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화동양행 이제철 사장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이 10일 이탈리아에서 막올랐다. 올림픽에서 펼쳐지는 명승부는 지구촌에 많은 화제를 뿌리지만, 다른 모든 일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어느덧 기억 속에서 희미한 자취만 남길 뿐이다.

그러나 약간만 관심을 가지면 다양한 지구촌 축제들의 추억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기념 주화를 수집하는 것도 그 중의 하나다. 이번 토리노 동계올림픽 기념주화의 국내 판매권자이자 화폐관련 전문회사인 화동양행의 이제철 사장을 만나 화폐 수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화동양행은 어떤 회사이고 주된 사업 내용은 무엇인지.

▲ 1972년 화폐전문점으로 문을 연 화동양행은 지금까지 전 세계의 기념주화, 고화폐 등 수집용 화폐를 전문적으로 취급해 오고 있습니다.

해외 주요 조폐국의 한국 내 판매권자로 활동하며 각국 기념주화를 국내 수집가들에게 소개하며,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국제 행사 때 발행되는 기념주화도 수입해 국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발행되는 기념주화를 수출해 한국 화폐를 알리기도 합니다. 89년에는 귀금속 분야에 진출해 국내 최초의 브랜드 쥬얼리 ‘골든듀’를 탄생시켰는데, 지금은 국내 최대의 정통 브랜드 쥬얼리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 화폐수집 동호인들의 사랑방 구실을 하는 '화동 코인클럽'을 운영 중인데.

▲ 87년 시작한 ‘코인클럽’은 화폐수집가들을 위한 국내 유일의 멤버십 서비스입니다. 현재 약 5,000여명의 수집가가 동참하고 있는데, 이들은 한국의 화폐수집 문화를 이끄는 주역입니다.

- 국내 화폐수집 인구의 저변은 어느 정도인지. 외국과 비교한다면.

▲ 세계적으로 화폐 시장은 80년대 말~90년대 초 최대 호황기를 맞았지만 이후로는 시장 규모가 많이 줄었습니다.

현재 화폐수집에 관심을 가진 국내 인구는 약 10만~15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는 일본이나 미국에 비해 시장 규모나 화폐수집 취미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 열악합니다.

한 나라의 화폐 시장은 화폐문화와 역사가 얼마나 풍부한가, 그리고 정부에서 기념주화를 비롯해 화폐 발행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그런 점에서 아직 소극적이며, 이런 현실이 시장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 취미로서 화폐 수집이 갖는 특징과 장점이 있다면.

▲ 화폐란 한 국가를 대표하는 역사 유물의 하나로 당대의 문화와 예술성이 집약된 상징물입니다. 고고학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화폐는 연대를 측정하는 중요한 사료가 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세계 각국의 화폐를 모으다 보면 그 나라에 가지 않고도 역사와 문화 여행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자녀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적인 취미라고도 생각됩니다.

- 기념 주화들도 나름의 가치가 따로 매겨질 텐데, 가령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각종 국제 행사의 기념 주화들이 갖는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 기념주화는 처음 발행된 후 2차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거래되면서 가치가 형성됩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 기념주화는 행사 성격상 발행량은 다소 많은 편이나 그만큼 수요도 많고 세계 수집가들의 인기를 얻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단기간에 가치가 오르기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수집가가 늘어나고 시장이 확대되면 희소가치도 서서히 올라가게 됩니다. 또 시장 상황의 특수한 변화(금시세, 환율) 등에 따라 가치가 변동할 수 있습니다.

- 화동양행의 향후 사업 방향과 전략은.

▲ 화동양행은 30여년 간의 경험을 통해 많은 화폐관련 지식과 정보를 축적했습니다.

단순히 화폐를 사고 파는 것을 넘어 화폐수집 문화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아내는 웹사이트를 구축, 화폐수집 문화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가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당면한 최대 목표입니다.

토리노 기념주화

이탈리아 조폐국이 발행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기념주화는 금화 5종, 은화 6종 등 총 11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50유로 금화의 발행량은 6,000장으로 역대 올림픽 기념주화 가운데 가장 적어 소장 가치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행량 자체가 적은 까닭에 모든 종류가 담긴 특별세트의 경우 150세트만 국내 판매된다. 가격은 특별세트가 330만원, 금ㆍ은화 3종세트 99만원, 은화 2종세트 16만5,000원 등이다. 14일부터 신한은행, 조흥은행 지점에서 선착순 예약을 받는다.




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