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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텐더 신출귀몰 경영권 공방
기습…반격…손에 땀쥐는 M&A 게임
개인투자자 이창수씨와 전문경영진 최대주주 쟁탈전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처분 신청 등 묘수 만발 화제




한때 벤처 업계의 총아로 각광 받던 코리아텐더(옛 골드뱅크)가 선례를 찾기 힘든 다양한 형태의 경영권 공방으로 주식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작년 말 최대 주주로 등극했던 개인 투자자 이창수씨측과 전 경영진, 또 지난 3월 주총 직전 전격 영입(?)한 윤석만씨측 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선례를 찾기 힘든 갖가지 방안들이 나오며 전문가들조차 머리를 긁적였다. 코리아텐더 광고를 클릭하면 돈을 준다는 ‘페이 백(Pay back)’ 프로그램 덕으로 인터넷 열풍의 선두주자로 각광받은 지 4년여 만에 기업인수합병(M&A) 부분에서 새로운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올 초만 해도 코리아텐더는 경영권 분쟁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작년말 최대 주주로 올라 섰던 이창수씨는 지분이 거의 없는 전문 경영진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해 2월 들어 이씨측과 유신종 전 사장 등 경영진 간에 마찰이 생기면서 사태는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회사측(유신종 사장 등 구경영진)은 주총 직전일인 3월 25일 저녁 기습적인 제3자 배정 유상 증자를 통해 윤석만씨를 최대 주주로 올리고, 다음날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윤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장내 지분 매입을 통해 최대 주주로 올라섰던 이창수씨측은 회사측의 기습적 유상증자로 3월 정기주총의 구경꾼 신세로 전락했다.


- 정기주총 전날의 ‘쿠데타’

당시 회사측은 이씨를 공갈 협박 혐의로 검찰에 고소까지 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당초 순수한 투자 목적으로 회사 주식을 매수했다던 이창수씨가 최대 주주로 등극한 지 2달여 만에 입장을 바꿔 경영권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현 경영진을 공갈 협박했다며 검찰에 고소했다. 또 이씨가 최대 주주가 된 이후에도 단기 매매, 시세 조종, 내부 정보 이용 등의 수법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며 금감원에도 조사를 의뢰했다.

새로운 경영진이 선임된 데다 최대 주주로 올라선 윤석만씨가 다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하며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 같은 회사측 공격에 대해 이씨측이 “유신종 사장 등 경영진들은 자신들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와 배임행위 등을 은폐하기 위해 윤씨 등을 영입했다”고 반격하면서 경영권 분쟁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씨는 “구 경영진들이 올초내 자신들의 위법행위에 대해 눈감아 주고, 상당한 규모의 전별금을 주는 조건을 제시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윤씨 등을 갑작스럽게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또 “윤씨측은 회사 경영에 대한 아무런 노하우도 없이 단순히 기업 사냥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며 윤씨 등 경영진이 결의한 또 한차례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해 발행정지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이와 함께 윤씨 등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이사직무 정지가처분신청까지 법원에 제출했다.

5월말 법원은 이씨측이 제기한 신주발행 가처분신청과 이사직무정지 가처분신청을 받아 들였다. 전현직 경영진들의 기습적 3자 배정 유상증자에 당했던 이씨측이 승기를 잡은 것이다. 이씨는 법원의 판결이 나자 적극적으로 지분 매입을 시작, 지분율을 9.72%에서 12.30%까지 늘리며 다시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윤씨측 지분율은 10.40%. 이씨는 최대 주주로 올라섬과 동시에 윤석만 대표 등 경영진을 해임할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했다.

이씨는 또 오랫동안 소외받던 우선주를 매입하는 전략을 구사, 전문가들조차 무릎을 치게 했다. 특별한 정관상의 예외 조항이 없는 경우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라 하더라도 전년도에 배당을 하지 못한 경우 의결권이 생긴다. 코리아텐더의 우선주도 마찬가지다. 8%의 최적 배당을 하지 못하면 보통주와 똑같이 1주당 1표의 의결권이 생기도록 돼 있다. 당시 코리아텐더 우선주 가격은 200원대 중반에 머물며 800원에서 1천원을 오가던 보통주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이씨는 6월초 우선주 30만주를 매입하며 지분율을 13.85%로 늘렸는데, 보통주 대신 우선주를 산 덕분에 2억원 가량의 자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법원에서 이사직무정지 가처분신청과 신주발행 가처분신청이 받아들여진 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윤씨측은 6월 중순 법원에 항소를 했다. 윤씨측의 항소로 7월30일 개최될 것으로 보였던 임시주주총회가 다시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지방법원에서 허가한 이사해임을 위한 임시주총의 당사자인 윤씨 등 경영진들이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함에 따라 지방법원의 임시주총 승인이 효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 소액주주 힘입은 이창수씨 총공세

예상외의 반격에 이씨측이 새롭게 내놓은 카드는 소수주주의 권한으로 보장된 임시 주총 소집 요구. 법원은 소수주주들이 임시 주총을 요구한 지 일주일 만인 6월 24일 임시 주주 총회를 허가했다. 이씨측은 8월께 임시 주총일이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씨는 그 동안 경영권 분쟁에서 꾸준히 자신을 지원해 왔던 소수주주들의 힘을 빌려 무산돼 버릴 뻔했던 주총을 다시 열 수 있게 됐다. 현 규정에는 의결권이 있는 회사 주식의 3% 이상을 6개월 이상 소유한 주주는 회사측에 임시 주총을 소집을 요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올 초부터 엎치락 뒤치락했던 코리아텐더의 경영권 분쟁은 8월 임시주총을 통해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몇몇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소액주주들의 열성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이씨측의 승리가 점쳐진다.

이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세간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다. 그는 작년까지 고향인 전주에서 주식 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모았던 사람이다. 주로 단기 매매를 전문으로 투자를 하는 전문 데이 트레이더였던 이씨는 작년 거래세만 30억원을 냈다고 한다. 그가 예상대로 8월 주총에서 승리한다면 전문 투자자가 장내 매입만을 통해 코스닥 등록 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흔치 않은 예가 된다. 대부분 M&A는 M&A부티크(중개회사) 등을 통해 법인들이 신규사업 진출, 우회등록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기존 대주주의 지분을 장외에서 매입, 혹은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경영권 인수가 이뤄진다.

지금까지 주총 직전 기습적 3자배정 유상증자, 이에 대한 법정소송, 배당을 못한 우선주를 활용한 지분확대 전략, 소수주주 청구권 이용 등 다양한 형태의 경영권 공방이 오갔다. 누가 이기든 이제는 경영권 분쟁에서 오갔던 기묘한 전법으로 회사를 회생시켜, 독특한 M&A 사례가 아닌, 성공한 경영사례로 투자자들에게 각인되는 쪽으로 지혜를 모으기를 일반인들은 기대하고 있다.



전필수 머니투데이 기자 moneytoday.co.kr


입력시간 : 2004-07-0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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