬 배우 배해선이 참여했다.

6.25 전쟁 이후부터 지금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지나온 어머니의 역사를 조명하는 작품으로, 당시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낸 관객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게도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결혼 직후 남편을 전장으로 떠나보내고, 남편을 추억할 수 있는 유일한 매개였던 아들마저 월남전으로 운명을 달리 한 어머니의 한 어린 삶을 극화한 뮤지컬 <어머니의 노래>. 우리 주변 누구나 가지고 있을 어머니에 대한 정서를 자극하면서도, 가정의 비극을 사회의 비극으로 확장하는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여기에 '굳세어라 금순아' 등의 유행가와 현대 무용의 합은 색다른 무대를 만든다. 전통적인 소재와 현대 무용, 입에 붙는 유행가의 만남이 실험적 작품을 이끌어낸 셈. '님과 함께', '꽃밭에서' 등 극의 이야기와 꼭 어울리는 1950~70년대 유행가 11곡을 선보이고, 박명숙 경희대 교수와 안애순 한국공연예술센터 예술감독이 공동 창작한 현대무용은 극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1996년 무용극 <에미>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우리의 현대사와 아름다운 음악, 색다른 현대 무용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8월 22일부터 8월 24일까지. 02)589-1002,1066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