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벅스뮤직, 유료화 앞세운 대형 커뮤니티의 거센도전에 직면

온라인 음악시장 '공짜의 성' 무너지나?
절대강자 벅스뮤직, 유료화 앞세운 대형 커뮤니티의 거센도전에 직면

'벅스로 통한다’는 온 라인 음악 시장의 신화는 과연 깨질 것인가. 절대 강자 벅스뮤직이 건재하던 온라인 음악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고 있다. 유료화를 앞 세운 대형 커뮤니티와 포털 업체들이 속속 들이민 도전장이 그 요체.

무료 서비스를 고집하는 벅스가 있는 한 유료화를 앞세운 후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음원 저작권 보호’라는 대세의 흐름 속에서 벅스가 각종 소송에 휩싸이고 결국 지난해 말까지 1만 여 곡의 서비스가 중단된 틈을 타 네티즌들의 ‘클릭 이동’이 빠르게 일고 있다. 이와 함께 유료 서비스라는 대세에 힘입어 자본력을 앞세운 메이저 업체들이 하나 둘씩 시장 진입을 서두르는 상황이다. 온라인 음악 시장에 변화의 거대한 바람이 관측되고 있다.

△ 유료서비스는 대세인가

유료 서비스의 선발 주자는 포털사이트 네오위즈. 벅스의 법적 분쟁을 틈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유료 주크 온(jukeon.com)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두 달 만에 하루 방문자 수가 25만 명에다 월 3,000원씩을 내는 유료회원 5만명 을 확보한 상태다. 이 사이트는 연말까지 유료회원을 60만 명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음악만 팔아서 연 40억원의 매출액을 올린다는 계산이다.

여기에다 커뮤니티포털 프리챌도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고 3월부터 온라인 음악시장에 본격 진출 할 태세다. MSN도 월 회비 3,000원씩 받고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예상외의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NHN과 다음, 넷 마블, KTH 등 대형 포털 업체들도 서로 앞 다퉈 시장에 뛰어 들 채비를 갖추고 있어 온라인 음악 시장은 본격적 ‘탈(脫) 벅스’ 움직임으로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이들 업체는 대형 음반사 들과 활발한 물밑 접촉을 통해 음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이에 앞서 맥스 MP3, 푸키 등 소형 스트리밍 서비스업체들이 잇따라 유료화를 선언한 상태다. 최근에는 레인콤, 거원시스템 등 MP3업체들까지 유료 음악시장에 진출할 전망이어서 향후 유료 서비스의 대세를 한층 거세게 몰아 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수가 남아 있다. 법정 소송 이후, 무료 서비스에 대체할 만한 업체들의 수익성 확보 여부와 유료 서비스에 대한 네티즌의 인식변화 등 무료와 유료 서비스로 대치되는 온라인 음악시장의 향방을 섣불리 진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선 아무리 유료가 대세라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네티즌 사이에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해 유료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오위즈의 주크온 서비스는 돈을 받지 않았던 시범 실시 기간 중에는 회원 수가 400만 명에 달했지만, 유료 전환 이후 4만 명으로 줄어들어 네티즌들의 클릭 빈도를 높이는데 안간힘을 쏟아 붓고 있다.

△ 벅스는 건재하다?

하지만 벅스는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무료 공유’에 익숙한 네티즌들의 타성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유료화에 대한 저항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벅스는 현재 사용자 수만 1,800만 명 정도에 이른다. 하루 방문자 수도 400만 명. 페이지 뷰도 1억명이 훨씬 넘는다. 동시 접속자 수도 75만 명에 달할 정도다. 동시 접속자 수만 네오위즈에 비해 5배 정도 차이가 난다. 문제는 벅스가 무료 서비스를 대체할 수익성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에 있다.

벅스는 현재 매출 극대화를 위해 간판 메뉴인 음악 플레이어에 오디오 광고를 삽입해 광고주 영입에 주력하는 한편 모바일 컬러링 서비스, 영화 등의 콘텐츠를 적극 육성해 수익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각종 소송에 휩싸이며 유동성 위기에 몰리고 있는 벅스가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지 못할 경우, 벅스 역시 유료화로 사업 방향을 전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벅스는 저작권 문제를 둘러싸고 음반 업체들과 현재 음반 홍보 및 프로모션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 전국 약 1만2,000여 개의 대학교 및 초ㆍ중ㆍ고등학교 교가 서비스를 위해 교가를 수집 중에 있다. ‘386세대 음악’ 코너로 30, 40대 직장인들에게 FM라디오의 향수를 불러 일으켰듯, 교가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의 추억을 살릴 수 있는 코너를 기획하고 있다. 교가 음원을 확보하고 일일이 사용 허락을 받는 것이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벅스측은 약 1,000여 개의 음원만 확보되면 이 후의 음원 확보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벅스 유성우 기획실장은 “음악을 비롯, 네티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테츠를 준비 중에 있다” 며 “아직은 밝힐 수 없지만, 엔터테인먼트와 관련된 아이템들을 올 한해 새롭게 펼쳐 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서비스에도 벅스는 여타 사이트 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벅스는 국내 최초로 웹 투 폰 방식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 서비스는 모바일을 통해 이용할 수 있었던 LG텔레콤 이지아이(EZ-i)의 모바일 게임들을 벅스의 유선 사이트를 통해 휴대폰으로 다운 받는 형식. 휴대폰 상에서 원하는 게임을 찾아 다운 받는 기존 방식에 비해 통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이에 따라 벅스로서는 가장 큰 걸림돌인 저작 인접권 문제를 둘러 싸고 음원 공급자들과 꾸준한 물밑 접촉을 벌이고 있다. 유성우 실장은 “올 상반기 내에 디지털 음원 펀드를 조성하여 음원 공급자들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음원 펀드를 통해 조성된 자금은 재정이 영세한 기획사들과 디지털을 통해 음원을 유통 시키는 시장을 만드는 데 사용될 계획이다. 기획사는 음원제공을, 벅스는 홍보의 장을 마련 한다는 것이 기본 골격 아래 새로운 시장을 조성하다는 것이다. 시장이 현실화 될 경우, 음원으로 발생할 수 있는 벨소리, 컬러링, 유료 다운로드 등의 수익은 음악산업의 새로운 시장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 벅스측의 청사진이다.

벅스는 현재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의 전면 유료화 정책에 반발하며 메이저 음반사들의 ‘선 협상 후 서비스’ 주장에 대해 서로간에 타협 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유성우 기획실장은 “현재 문제는 유료화가 해답이 아니며 우선 메이저 음반사들의 음원 사용 허락을 받아내는 것이 과제”라며 “이를 위해선 합리적인 저작권료 산출과 저작권 지불 방식이 우선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용자의 주머니에서 저작권료가 지불되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자가 별도의 수익 구조를 확보해 지불하는 방향으로 고안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무실 임대료 연체로 본사를 이전한 데다 서버 회선료 체납 등의 문제가 겹치는 바람에 유동성 위기에까지 몰린 벅스가 온라인 음악 시장의 유료화 대세속에서 과연 그 이중고를 어떻게 이겨낼 지, 생존 전략에 관심이 집중된다.

장학만기자


입력시간 : 2004-02-11 13:55


장학만기자 local@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