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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P, 차세대 멀티미디어 총아로 뜬다
MP3 플레이어 기능에 LCD 화면 장착, 영화·뮤직비디오 등 시청



▲ 한 유저가 PMP를 손에 쥔 채 영화를 감상하고 있다.

‘손 안에 갖고 다니는 TV’.

언뜻 DMB 얘기처럼 들린다. 그럼 ‘내 손 안의 영화관’은? 좀 더 정확히 표현해 ‘손에 쥐고 다닐 수 있는 동영상 재생기’라면 이해가 빠를 수도 있다.

PMP(Portable Multimedia Player). 공식 용어로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도 불리는 개인 휴대용 디지털 디바이스(기기) 중의 하나다. 최근 다양한 PMP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PMP의 미래를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PMP, 뜰 수 있다’, ‘PMP는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처럼 한때 유행하다 어떻게 될지 모르는 틈새 제품이 아니냐’라며 PMP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하지만 PMP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최근의 화두로 떠오른 것만은 분명하다.

“근래 정보통신 기기업계의 이슈가 무언가요?”, “휴대용 기기 트렌드는 어떻지요?” 코원시스템의 원윤식 팀장은 올 초까지만 해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글쎄요”를 먼저 말하고 “이런저런 것이 아닐까요”라고 애매한 대답을 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는 요즘 자신있게 대답한다. “그야 물론 PMP입니다. PMP가 뜨고 있어요.”

PMP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3년께다. 한 중소기업에서 제품을 내놓으며 세상에 알려졌는데 대중에 크게 어필하지는 못했다. 그저 일부 얼리 어답터 사이에서만 알려진 신제품 정도.

하지만 불과 1년 새 상황이 확 달라졌다. PMP 전문 사이트인 피엠피 인사이드(Pmp Inside) 초기 회원이 불과 5,000여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무려 10만 명을 넘어선 것.

한 대학생이 만든 이 사이트는 처음 얼리 어답터들을 중심으로 클릭했으나 지금은 PMP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러 보는 인기 사이트로 급속 성장했다. 이 사이트를 상시 찾는 인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것은 시장의 크기가 그만큼 팽창했다는 것을 말해 준다.

PMP의 미래를 예측하기에 앞서 PMP의 논의는 그 정체성에서 출발한다. 도대체 ‘PMP가 무엇이냐’, ‘PMP는 어디에 쓰이는 기계냐’라는 질문이다.

영화 수십 편 거뜬히 저장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휴대형 멀티미디어 재생기로도 불리는 PMP는 차세대 휴대형 컨버전스 기기라고도 한다.

휴대하기 쉽도록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에 무게 또한 가볍다. MP3플레이어 기능에다 보통 3.5~4.5인치 안팎의 액정디스플레이(LCD) 화면이 장착되어 있어 영화나 뮤직비디오, 교육 동영상 화면 등을 언제 어디서든 시청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용량도 30~50기가바이트 이상이어서 웬만한 영화 수십 편은 거뜬히 저장된다.

때문에 PMP는 처음 시장에 선보였을 때 찬사와 홀대를 동시에 받았다.

‘손바닥 안에서 각종 동영상을 저장, 시청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디지털 기기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는 긍정적 찬사. 반면에 ‘기껏 영화나 보다가 마는 기기로 전락할 것’이라는 부정적 시각 때문에 과연 클 수 있을까 라는 비아냥도 받았던 것.

특히 휴대폰, 내비게이터, PDA, MP3플레이어 등이 이미 시장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PMP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볼 수만은 없게 했던 요소들이다. 또 처음 출시됐을 때 기능에 비해 가격이 50만원 이상의 고가였던 점도 보급 확산에 걸림돌이 됐다.

하지만 최근 새로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PMP 신제품들은 PMP의 성장 낙관론에 큰 힘을 싣고 있다. 단순 동영상 재생이라는 PMP 본연의 기능에 갖가지 기능들이 더해지고 합쳐지면서 PMP의 새 시대를 열고 있는 것.

대표적인 변화는 PMP와 DMB의 접목이다. 새로 나오고 있는 PMP제품들은 대부분 TV를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는 DMB기능도 함께 갖추고 있다.

코원시스템이 새로 출시한 신제품 A2는 DMP 모듈을 장착하면 곧바로 TV시청이 가능한 PMP로 관심을 끌고 있다.

MP3플레이어 역할에 영화와 동영상 저장, 텍스트 뷰어는 기본이고 이제는 라디오와 TV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은 기존 DMB폰 등 다른 기기에는 자못 위협적이다.

