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종목, 거래대금 급증…세계 7번째 규모로 초고속 성장

지난해 12월에 개설된 주식워런트증권(ELW, Equity Linked Warrant)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제 거래가 시작된 지 만 2개월도 되지 못하였지만, 상장종목이 줄을 잇고 거래도 급증하는 등 시장의 성장속도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월의 경우, 주식워런트증권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84억원으로 늘어났고, 42개 종목이 추가로 상장되어 모두 114개 종목이 주식워런트증권 시장에서 거래될 예정이다.

세계애서 주식워런트증권 거래가 가장 활발한 곳은 홍콩으로,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379억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주식워런트증권시장 거래대금은 홍콩, 이탈리아(2,472억원), 독일(2,345억원), 스위스 등에 이어 세계 7번째의 규모에 속한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경우 주식워런트증권의 거래가 시작된 지 꽤 오래되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제 거래가 시작된 지 채 두 달도 되지 못한 우리 시장으로서는 괄목할만한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투자자들에게 주식워런트증권은 생소한 종목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확히 알고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아직은 그리 많지 않다.

이참에 주식워런트증권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구체적인 특징을 알아보기로 하자.

종류와 특징

콜옵션 워런트와 풋옵션 워런트가 있다. 콜옵션 워런트는 어떤 종목(이를 기초자산이라고 한다)을 특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예컨대 삼성전자를 70만원에 살 수 있는 권리가 콜옵션 워런트이다. 이 권리를 소유한 사람은 향후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당연히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풋옵션 워런트는 기초자산을 특정한 가격에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권리를 보유한 사람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주가가 상승하리라 예상하는 투자자는 콜옵션 워런트를, 반대로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는 풋옵션 워런트를 매수하는 것이 기본전략이다.

그런데 워런트는 현물주식과는 달리 기초자산을 매수하거나 혹은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다.

따라서 굳이 현물주식을 매수하는데 필요한 대규모 자금이 없더라도 소액의 자금으로도 그에 상응하거나 혹은 그보다 훨씬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70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워런트가 5천원에 거래된다고 하자. 이후,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의 주가가 71만원이 된다면 70만원에 이 주식을 살 수 있는 콜옵션 워런트의 가격은 최소한 1만원 이상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만일 70만원으로 삼성전자를 1주 매입한 투자자라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1만원 상승할 경우, 1.5%의 수익을 얻을 수 있으나, 삼성전자를 70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워런트를 5천원에 매수한 투자자는 그 수익률이 100%에 이르게 된다.

또한 70만원이라는 큰 돈이 없더라도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데다 동시에 수익률도 높다. 이것이 워런트의 장점이자 특징이다.

위험과 단점

워런트는 앞서 설명하였듯 적은 돈으로 우량 주식에 투자할 수 있고 아울러 기초자산에 직접 투자할 때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므로 매력적이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항상 성립한다. 즉 상승하기 쉽고 수익률이 높은 반면, 하락할 때에는 낙폭이 크며 손실률도 높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금융시장의 모든 상품들이 다 그렇듯, 수익률이 높으면 아울러 리스크도 클 수 밖에 없다. 앞선 예에서 삼성전자를 70만원에 매수할 수 있는 콜옵션 워런트의 경우, 예컨대 삼성전자의 주가가 만기까지 영영 70만원에 이르지 못한다면 결국 콜옵션의 가치는 0이 되어버린다.

현물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그 회사가 망하여 청산되지 않는 한 주가가 0이 되는 경우는 없으나, 워런트의 경우는 그 가치가 0이 될 위험도 높다.

또한 현물주식의 경우는 일단 매수한 이후 투자자가 매도하지 않는 한 거의 반영구적으로 보유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워런트의 경우는 3개월에서 3년에 이르는 만기가 있으므로 그 만기가 되기 전에 반드시 정리하여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어떤 종목에 투자하여야 할까

조만간 풋옵션 워런트증권도 상장될 예정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된 주식워런트증권의 대부분이 콜옵션이다.

결국 주가가 상승하면 덩달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므로 주식워런트증권도 의당 기초자산의 주가가 오를 수 있는 종목을 골라야 한다.

일단 기초자산의 주가가 오를만한 종목을 찍었다면 다음으로는 워런트의 만기, 전환비율, 내가격인지 외가격인지의 여부, 그리고 워런트의 고평가여부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을수록, 외가격일수록, 그리고 전환비율이 낮을수록 워런트증권의 가격이 싸다. 단, 가격이 낮다고 하여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격이 높은 것이 더 유리할 때도 있다. 워런트는 만기에 해당 기초자산을 매수(혹은 풋옵션의 경우는 매도)할 수 있는 권리이지만 만일 만기까지 주가가 특정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면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

워런트의 가격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만기에 옵션을 행사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비교적 만기가 길면서 내가격인 워런트를 선택하는 것이 일단은 무난할 것이다.

싸다는 이유로 만기가 촉박하고, 외가격인 워런트를 선택한다면 자칫 만기까지 행사할 기회도 갖지 못한 채 투자금액만 공중에 날려 보낼 위험이 크다.

주가가 1,400포인트를 웃돌던 9일 한 증권선물거래소 직원이 외환시장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리고 전환비율도 고려하여야 한다. 통상 워런트증권은 가격을 낮추고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기 위하여 기초자산을 1대1로 매수하기보다는 부분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로 발행된다.

예컨대 워런트 1주로 삼성전자 0.1주를 매수할 수 있는 권리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의 0.1을 전환비율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전환비율이 높을수록 레버리지가 커지므로 전환비율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진다. 따라서 같은 조건이라면 전환비율이 높은 워런트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시장에서 거래되는 워런트의 고평가 여부에도 주목해야 한다. 수요가 몰릴 때, 워런트가 어느 정도 고평가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지만, 과거의 변동성에 비하여 너무 고평가되고 있다면 그만큼 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법이다. 그런 종목은 되도록 피하여야 할 것이다.

기존의 개별주식 옵션과 다른 점은

기존의 개별주식 옵션은 거래가 거의 체결되지 않고 있고, 따라서 사실상 거래가 중단된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주식워런트증권은 개별주식 옵션과 비슷한 성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짧은 시간에 놀랄만한 성장세를 이루었다.

이는 바로 유동성공급자(LP)로 불리는 기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활발한 거래를 유도하기 위하여 항상 매수가격과 매도가격을 제시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기존의 개별주식 옵션이 유동성이 뒷받침되지 못하여 실패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워런트증권의 투자자들은 이제 거래가 되지 못할까 염려할 필요는 없어졌다. 그

리고 만기에 옵션을 행사할 경우, 개별주식 옵션과는 달리 워런트는 현금결제 형식을 택하고 있다.

예컨대 콜옵션일 경우 만기일의 정산가격에서 행사가격을 뺀 값을 전환비율로 곱한 값이 한 종목당 투자수익이 된다. 이 때문에 전환비율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은 것이다.

아울러 이제까지 개별종목으로는 콜옵션 워런트증권만이 상장되었지만 1월말 이전에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풋옵션 워런트증권도 상장될 예정이어서 바야흐로 투자자들은 이제 강세론자건 혹은 약세론자건 입맛대로 종목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시대를 맞고 있다.

올해는 이전에 비하여 더 늘어난 투자기회를 바탕으로 수익을 늘려보도록 하자.


김중근 한맥레프코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