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상 이후 채권형 펀드 수익률 상승, 강세 지속 여부는 미지수

코스피 지수 1,400선 고지의 회복을 목전에 두었던 주식시장이 뒷걸음질치면서 조정 분위기가 증시를 감돌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바닥을 기대하고 현물 주식의 매수에 참여한 일반투자자들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물론이고, 근래에는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에도 주름살이 잡히고 있다.

반면 2월9일 단행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이후 채권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결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높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형 펀드의 주간 평균 수익률은 7%를 넘어서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주식형 펀드의 경우 대부분 마이너스를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주식형 펀드를 누르고 크게 신장된 것은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한 것이 더 이상 채권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알려진 악재는 더 이상 악재가 아니다”라는 증권시장의 격언처럼, 증권시장은 악재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불확실성을 더욱 싫어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사실이 확정되기 이전, 즉 불확실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정작 불확실성이 사라진 다음에는 설령 그것이 커다란 악재일지라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금리인상이 확정된 이상, 금융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축소되었고, 이는 곧장 채권시장의 강세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채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보아 당분간은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가격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식시장 내리막길, 투자자 갈등

반면 또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주식시장의 여파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크게 하락했다.

굳이 통계자료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전체적인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였기에 제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라고 할지라도 수익률을 플러스로 올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최근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권을 맴돌고 있을 것이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 즉 채권형 펀드는 강세이고, 주식형 펀드는 약세를 면치 못하는 양상이 이어질까? 만약 최근의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진다면 지금이라도 펀드 투자전략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하여서 시장의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여 최근 채권시장의 강세는 한국은행의 콜 금리 인상이 단행된 직후에 나타나고 있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따라서 채권가격이 올해 내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는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주식시장은 지금이야 조정국면에 놓여 있긴 하지만 올 한해 큰 흐름으로 보아서는 충분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선 국내 금리의 경우, 비록 단기간 안에는 공격적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낮으나 결국 전반적인 흐름은 상승기조라는 것이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 경기의 회복 속도나 인플레 우려 그리고 정부의 강화되는 부동산 대책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금리수준이 결코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다.

거기에다,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금리격차에 따라 국제 금융자본이 국내에서 이탈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금리의 추가적인 인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임 그린스펀 연방준비은행(FRB)의장이 꾸준하게 달러 금리를 인상하고 임기를 마쳤으나, 후임 버냉키 현 의장 역시 금리인상 기조를 늦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유로화의 경우에도 유로존의 인플레 우려로 인하여 올해 안에 두세 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리인상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

그리고 금리가 오른다면 채권은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좋아지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수급양호, 전체적 증시 흐름 낙관

반면 주식시장의 경우는 비록 지금이야 1,400선을 앞두고 다소 흔들리는 등 조정기미를 보이고 있으나 큰 흐름이 나쁘다고 보기에는 성급한 면이 있다.

국내 증권시장의 경우, 작년 내내 뚜렷한 조정국면을 거치지 않은 채 상승세만을 지속해왔고, 이에 따라 주가수준이 예전에 비하여 상당부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코스피 지수 1,4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로 환산할 때, 대략 10배 수준에 이르는 수준이므로 투자자들이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심리적으로 저항감이 나타날 소지가 다분하다.

주가가 단박에 상승 기조를 이어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다. 아울러 이란의 핵무기 사찰을 둘러싼 국제유가의 상승세, 달러/원 환율의 급락에 따른 수출기업의 실적부진 우려 등도 덩달아 최근의 주식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이유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요인들이 항구적으로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무엇보다도 시장의 수급이 주가 상승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한 것은 무엇보다도 적립식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의 힘이었다. 주식펀드의 수탁고가 워낙 가파르게 증가한 덕택에 이른바 돈의 힘으로 주가를 밀어 올렸던 것.

그리고 간접투자를 통하여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을 경험하다보니 단기적으로 주가가 좀 흔들린다손 치더라도 과거와는 달리 성급하게 팔고 빠져나오려는 움직임이 약화되고 있다.

이전처럼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많다면, 단기적인 주가하락에도 흔들려 매도압력이 거셀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기를 기다려 펀드에 가입하려는 대기 매수세력이 늘어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증시 수급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올해 증시를 낙관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실제로 올해 초 주식시장이 여러 차례 장중 하락폭이 커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일각에서 우려하였듯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다면 대량 환매가 나올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환매사태는 벌어지지 않았다.

펀드 수탁고의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하였으나 최소한 주가가 하락한다고 앞뒤 가리지 않고 서둘러 매도하고 빠져나오는 식의 행태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이것이 올해 증시의 튼튼한 버팀목이 되리라 예상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지기로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하락할 때에도 꾸준하게 투자하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는 투자방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낮은 가격에 펀드를 많이 매입할 수 있으니 나중에 주가가 오를 때 더욱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단, 주가가 하락할 때라도 과감하게 매수할 수 있으려면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단기에 성과를 거두려고 덤비는 것은 결국 이전의 개미투자자들의 단기투자행태와 별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주식형 수익률 약세는 일시적 현상

장기적으로 적립식 펀드, 특히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경우,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는 기대된다. 하지만 작년처럼 주식형 펀드에서 60% 이상의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순히 계산하더라도 연간 수익률이 60% 이상이 되려면 코스피 지수가 연말에 2,000선 이상으로 올라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닐지라도 지금으로서는 다소 요원한 일로 생각되기 때문.

그러므로 올해는 과도한 수익률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합리적인 수익률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경제성장률이나 금리, 예상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한다면 10% 이상의 수익률이라면 적절한 수준이라고 간주된다.

여하간 최근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반면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기에 오히려 지금 같은 주가 조정기야 말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기에는 최적의 시기라는 견해도 역시 같은 논리에서 비롯되는 말이다.


김중근 한맥레프코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