코원시스템 박남규 사장은 “이번 월드컵은 PMP와 DMB 시장에 더할 나위 없는 호기”라며 “월드컵 시청을 계기로 DMB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지고 더불어 DMB 겸용 PMP도 시장에서 크게 어필할 것”으로 기대감을 표시했다.

셋톱박스 전문 업체인 홈캐스트도 DMB일체형 PMP인 ‘티버스(TVUS)’를 내놓으며 차세대 PMP시장에 가세했다. 기존 PMP에 DMP 전용 모듈을 장착하는 외장형 방식이 아닌 DMB 모듈 자체를 내장시켜 버린 것이 예전과 크게 달라진 포인트다.

홈캐스트의 김보성 대리는 “오랫동안 디지털 방송기기를 생산해온 기술을 활용, 수신기능을 높인 점이 강점”이라고 소개한다. PMP 기계와 외장형 모듈이 통신하는 방식이 아니라 DMB 기능이 아예 내장돼 있어 수신율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PMP와 내비게이션 기능 결합된 3세대

단순 동영상 재생기가 PMP 1세대, DMB와 결합된 PMP가 2세대라면 PMP와 내비게이터와의 결합은 3세대로 평가된다.



▲ ① 코원시스템의 'PMP A2', ② 홈캐스트 DMB 일체형 PMP '티버스(TVUS)', ③ 사이텍시스템의 내비게이터 겸용 PMP 'MVP-150', ④ 뉴미디어라이프의 PMP '타비(Tavi)'


이미 내비게이터 겸용 PMP가 시장에 출시됐을 뿐더러 다른 업체들도 내비게이터 기능을 탑재한 PMP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상태. 사이텍시스템은 벌써 이달에 내비게이션 기능이 추가된 PMP ‘MVP-150’을 출시했다.

사이텍시스템의 차기호 기획팀장은 “지금까지 PMP 사용층은 10~20대의 젊은층이 대다수를 차지한 것이 성장의 한계였다면 PMP에 위성항법장치인 내비게이션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수요층이 중장년층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특히 기존 내비게이터는 LCD화면이 크고 차량 부착용이어서 휴대하기에는 불편함이 있지만 PMP 겸용 내비게이터는 주머니 안에 넣고 다닐 수 있다는 휴대성이라는 장점을 추가로 갖고 있는 셈.

특히 사이텍시스템 모델이 PMP최초로 WinCE 운영체제를 지원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PMP 대부분의 모델이 리눅스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는데 WinCE운영체제는 리눅스 기반보다 다양한 어플리케이션과 호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강동 사이텍시스템 대표는 “때문에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로서의 PMP에서 휴대용 개인 PC로서의 기능까지 그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일례로 WinCE운영체제를 사용함으로써 기존에 지원되지 않던 WMV9 코덱을 지원, 별도의 인코딩 과정 없이 PMP에서 편리하게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매력이다. 실제 대부분의 교육용 동영상 강의가 WMV9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편리성은 입증된다.

이런 추세를 반영, 홈캐스트와 코원시스템도 올 하반기 내비게이션 겸용 PMP를 내놓을 예정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이텍시스템은 이달 중에 내비게이션에 지상파 DMB기능까지 겸한 센트릭스 ‘MVP-200’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까지 갖고 있다.

동영상 재생이라는 PMP가 가진 독특한 색깔을 의식, 크리에이티브를 강조하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PMP 전문 벤처기업인 뉴미디어라이프는 고화질 영상 음향과 패션성, 감각적인 디자인 등을 강조한 PMP인 ‘타비(Tavi)’로 유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휴대성을 강조, 여타 제품보다 작은 화면인 3.5인치 짜리 LCD를 채택했고 뚜껑이 있는 형태를 취해 여성들이 핸드백에 쏙 넣을 수 있도록 강조한 것도 다른 제품들과 차별화된다. 3D서라운드 시스템이 적용돼 고음질을 내며 고화질이어서 커다란 프로젝터에 연결해 프리젠테이션용으로 사용해도 빼어난 화질을 자랑하는 것도 장점이다.



▲ 레인콤의 아이리버 포켓TV (아이리버 B10)


한편 MP3플레이어 전문업체인 레인콤은 MP3플레이어도 아니고 PMP도 아닌 신제품을 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바로 아이리버 포켓TV(모델명 아이리버B10).

