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색을 입힌 꽃이 그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알리는 것처럼 색채는 오브제의 특징을 더욱 잘 부각시킨다. 그와 동시에, 푸른 나무에 붉은 색을 칠하는 것처럼 본래 가지고 있던 색채와 다른 색채를 입힐 때는 '새로운 단면'이나 '또 다른 형상'이 되기도 한다고.
회화에서 선과 명암, 작품의 크기, 대상 오브제 등 모든 것이 중요한 요소지만, 그 중 '색채'는 가장 강렬한 느낌을 남길 수 있는 재료다.
평론가 오광수는 작가 금동원의 작품 세계를 일컬어 "꽃을 그리기 위해서 색채를 동원하는 것인지 색채를 구현하기 위해 꽃을 대상화하는지 얼른 구분이 안 간다"고 적고 있다. 즉 색채와 같은 추상적인 재료가 꽃과 같은 구체적 대상을 만나 제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
그의 작업 환경을 보면 그가 이처럼 자연의 아름다운 색채에 주목하게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작가는 양평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데, 그의 작업실 주변에 둘러진 자연 풍경은 그의 옛 전시 제목인 '아름다움의 시원'에 견줄 만 하다고. 여기에 색채로 하여금 우주를 상상하고, 색채를 재료삼아 회화의 시를 쓰는 작가의 역량이 만나 사유와 은유가 드러났다.
'색채로 사유하다_색채로 은유하다' 전의 작가 금동원은 25회 이상의 개인전을 가졌다. 8월 24일부터 9월 6일까지. 리서울 갤러리. 02)720-0319
이인선 기자 kell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