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부른 '블루오션'전략

[자동차] '고객이 원하는 차'로 시장서 휘파람
대박 부른 '블루오션'전략

자동차 업계에서 경쟁 없는 새로운 시장인 ‘블루오션’ 전략을 채택한 모델이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새로운 차급(세그먼트)의 모델을 내 놓아 경쟁 없이 승리한 블루오션 모델들은 모두 고객의 요구(니즈)를 정확하게 읽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블루오션’ 전략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했던 고객의 니즈를 찾아 충족시킨 것이 시장의 호응을 얻었고 결과적으로 ‘블루오션’이 됐다는 얘기다.

기아 스포티지·벤츠 CLS 등이 대표적 성공사례

가장 대표적인 블루오션의 성공 사례는 기아차의 ‘스포티지’다. 덩치 큰 7인승을 연상시키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고정 관념을 깨고 5인승 소형 SUV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것이 주효했다.

기존의 7인승 SUV는 너무 크고 비싸 부담스러웠던 소비자와 여성들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것이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월 평균 5,000대 이상 판매되면서 지금까지 7만대 가까이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중순께 출시된 기아차의 ‘그랜드 카니발’도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인 기존 미니밴 시장에서 탈피,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을 개척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손잡이에 살짝 손만 갖다 대면 저절로 열리는 국내 최초의 전자동 슬라이딩 도어를 비롯한 최첨단 편의 사양을 대거 적용, 기존의 미니밴과 철저하게 차별화를 추구했다.

이 때문에 그랜드 카니발은 고소득 전문직과 연예 기획사라는 새로운 고객층을 만들면서 출시 첫 달인 지난달만 1,104대가 판매되는 인기를 누렸다.

수입차 쪽에선 메르세데스-벤츠의 ‘CLS’가 블루오션 성공 모델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CLS는 메르세데스-벤츠에서 보면 매우 진보적 성향의 모델이다. 차 지붕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쿠페 스타일로 스포츠카에 가깝다.

안전하고 중후한 느낌이 아니라 날렵하면서도 역동적인 스타일이 중시됐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벤츠와는 차별된다.











그러나 이러한 ‘벤츠 답지 않은 벤츠’가 고소득 전문직의 마음을 사로 잡으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2월말 출시 이후 이미 270여대나 판매됐고 100여대의 주문이 또 들어간 상태다.

당초 올해 판매량을 400대로 예상했던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목표량 조정을 본사측과 협의하고 있다.

최고급 세단인 S클래스와 E클래스 중간의 틈새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점도 성공 요인이다. E클래스에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S클래스를 타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고객층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 것이다.

BMW그룹코리아의 프리미엄 소형차인 ‘미니’도 블루오션 대박 모델이다. 2월말 출시 이후 291대가 팔렸고 지금도 150여대의 주문이 남아 계약 후 2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차 열쇠를 넘겨 받을 수가 있다.

‘미니’는 배기량이 1,600㏄인 소형차이지만 최대출력 170마력, 최고속도 시속 220㎞(미니 쿠퍼 S 기준)를 자랑하는 고성능 프리미엄 소형차다.

이 때문에 3,800만원이라는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소형차라는 시장을 개척,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고소득층이 주로 찾고 있다. 즐거움을 주는 독특한 디자인도 경쟁자가 없다.

포드의 ‘파이브헌드레드’도 블루오션 전략으로 성공한 모델에서 빼 놓을 수 없다.

배기량 3,000㏄의 이 차는 트렁크에 골프백 8개가 들어갈 정도로 넓고 크다. 그럼에도 가격은 3,880만원으로 국산차와 큰 차이가 없다.

한봉석 포드코리아 부장은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큰 차인데다가 매력적인 가격대를 책정, 합리적 가격의 수입차를 찾던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맞춘 것이 성공 비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400대 정도 팔릴 것으로 봤지만 이미 300대가 판매됨에 따라 연말까진 600대 이상 출고될 것으로 보인다.

푸조의 디젤 승용차인 407HDi도 블루오션 모델이다. 경제성 보다는 안전성과 브랜드, 스타일을 중시하는 수입차 고객이 휘발유(가솔린) 차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심한 디젤 차를 선호하리라곤 생각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수입차 업계는 디젤 승용차 도입에 소극적인 자세이다. 그러나 푸조의 407HDi는 3월말 국내 최초의 수입 디젤 승용차로 출시됐고 지금까지 200대 가까이 팔리며 인기를 누리고 獵?

한 번 주유로 1,200㎞ 안팎으로 달릴 수 있고 힘도 좋아 장거리 주행이 많은 알짜 고소득층에게 딱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블루오션이라는 용어가 알려지기 이전부터 자동차 업계는 항상 고객의 니즈를 맞추고 새로운 차급의 모델을 통해 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들을 해 왔다”며 “언제나 해답은 고객에게 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입력시간 : 2005-09-07 14:42


박일근기자 ik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