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보험쟁이 온라인서도 대박

[인터뷰] ‘히트상품 제조기’ 제일화재 김태언 대표이사
30년 보험쟁이 온라인서도 대박

“지금 길 한가운데서 사고 나서 급해 죽겠는데, 경박한 목소리로 ‘안~녕 하십니까~?’ 그리고 사고 난 사람한테 뭐는 1번, 뭐는 2번, 뭐는 3번… 이게, 이게 말이죠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지난 추석 휴가 기간에 슬며시 ‘1588-8282’를 시험 삼아 눌러 보고 고객 콜센터를 발칵 뒤집어놨다는 제일화재 김태언 사장은 당시 상황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 얘기를 하는 지금도 상기된 표정이다.

“한 참 뒤에 가서야 ‘사고 접수는 몇 번’이러는데, 그 나오기 전에 사람들 십 중 팔구는 전화 그냥 끊습니다. 아니, 그 사람들이 얼마나 다급한 사람들입니까. 말이 안 되는 소립니다.” 별것 아니 것 같지만, 그는 고객들에게 얼마나 가깝게 접근하느냐 하는 문제라고 했다.

김 사장은 ‘부부한정’특약이란 특화상품으로 온라인 보험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아이 퍼스트’를 내놓기가 바쁘게 다시‘3040 온라인 자동차 보험’상품을 선보였다. 두 상품에선 ‘30년 보험쟁이’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고객 중심 사고가 묻어난다. 6월22일 내놓은 ‘3040 온라인 자동차 보험’은 자동차보험 가입 고객 11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의 결과물. 고객이 원하고 있는 것을 바로 보험 상품으로 연결한 대표적 케이스다.

“보험 가입자들 뿐만 아니라, 배우자, 동거 부모, 자녀가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발생하는 상해사고까지 포함합니다. 그리고 주말이나 휴일에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면 자기신체사고 가입금액의 2배까지 보상해 드리는 상품입니다.”

평일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주말에 차량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는 30~40대의 가족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보험 상품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3040 자동차 보험’은 여느 보험상품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대중교통상해, 주말 휴일 2배 보상 외에도 온라인 보험의 장점을 살려 타 보험사 보다 평균 19.8%(약 8만원)의 보험료를 줄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이 보험이다 보니, 회사의 인지도나 브랜드 파워가 판매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국내 11개 보험사 중 상위 4개사가 70% 이상을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형 보험사가 현상 유지하는 것도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하지만 김 사장은 자신감에 넘친다. “어떻게 보면 ‘3040’은 ‘아이 퍼스트’에 이은 또 하나의 승부수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온라인 보험은 이젠 대세입니다.”

“물론, 온라인 보험을 싫어하는 분도 아직 많다”는 그는 “보험 드는데 얼굴을 맞댄 상태에서 설명을 듣고 싶어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누구한테 얘길 해야 하는지 등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온라인 보험을 거부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홈쇼핑이 단시간에 크게 성장한 것처럼, 지금의 온라인 보험 추세나 선진국의 예를 보면 온라인 보험은 앞으로 꾸준히 성장해 보험시장의 일정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그의 믿음이다.

지난 2주간 유례없는 판매 실적을 올리며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3040.’ 이는 온라인 시장에 일찍 눈뜨고 발 빠르게 이 시장을 공략한 그가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입력시간 : 2004-07-0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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