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식 서비스·감성연출법 등 도입… 정부·기업 등 800곳에 노하우 전수

‘손님을 대할 때 항상 웃는 얼굴, 직원들의 친절한 말씨···’

에버랜드가 처음부터 고객지향의 친절한 서비스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직원들 서비스가 왜 이래’ ‘놀이공원이 이래도 되는 거야’ 심지어 에버랜드를 갔다온 삼성 임원들조차 ‘서비스가 형편없다’는 지적을 했을 정도.

지금의 에버랜드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정착된 것은 1993년부터. 허태학 호텔신라 사장(현 삼성석유화학 대표)이 에버랜드로 오면서 놀이공원 직원들도 호텔급의 서비스 무장을 갖췄다.

호텔에서 잔뼈가 굵은 허 사장은 “놀이공원 역시 호텔과 같은 서비스직”이라며 “국내 놀이공원에서는 최초라 할 정도로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을 실시한 결과다.

처음 시행된 서비스 교육은 직원들의 인사와 용모(복장), 대화, 전화, 보행 등 5개 부문에서 이뤄졌다.

지금은 너무나도 당연시 되지만 당시에는 놀이공원에서의 이런 친절이 새롭기만 했다. 그래서 에버랜드를 방문했던 고객들 사이에서는 ‘그곳(에버랜드)에 가니까 사람들을 매우 귀하게 대접하더라’라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서비스 교육을 위해 국내 기업 중엔 처음으로 사내에 전문 교육기관이 탄생한 것도 이즈음이다. 94년 개원한 '서비스 아카데미'는 임직원들의 서비스 교육을 위해 생겨났지만, 성과와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금은 외부인들에게도 문호를 넓혀 가고 있다.

일반 기업체는 물론 경찰, 검찰, 법원, 행자부, 정부투자기관에 이르기까지 지금까지 800여 단체, 43만명이 에버랜드의 '친절'과 '서비스'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에버랜드는 2000년대 초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른바 ‘쇼 서비스’다. 이는 직원들이 즐겁고 신나게 일하는 모습을 손님들에게 전해줘 활기와 활력, 감동을 이끌어 내는 감성 서비스이다.

흔히 일본인에게서 볼 수 있는 '기계화된 서비스'를 탈피, 손님들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는 현장 서비스를 개발하고 직원들 또한 스스로 신명나는 즐거운 일터를 조성하자는 취지다.

이런 감성 연출 서비스 개념은 박노빈 사장이 취임한 2002년부터 도입됐다.

자신도 공원에서 직원들과 마주치면 손을 흔들며 즐겁게 인사하는 박 사장은 ‘직원들이 편하고 즐겁게 일하는 것을 보여주는 그 자체가 고객들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라고 주창한다. 그래야 일상에서 지쳐 있는 고객들이 활력을 얻어 간다는 것.

서비스 도입 초창기 ‘정중한 친절’을 강조한 허태학 사장과 형식면에서 차이를 보이는 서비스로 진화한 셈이다.

감성 연출 서비스는 '수다스런 대화, 다가가는 행동, 재미있는 표정'이라는 컨셉트로 직원들의 표정, 멘트, 제스처 세 가지에 역점을 둔다.

새 인사법인 핸드롤링(Hand-Rolling)이 손님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파크를 훨씬 활기차고 생동감 있게 변하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동화작가가 만든 멘트에 성우를 초빙해 교육시키고, 뮤지컬 안무가를 통해 제스처를 배우도록 했다. 또한, 범퍼카나 사파리 월드 버스 직원들을 대상으로 서울 강남 나이트클럽의 유명한 DJ가 와서 교육을 시키는 파격적인 서비스 학습도 이뤄졌다.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는 이유나 에버랜드 CS혁신팀 과장은 “아르바이트 직원들이 평균 근무 기간이 2개월여밖에 되지 않는 데도 공원 내 직원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이런 체계적인 서비스 교육시스템 덕분”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에버랜드 리조트 사업부장 조창행 전무
"공격 마케팅으로 글로벌 리조트 발돋움"

"지난 30년간 에버랜드를 아끼고 사랑해 준 많은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에버랜드 리조트 사업부장 조창행 전무는 “에버랜드 30년은 국민과 함께 한 행복했던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다”며 “한결같은 성원과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30년 소회를 피력했다.

1978년 삼성그룹 중앙개발㈜에 입사, 97년 이후 리조트사업부에서만 임원으로 근무해온 그는 관리와 마케팅 두 분야를 아우르는 리조트 전문가로 손꼽힌다.

"에버랜드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생산하는 공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30년이 아닌 50년, 100년을 기약하는 대한민국 대표 테마파크 브랜드로 자리 잡아 아시아 테마파크 및 리조트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조 전무는 개장 30주년을 앞두고 3년여 전부터 체계적인 준비를 해왔다. 애니멀 원더 월드, 애니멀 원더 스테이지등의 개발 등 어트랙션 내 테마 강화가 대표 사례. 레스토랑 메뉴와 축제별 테마 상품을 개발하는 것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2001년 이후 에버랜드를 찾는 외국인 입장객 수가 연평균 15%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에버랜드가 한류 마케팅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 전무는 “홈페이지도 세계화시키고 컨텐츠를 통해 지속적인 한류를 이어가며 중국과 일본 동남아에서 실시되는 국제박람회에 참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고 밝혔다.

“에버랜드는 개장 3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명실상부한 자연 속의 종합 엔터테인먼트 테마 리조트로 발돋움할 것입니다."

조 전무는 “에버랜드는 꿈과 모험을 간직한, 이름 그대로의 ‘영원한 땅’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