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교통·환경 수도권 신도시 중 최고수준, 청약경쟁 '후끈'도시규모 축소로 인한 분양가 상승으로 수요자 부담은 증가

아파트 로또…판교가 뜨겁다
위치·교통·환경 수도권 신도시 중 최고수준, 청약경쟁 '후끈'
도시규모 축소로 인한 분양가 상승으로 수요자 부담은 증가


판교 신도시 개발예정지.

최근 판교 신도시의 분양 가구 수, 평당 분양가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판교 입성'을 위한 수요자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공급 물량이 줄어 청약경쟁률이 높아진 데다 택지 조성원가 상승으로 평당 분양가 역시 올랐지만 내 집 마련 수요자의 눈길은 온통 오는 11월 일괄 분양하는 판교 신도시에 가 있다.

'아파트 로또'로 불리며 서울 및 수도권 주민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는 판교 신도시는 사실 문제점도 많이 안고 있는 지역이다. 우선 도시의 규모가 282만평으로 분당(680만평)의 절반도 안 된다. 임대아파트도 1만168가구로 분양아파트 1만4,023가구에 버금간다. 이처럼 임대아파트가 많으면 고급 주택지로서는 일정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치, 교통, 환경은 수도권 신도시 중 최고 수준이다. 실제 판교 신도시는 최고의 주거지로 꼽히고 있는 강남과 분당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남북을 관통하고,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동서를 가로지르는 등 교통여건도 뛰어나다. 서울 강남까지 20분이면 닿는다. 이것도 부족해 정부는 신분당선 전철과 영덕~양재간 고속화도로 역시 추진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통팔달이다.

환경도 탁월하다. 지난 1970년대 이후 30년 넘게 '남단녹지'로 묶여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수준으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돼 있다. 남북으로 산이 둘러 쌓여 있고, 동서로 하천까지 흐른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주거지로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발밀도 하향조정으로 가구 수 줄고 평당 분양가는 올라
오는 11월 판교 신도시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일반분양 1만2,246가구, 공공임대 3,911가구 등 모두 1만6,157가구다. 주상복합아파트(1,266가구), 국민임대(5,784가구), 연립주택(511가구), 공무원용 공공임대(473가구) 등 8,034가구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이 같은 공급 물량은 당초의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건설교통부는 개발밀도를 ha(헥타르) 당 96명으로 해 2만9,700가구를 공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경부의 주장을 수용, 개발밀도를 ㏊당 86.4명으로 줄임에 따라 공급 물량도 당초보다 2,896가구가 줄어든 2만6,804가구가 됐다. 수용인구 역시 당초의 8만9,100명에서 8만412명으로 8,688명이 줄어 들게 됐다.

일반분양의 평형별 가구 수는 전용면적 60㎡(18평) 이하 406가구, 60~85㎡(25.7평) 이하 7,274가구, 85㎡ 초과 6,343(아파트 4,566가구 포함)가구다. 또 임대주택의 경우 60㎡ 이하 2,662가구, 60~85㎡ 이하 1,425 가구, 85㎡ 초과 297가구, 60㎡ 이하 국민임대 5,784가구다.

85㎡ 초과 중형임대주택 297가구는 중산층의 자가소유 패턴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중형임대주택을 시범 공급해 임대주택에 대한 인식 전환을 꾀한다는 것.

일부에서는 6월 택지를 공급한 후 5개월 만에 설계와 마스터플랜(MP) 심의를 거쳐 건축심의와 사업승인을 받아 분양에 나서기에는 시간이 너무 빠듯하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오는 11월 분양은 어렵고 일러야 12월, 아니면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것. 하지만 건교부는 11월 일괄분양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부동산중개업소로 가득한 판교 도로변. 왕태석 기자

건교부는 올해 초 판교 신도시 내 분양가 상한제(85㎡ 이하)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850만원 내외로 추정했다. 판교 발(發) 집값 불안이 가시화되면서 이를 평당 950만원선까지 후퇴시켰지만 결과적으로 1,0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공산이 커졌다. 공공택지에서 공급되는 아파트 중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넘기는 판교 신도시가 처음이다.

이처럼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올라간 것은 개발밀도의 하향조정에 따른 되袖?가장 크다. 판교 신도시에 공급되는 물량이 당초 계획보다 2,896가구 줄어들게 됨에 따라 택지의 조성원가가 평당 600만원 선에서 743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또한 사업시행자가 건설업체에 제시하는 감정가격 역시 900만원 안팎에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용지는 850만~1,054만5,000원, 그리고 85㎡ 초과 아파트 용지는 971만~1,334만원으로 상승하게 됐다.

판교 신도시의 조성원가가 높아진 데는 택지의 가처분율이 낮은 것도 한몫 했다. 일반적으로 택지개발사업지구는 가처분율이 55~60%에 이르지만 판교 신도시의 경우 공원ㆍ녹지 비율이 36.7%에 달하고, 도로와 기타 공공시설 비중 역시 15.9%, 9.3%에 달해 가처분율이 38.1%에 그치고 있다. 가처분율이란 전체 용지 중 매각 가능한 용지의 비율을 말한다.

