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서 공예감상, 이천서 도자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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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축제 천국’이다. 파란 하늘과 산들 바람을 만끽하며 가을맞이 가족 나들이 삼아 찾아가도 좋을 ‘문화 마당’이 방방곡곡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우리와 주변이 함께 소통하는 자리다.

국내 첫 ‘아트팩토리’형 비엔날레이자 국내 미술품 전시 중 최대 규모인 청주 국제공예 비엔날레가 지난 21일 개막한 데 이어 다음달 1일 전주에서 시작되는 전북 서예 비엔날레까지 공예, 도예, 서예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문화 축전 뿐 아니다. 가을이 오면 전국의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지역 축제를 열고 있다. 그런탓에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비판을 들어도 ‘가을 축제’는 계속되고 있다.

▶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 ; 9월21일~10월30일, 옛 청주 연초제조창
‘유용지물(有用之物)’란 주제에 맞춰 65개국 3,000여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수공예 부활을 통해 일상 속에서 예술의 대중화를 실천했던 영국의 작가 윌리엄 모리스(1834~1896년)의 스테인드글라스, 벽지, 타일, 의자, 스탠드 등 작품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제7회 국제공예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전상우씨의 작품 ‘백자 구조를 말하다’ 등 수상작과 출품작 193점이 전시되고 있지만 어느 작품에도 대상작이란 표시가 없다. ‘대상작 찾기’는 관람객의 몫이다.

이밖에 ‘초대 국가 핀란드전’과 ‘의자, 걷다’ 특별전도 열리고 있다.

▶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 9월23일~11월6일, 경남 합천 해인사 일원
올해는 고려 대장경이 발원한지 1,000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하는 문화축전이 ‘새로운 천년을 열다’란 주제로 팔만대장경이 보관돼 있는 합천 해인사를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대장경 천년관에선 3D 랩핑, 홀로 큐브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대장경의 역사적 가치와 장경판전의 과학성을 알리며 대장경 경수장실에서는 고대 인도에서 나뭇잎에 쓴 패엽경, 티베트어 대장경, 송판 대장경, 화엄석경 등 세계 각국의 보물급 유물도 만날 수 있다.

축제 기간 동안 각국 예술가 34명이 참가하는 국제 예술제 ‘해인 아트 프로젝트’가 열린다.

▶ 경기 세계 도자 비엔날레 ; 9월24일~11월22일, 경기도 여주·이천·광주
도자 축제가 벌써 10년째를 맞았고, 여섯번째 비엔날레를 갖게 됐다. 올해의 주제는 ‘불의 여행’. 도자 예술의 경계를 넘어 다른 장르와 융합하고,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새로운 환경으로의 여행을 의미한다.

주무대인 이천 세라피아는 집, 놀이터, 호수를 도자기로 꾸몄다. 공모전 수상작을 전시하는 세라믹스 창조 센터를 비롯해 창조 공방, 구미호(九尾湖) 등으로 구성했다. 장작가마 캠프 체험과 세라믹 창조 체험 등을 운영한다.

광주 곤지암 도자공원의 경기 도자박물관에선 새김과 채움을 주제로 ‘상감 도자 특별전’과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한중 도자예술 교류전’등이 열린다.

여주에는 국내 최대의 도자 쇼핑 관광단지 ‘도자세상’에서 세라믹스 라이프전, 패션전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 파주 북소리 2011 ; 10월1일~9일, 파주출판단지 일원
한국과 일본의 희귀 고서(古書) 8,000여권을 직접 볼 수 있는 ‘한·일 고서 특별전’이 들녘 출판사 사옥에서 열린다. 부산 보수동 책방거리의 ‘고서점’과 일본 ‘동경고서조합’이 함께 참여한다. 특히 17~18세기 일본 막부의 거물 아라이 하쿠세키의 ‘계림래빙기(溪林來騁紀)’미공개 필사본이 최초로 공개된다.

10월1일과 4일에는 고은 시인 등이 연사로 참여하는 ‘석학이 들려주는 인문강좌’가 열리고, 인근 헤이리 예술 마을에선 총체극과 국악 등을 감상할 수 있는‘공연 예술제’, 총 13개의 갤러리가 참여하는 ‘시각 예술제’등으로 구성한 ‘판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 전북 서예 비엔날레 ; 10월1일~30일, 전주 일원
‘역동’이란 주제로 세계 30개국에서 1849명의 작품이 참여하는 국제적인 서예제전이다.

서예가 784명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모아 쓸 수 있는 모든 조합인 1만1172자로 초대형 병풍을 만들어 출품한다. 올해는 하석 박원규가 쓴 인류 최초의 문자로 알려진 수메르족의 쐐기문자와 심은 전정우가 쓴 페니키아 알파벳도 서예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서예는 단순히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무대 미술이나 의상으로 진화하고 있고, 다양한 서체의 개발과 함께 공간성과 어우러져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고 있다.

이밖에 조순 전 국무총리, 가수 장사익 등 명사 40여명의 작품도 전시된다.



이창호 기자 cha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