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Display)는 영상 정보를 화면으로 구현해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통칭하는 말이다. TV, 컴퓨터, 휴대폰 등 화면이 달린 모든 영상 기기에는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있다.

디스플레이의 원조는 1897년 독일의 K.F. 브라운 박사에 의해 탄생, 10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브라운관이다. 음극선관(CRT)으로도 불리는 브라운관은 전자 빔을 이용해 전기 신호를 영상으로 변환, 표시하는 특수 진공관이다. 유리로 된 진공 용기, 전자총, 편향계, 형광막 등으로 구성된다.

화면이 표시되는 원리는 대충 이렇다. 진공 용기 안의 한쪽에 설치된 전자총이 음극에서 방출된 전자들을 모아 전자 빔을 쏘면, 벽면의 편향판(또는 편향코일)이 전자 빔을 휘게 해 반대쪽의 형광막에 골고루 닿게 하는 것이다.

전자 빔은 편향판을 통과할 때 외부로부터 가해진 신호 전압에 의해 편향돼 형광막 위에 작은 휘점(輝點, 빛을 내는 화소)들을 그리게 된다.

브라운관은 거의 한 세기 동안 사람들의 눈을 붙들어 맸지만 1990년대 이후 빠르게 상용화된 평판 디스플레이에 왕좌를 내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화면 크기에 비해 두껍고 무거운 태생적 한계를 신기술로 잇달아 극복하면서 ‘슬림형 브라운관’으로 옛 영광을 회복할 조짐도 보인다.

20세기가 브라운관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평판 디스플레이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1990년대 중반 이후 차례로 상용화되기 시작한 TFT-LCD(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ㆍ이하 LCD),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 등 3총사가 상당한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며 세력을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다.

먼저 LCD는 박막트랜지스터가 배열된 상판과 컬러 필터가 부착된 하판 등 2개의 유리기판, 그리고 그 사이를 채우는 액정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인공적으로 빛을 발생하는 백 라이트(back light), 빛을 조절하는 편광판 등도 주요 부품을 이룬다. LCD는 화소를 형성하는 수십만~수백만 개의 박막트랜지스터가 각각에 대응하는 액정을 움직여서 원하는 영상을 얻도록 만들어졌다.

LCD의 장점은 작은 크기의 화면에서도 해상도가 높게 구현되고 화질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반면 영상 정보에 응답하는 속도가 PDP에 비해 느리고 휘도(輝度)가 낮다는 것 등은 단점으로 꼽힌다.

PDP는 두께가 얇은 대형 TV에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디스플레이다. 형광물질이 칠해진 수백만 개의 작은 픽셀에 자외선으로 충격을 가해 빛을 내는 원리다.

자외선은 헬륨, 네온 같은 불활성 기체에 전기적 충격을 가해 플라즈마(원자핵과 전자로 분리된 상태)로 분리하는 과정에서 얻어진다.

수백만 개의 픽셀을 제어하는 것은 드라이브 IC라는 부품이다. 이 부품이 수많은 픽셀들에게 보내는 신호들을 통제하고 제어해 영상을 구현한다.

PDP는 플라즈마 현상을 이용해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액정을 움직이는 LCD보다 신호에 대한 반응 속도가 빠르다. 또한 수많은 픽셀들이 직접 빛을 내기 때문에 휘도 역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불활성 기체를 수용할 공간이 있어야 하는 까닭에 소형화에는 약점이 있다. 대형 TV에 주로 사용되는 이유다.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의 창에 채택되면서 서서히 쓰임새를 넓혀가고 있는 OLED는 제조 공정에서 LCD와 비슷한 점이 있지만 원리는 전혀 다르다. OLED는 유기물로 된 형광물질에 전류를 흘리는 세기를 조절해 빛을 발생한다.

OLED의 장점으로는 컬러 필터가 부착된 유리 기판이 필요 없어 LCD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고, 유기물이 스스로 발광하는 까닭에 LCD보다 반응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현재 급속한 기술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LCD와 PDP를 위협할 시점도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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