판교 신도시는 개발밀도가 평촌(ha 당 344명), 분당(198명), 일산(176명) 등에 비해 현격히 떨어져 쾌적성은 높지만 평당 분양가 상승으로 그만큼 수요자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60~85㎡ 이하는 분양가 상승에 경쟁률도 높아 바늘 구멍
오는 11월 공급되는 물량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60~85㎡ 이하 분양아파트. 전체 분양아파트 1만2,246가구의 59.4%(7,274가구)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큰데다 프리미엄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용면적 60㎡(18평) 이하 분양아파트 역시 관심 대상이다. 택지가 조성원가의 95% 수준에 공급되기 때문에 평당 분양가는 788만~861만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는 60~85㎡ 이하 분양아파트에 비해 165만~238만원 정도 싼 것이다. 하지만 공급 물량이 406가구에 그쳐 큰 의미는 없는 상태다.

현재 판교 신도시 내 60~85㎡ 이하 아파트 중 분양가가 가장 낮을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서판교 A7-1 블록(용적률 169%). 이 지역은 택지의 감정가격이 평당 566만3,000원인데, 여기에 표준건축비(399만원)와 지하주차장 건축비(20만원), 보증수수료(6만원), 편의시설 설치비(10만원), 친 환경 예비인증 인센티브(10만원) 등 부대비용을 합치면 평당 분양가는 951만3,000원이 된다.

반면 분양가가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서판교 A1-1 블록(용적률 158%)의 경우 택지 감정가격이 평당 641만원에 건축비와 부대비용을 합치면 평당 분양가가 1,026만1,000원에 달한다. 가장 싼 곳과 비싼 곳의 분양가 차이가 74만8,000원에 달하는 것. 동판교의 경우 가장 비싼 곳의 평당 분양가는 1,003만원(용적률 139%)이며, 가장 싼 곳은 996만원(용적률 139%)이다.

60~85㎡ 이하 분양아파트는 평당 분양가 뿐만 아니라 청약경쟁률에 있어서도 부담이 커진 상태다. 지난 2월 17일 판교 신도시 일괄공급 방침이 발표됐을 당시 60㎡ 이하를 포함한 국민주택(85㎡ 이하) 규모 아파트의 수도권 1순위 청약경쟁률은 665대 1이었지만 가구 수 감소로 772대 1로 높아졌다. 또한 35세 이상 5년 무주택자와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의 수도권 청약경쟁률도 166대 1과 83대 1에서 각각 206대 1, 102대 1로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있는 성남지역 거주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ㆍ17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대책 발표 당시만 해도 40세 이상 10년 무주택자의 청약경쟁률은 72대 1이었지만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으로 89대 1이 됐다. 35세 이상 5년 무주택도 95대 1에서 118대 1로 높아졌다. 다만 성남지역 1순위 청약경쟁률은 당초 예상했던 135대 1보다 낮은 106대 1이 될 것으로 보여 상대적인 혜택을 보게 됐다.

이 같은 청약경쟁률은 모든 수도권 청약통장 1순위 가입자의 60%가 청약한다고 가정한 경우여서 실제로는 더욱 높을 공산이 크다. 일부에서는 수도권 1순위자가 모두 청약할 경우 무려 1,286대 1의 경쟁률이 나온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더욱이 상위 자격자 중 낙첨자들이 자동적으로 후(後) 순위에 편입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약 순위가 내려갈수록 청약경쟁률은 급격히 치솟게 된다.

비닐하우스로 가득 찬 판교 신도시 건설 예정지. 판교는 교통환경 등에서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왕태석 기자

채권ㆍ분양가 병행 입찰 방식의 85㎡ 초과 아파트 상대적 유리
정부는 판교 신도시 내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 용지에 적용될 채권ㆍ분양가 병행 입찰 비중을 7대 3으로 결정했다. 이는 개발이익 환수 효과를 높이면서 분양가 역시 낮추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 채권입찰제의 법적 취지는 개발이익 환수다. 이에 따라 채권ㆍ분양가 병행 입찰 중 채권의 비중을 7로 하고, 여기에 3은 분양가에 초점을 맞춰 법 취層?살리고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채권 평가는 건축 면적 당 채권 매입액을 기준으로 해 채권 매입액 만큼 점수를 가산하는 방식이다. 분양가평가기준가격은 인근 유사지역 아파트 평균가격에 1.1을 곱한 값으로 사업시행자가 산정하게 된다. 인근 유사지역이란 해당 택지지구와 인접해 있거나 유사한 생활 환경을 지닌 곳을 말하는데, 판교 신도시의 경우는 분당이 해당된다. 또 아파트 평균가격은 중대형이 포함된 단지의 평형별 아파트 평균가격을 말한다.