T-DMB 수신단말기로 라디오 기능이 부가됐지만 음성녹음이나 음악, 이미지 재생 기능은 없는 2.2인치 화면의 지상파 DMB TV다. 비록 PMP는 아니지만 PMP 시장의 확산을 의식해 탄생한 이 모델은 기존 휴대폰이나 내비게이션보다 사이즈가 작고 착용감이 좋은 것이 강점.

레인콤 김동환 팀장은 “특히 가격이 12만9,000원으로 대부분의 PMP 가격인 30만~50만원 대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월드컵을 계기로 부는 PMP 붐과 함께 호응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진화 계속하는 PMP 시장, 춘추전국 시대

현재 PMP 시장은 춘추전국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PMP 1세대에서 각축을 벌였던 상위 업체들이 전자파 과다 발생, 시스템의 안전성 등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그나마 선전을 벌였다면 2세대부터는 신흥 PMP 업체들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으로 새로운 도전장을 던진 상태.

PMP가 이후 던질 수 있는 카드는 바로 와이브로와 무선인터넷.

코원시스템의 원윤식 팀장은 “결국 DMB와 내비게이터와의 통합을 거친 PMP 4세대는 와이브로(무선인터넷)와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하향고속패킷접속) 등, 무선인터넷 모바일 환경과의 접목에서 성공하는 모델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PMP가 디지털 컨버전스의 총아가 될 것인지 아니면 반짝 유행하다 말 제품인지는 그때 결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인터뷰
신욱순 홈캐스트 대표
"디지털 기기 시장 PMP가 끌어갈 것"




▲ 신욱순 홈캐스트 대표


“앞으로는 젊은이들부터 멀티미디어와 모바일 신기술에 대한 욕구가 크게 일어날 것입니다. PMP는 그러한 변화의 첨단에 서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홈캐스트의 신욱순 대표는 이달 PMP 신제품 ‘티버스(TVUS)’를 내놓으며 PMP 시장에 뛰어든 이유를 이렇게 요약했다. 티버스는 ‘TV’와 ‘US’의 합성어로 ‘우리 곁에 있는 TV’를 뜻한다. 즉 지상파 DMB 모듈의 기능이 내장된 PMP이다.

2000년 설립된 홈캐스트는 원래 셋톱박스 전문업체다. 지난해 셋톱박스 수출만 1,300억원을 올렸을 정도로 이 분야 국내 2위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중견기업. 티버스는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신제품이다.

“셋톱박스로 쌓아 올린 통신 기술을 활용해서 뭘 할 것인가를 고민했지요. 결국 차세대 개인 디지털 기기 시장을 PMP가 이끌어 갈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고 말한 신 대표는 PMP가 디지털 미디어 시장의 총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래서 1년 반 전 그는 서둘러 사내 R&D센터에 PMP 개발을 지시했다. 당초 계획보다는 조금 오래 걸렸지만 단기간에 PMP 신제품이 시장에 선보이게 된 것은 이미 축적돼 있는 방송·통신 기술이 밑바탕이 됐다.

“그렇다고 PMP 시장이 급격히 폭발 성장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완만히 성장할지 아니면 심할 경우 사멸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 대표는 약간의 인터벌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성장세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이 그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란 것이라고 전망한다. PMP를 보면서 응원도 하고 PMP를 보는 연령층도 30대 이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것.

티버스는 기존 제품과는 여러모로 차별화했다.

4각 박스형 패턴을 벗어나 스포츠카처럼 슬림 유선형으로 디자인된 것도 눈에 띄고 무엇보다 좌우 양끝을 대칭시켜 게임을 하기에 편리하게 만든 것도 그가 기울인 세심한 배려다. 화면 크기가 4.3인치로 전체 제품 크기에 비해 무척 큰 것도 비디오 세대를 겨냥해서다.

가격은 30 GB급(기가바이트)이 49만원 대, 20GB급이 44만원 대. 30GB의 경우 영화 40여 편의 저장이 가능하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신 대표는 삼성물산에서 20년간 신기술 개발과 수출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왔다. 그런 경험이 셋톱박스와 PMP 시장에서 그가 주목을 받게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신 대표는 “결국 디지털 컨버전스로 가게 되는데 그만큼 새로운 블루오션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 변화의 물결에서 PMP가 선도적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개발자들의 몫이지요”라고 각오를 다졌다.

신 대표는 또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PMP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앞으로 소비자들은 지금보다 더욱 다양한 신기술과 신제품을 보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6/13 13:47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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