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계속 변신… 올해는 해피할로윈 등 5대 축제 선봬

‘재미있는 볼거리가 더 없을까? 그리고 또 다른 볼거리는?’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의 욕구에 맞서 놀이공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에버랜드는 고객의 이런 질문에 끊임없이 화답하며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왔다.

에버랜드가 문 연 1976년부터 80년대 초반까지 놀이공원을 찾은 손님들이 즐긴 시설은 사파리 월드, 꼬마 기차, 베고니아 온실, 바이킹 등의 간단한 놀이 시설과 동물 관람 정도.

그러나 이런 관람 패턴과 놀이 문화가 10여 년간 계속되자 고객들도 지루해 하기 시작했다. 시설물 관람 위주의 운영으로는 발전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에버랜드가 보다 획기적인 '놀이 문화'를 도입한 것은 이때부터다.

이때 등장한 것이 꽃축제. 85년 '장미축제 야간 개장'이 처음 시작됐고 '축제'라는 단어도 처음 사용됐다. 에버랜드 장미 축제는 초여름의 싱그러운 날씨와 ‘장미’의 아름다움이 잘 어우러지는 시기를 선택, 집중 홍보를 벌이면서 많은 손님을 끌어들이는 성공을 거뒀다.

또 꽃은 '맑은 날씨에 야외에서 낮 동안에 즐기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야간에도 장미를 직접 보고 즐길 수 있다는 새로운 컨셉트를 선보였다. 장미 특유의 향기와 은은한 조명, 독특한 양식의 건축 구조물들은 고객들에게 이색적인 공간으로 확실히 다가섰다.

장미 축제의 성공은 새로운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후 에버랜드는 '꽃'을 테마로 한 축제를 잇달아 내놓았는데 92년 튤립, 93년 국화, 94년 백합 축제 등 4계절 꽃 축제를 벌이게 된 것. 특히 네덜란드의 상징물인 '튤립'은 꽃의 아름다움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화려할 것만 같던 꽃의 매력도 마냥 계속되지만은 않았다. 90년대 중반 이후 레저문화의 발전과 소득 수준의 향상에 따라 또 다른 축제와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것.

에버랜드는 개장 20주년을 맞이한 1996년 신규 테마공간 '글로벌 페어'를 오픈하면서 미리 봄 축제, 불과 빛의 축제, 경기도 음식 축제, 썸머뮤직 페스티발 등의 테마 축제를 선보였고 축제의 새로운 물결은 1999년에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기획된 밀레니엄 페스티발에까지 이른다.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가족, 체험 등의 키워드가 사회적 관심사로 자리잡으면서 동물을 주제로 한 '어린이 동물 축제'를 선보였다.

또 대학생 고객을 대상으로 한 캠퍼스 개강/종강 파티, 여름철 캐리비안 베이의 '카리브 썸머 파티', 정통 독일의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트', 동물원 테마 축제 '풀벌레 가을 음악회' 등 주제별 컨셉트로 구현된 축제들이 줄을 이었다.

이 사이 꽃을 주제로 한 4대 축제는 하나의 시설에 집약된다. 개장 20주년을 맞아 96년에 6,000평 규모의 ‘포시즌스 가든’을 오픈한 것. 계절의 변화에 따라 튤립, 국화, 백합이 심어진 포시즌스 가든은 다양한 꽃 조형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되며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포토스팟으로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던 놀이공원의 축제는 또 한 번 변신을 꾀한다. 주5일제 정착, 신규 고속도로 개통 등에 따른 교통 여건 개선, 한류 열풍 등으로 급변하는 국내 레저업계 상황과 해외 여행을 통해 높아진 국민들의 눈높이 등이 변수로 떠오른 것. 기존 축제로는 테마파크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위기의식에 매머드급의 신규 축제가 모색됐다.

지난해 봄 에버랜드는 파크의 축제 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 비일상성을 체험하는 신규 축제 ‘유로 페스티발’을, 또 여름에는 물을 테마로 한 여름 축제썸머 스플래쉬를 새롭게 런칭했다. 20톤의 물을 이용하는 축제의 메인 상품 ‘스플래쉬 퍼레이드’ 는 2005년 세계테마파크협회가 수여하는 퍼레이드 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등 축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개장 30주년을 맞은 에버랜드는 2006년을 5대 메인 축제로 장식한다. 유로 페스티발, 썸머 스플래쉬, 해피할로윈, 크리스마스 홀리데이 판타지, 스노우 페스티발이 그것.

에버랜드 축제기획파트 유석준 차장은 “축제의 질적, 양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테마의 충실성을 극대화한 5대 메인 축제가 지금 가장 강력한 에버랜드의 매력 포인트”라며 “축제별로 엔터테인먼트 캐릭터 상품, 메뉴, 파크 디자인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퍼레이드 단원 아나스타샤
"수백 대 1 경쟁 뚫고 입단… 한국 생활 신나"

"한국 관객들이 외국 공연단원들을 보고 좋아하시는 것을 보면 저도 즐거워요."

에버랜드 공연단의 아나스타샤 베레줄스카(22)양.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2002년 한국에 와 4년째 단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녀는 퍼레이드에서 핵심 역할인 브라질 리오축제의 심벌인 '리오 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녀가 매일 오후 2시면 화려한 복장을 입고 등장하는 퍼레이드는 '카니발 판타지 퍼레이드'.

에버랜드 개장 30주년을 맞아 오픈한 역작으로 퍼레이드 길이만 670m에 이른다. 또 128명의 공연단원이 출연하며, 13대의 플로트(행진 차량)가 등장, 규모면에서 국내 최대를 자랑한다. 또한, 360도 회전하는 플로트 위에서 벌어지는 서커스 등도 볼거리. 그녀는 단원 대부분을 차지하는 동구 출신 댄서 중의 일원이다.

"한국에서 일하는 댄서를 뽑는다는 오디션에 응모했는데 지원자가 500명이나 됐어요. 1, 2년 만에 돌아가는 친구들도 있지만 저는 여기가 좋아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9시간 일하는 그녀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전자제품 쇼핑을 즐긴다. 특히 PC방은 그녀가 매일 들르는 단골 장소.

"버는 돈은 대부분 부모님께 보내드려요. 돈을 모아 집을 사는 친구들도 있어요." 한 달에 얼마를 모으냐는 질문을 알아들을 정도로 한국말도 할 줄 알며 눈치도 빠른 그녀는 "돈 얘기는 안 돼요~"하며 웃음을 터뜨린다.

고국 우크라이나에는 이런 시설이 없어 에버랜드 같은 시설을 가진 한국 이 무척 부럽다는 그녀는 "한국의 자연과 사람들이 좋고, 공연 때 호응을 많이 해줘서 감사한다"고 전했다.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