이 같은 방식을 적용하면 건설업체로서는 채권을 많이 매입하고 분양가는 낮출수록 택지를 공급 받는데 유리해 진다. 특히 85㎡ 초과 분양아파트의 평당 분양가 역시 정부가 제시한 1,5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85㎡ 초과 분양아파트의 분양가가 평당 1,500만원 선에 묶일 경우 당첨만 되면 상당한 프리미엄이 예상된다. 특히 청약경쟁률도 분양가 상한제(85㎡ 이하) 아파트보다 낮아 판교 신도시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의 선호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형임대주택을 포함한 85㎡ 초과 아파트의 수도권 1순위 청약경쟁률은 186대 1 수준이며, 성남지역 1순위 청약경쟁률은 54대 1이다. 더욱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아파트는 당첨 뒤 5년간 전매가 금지되지만 중대형 아파트는 그렇지 않다.

수요자는 물론 건설업체도 판교 입성 위해 올인 할 듯
판교 신도시 분양가의 경우 60㎡ 이하는 평당 788만~861만원, 60~85㎡ 이하는 951만~1,026만원, 85㎡ 초과는 1,500만원으로 요약된다. 인근 분당의 평당 아파트 매매가격이 1,300만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가격 메리트가 있는 셈이다. 일부에서는 25평형의 경우 1억원, 30평형대는 2억~3억5,000만원, 그리고 중대형은 1억7,000만~3억원의 시세 차익도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판교 신도시의 아파트 입주 시기는 하수처리장과 용인-서울간 고속화도로가 완공된 이후인 2008년 말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 분양될 주상복합아파트 역시 주목을 받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용지는 당초 경쟁입찰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분양가 상승에 따른 주변 집값 불안을 이유로 85㎡ 초과 분양아파트 용지 공급 방식과 같은 채권ㆍ분양가 병행입찰제 적용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채권과 분양가를 어떻게 써 내느냐에 따라 평당 분양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용적률이 기존 서울 지역 분양 용적률(500~1,000%)의 절반 수준인 200~240%에 불과해 평당 2,000만~2,5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청약예금 가입자에게 분양하기 때문에 올 11월 일괄 분양에서 떨어진 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을 신청, 수도권 1순위 경쟁률은 1,399대 1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전체 물량의 30%(380가구)가 배정되는 성남지역 1순위 경쟁률도 최고 347대 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 신도시 주상복합아파트의 공급 물량은 1,266가구며, 전용면적이 모두 85㎡을 초과하는 중대형 평형이다

건설업체들은 판교 신도시 분양가를 놓고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기존 마감재 및 평면으로는 도저히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존보다 단순화된 평면과 저렴한 마감재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특히 판교 신도시의 경우 다소 질(質)이 떨어지더라도 미분양에 대한 부담이 없는 지역이기 때문에 서비스 면적 축소, 평면 단순화, 저가 마감재 사용이 범람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물론 건설업체의 수익성도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판교 신도시 건설 참여는 브랜드 및 이미지 제고 효과가 엄청나 수익률이 0%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한 적극 참여한다는 게 건설업체의 입장이다. 특히 중소형 건설업체들은 "손해를 보더라도 판교신도시에 입성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수요자는 물론 건설업체 역시 판교 신도시에 올인 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판교 아파트 청약, 인터넷으로

판교 신도시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은행창구가 아닌 인터넷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판교 신도시 청약자가 너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은행창구 접수로는 수용이 불가능하고, 줄서기 등 큰 혼잡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청약을 하기 위해서는 청약일 전 아무 때나 청약통장 가입은행을 방문, 전자 공인인증서를 받아 두었다가 판교 신도시 청약기간에 청약통장 가입은행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청약을 하면 된다. 전자공인인증서는 온라인 전자거래를 하기 위한 신원 확인용 전자서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종의 인감증명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자공인인증서 발급은 신분증을 지참하고 청약통장 가입은행을 방문해 신청하면 언제든지 발급이 가능하다.

인터넷 청약 절차를 요약하면 ①전자공인인증서 발급→②청약통장 가입은행 홈페이지 접속→③'인터넷 청약'코너 클릭→④청약신청→⑤접수증 발급의 순이다. 일부에서는 인터넷 청약에 취약한 사람들을 위해 부분적인 은행창구 접수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하고 있지만 건교부는 각 은행에 인터넷 청약 도우미를 배치해 이들의 도움을 받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건교부는 또 판교 신도시는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관심이 높은 점을 감안해 보통 2일인 청약기간을 12일로 늘리고 지역별, 무주택자 우선 공급별로 각각 다른 날에 청약을 받아 청약 혼잡을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청약을 준비중인 수요자들은 판교지역에 모델하우스가 없다는 점도 참고해야 한다. 정부가 청약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는 모델하우스 건축을 금지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판교 신도시와 관련한 모델하우스 설치가 전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판교지역 내 모델하우스 설치는 금지하되, 서울 강남이나 분당 등 인근지역에 분산 설치하는 것은 제한하지 않겠다 게 정부 방침이다.


정구영 서울경제신문 부동산부 차장


입력시간 : 2005-06-02 16:19


정구영 서울경제신문 부동산부 차장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