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추이 살피며 매달 일정액 불입이 바람직, 성급한 판단은 금물

작년에만 하더라도 연일 상승하는 주식시장으로 인하여 최고의 수익률을 뽐내었던 주식형 펀드들이 올해 상반기에는 영 맥을 못추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순자산 총액 100억원 이상의 주식형 펀드(주식편입비율 70% 초과) 155개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주식형 펀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주식비중이 낮은 혼합형 펀드의 경우도 5% 내외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거의 모든 펀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였던 것에 비하면 대조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주식형 펀드들에 투자한 투자자로서는 대단히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단 한 개의 주식형 펀드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이니 그럴 만도 하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올 상반기 주식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의 경우, 올 상반기에 11% 가량 하락세를 나타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된 투자대상을 주식으로 하는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좋을 수는 없었을 터이다. 그러나 마냥 시장 탓만을 할 것도 아니다. 사실 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3% 수준이니만큼 코스피지수의 하락률보다도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나름대로 사정이야 있겠지만, 여하간 시장수익률을 하회한 펀드 매니저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반면 채권형 펀드는 올 상반기의 콜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2% 내외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형 펀드의 지난해 연간 수익률이 1.86%였던 데 비하여 올 상반기에는 상당히 분발한 상태이다.

여하튼 상반기는 지나갔고 이제 하반기인데, 하반기에는 어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펀드투자를 포함하여 전반적인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생각해본다.

올해 안에 두 차례 콜 금리 인상 전망

한국시간으로 지난 6월30일 새벽,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세계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예상대로 달러화의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여 5.25%로 올려놓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의 콜 금리는 4.25%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1% 수준으로 벌어지게 된 셈. 아직까지 한-미 간의 금리격차로 인한 국제 금융자본의 이탈 같은 부작용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지는 않으나, 언제까지나 이런 상태로 머물러 있기에는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가 한국은행의 역할에 대하여 “인플레 압력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올해 안에 우리나라의 금리가 최소한 한 차례 정도는 더 인상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다행히 환율이 다소 하락하여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충격이 완화되고는 있으나 유가 등 국제 상품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압력과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결국 한국은행으로 하여금 금리인상에 나서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리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터.

그러나 미국의 경우도 이제 기준금리가 5.25% 수준인 상황에서 추가로 한 차례 정도 더 오르는 정도에서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도 올해 안에 한 차례 정도, 혹은 많아야 두 차례 정도의 콜 금리 인상으로 금리 인상이 끝날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예금은 짧게, 대출은 길게

올 하반기에 우리나라의 콜 금리가 인상된다면 이에 따르는 재테크 전략을 취하여야 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예금은 변동금리로 짧게, 대출은 고정금리로 길게”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기존에 예금이나 대출 잔액이 있는 사람이라면 예금을 굳이 해약하여 단기예금으로 전환하거나 혹은 대출을 일시에 상환하고, 고정금리로 대출 조건을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금리의 인상폭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기존의 조건을 유지하는 편이 무방할 터.

신규 예금의 경우는 최근 은행마다 러시를 이루고 있는 특판 상품 예금을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대출도 장기대출의 경우는 고정금리 조건을 고려하는 것은 좋으나, 현재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에 비하여 금리가 1-1.5% 가량 높다는 점에서 단기대출을 고정금리 조건으로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 상황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존의 대출이라면 굳이 상환하여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담하면서까지 고정금리로 바꿀 필요는 없어 보인다. 금리의 인상이 예상되지만 중도상환 수수료 이상으로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는 예상되기 어렵기 때문.

고정금리 보장 은행 예금이 바람직

올해 상반기에 주식형 펀드가 맥을 추지 못한 데 비하여 채권형 펀드가 그런대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다. 즉 올해 상반기에 콜 금리는 올랐지만 채권 가격은 그리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금리가 인상되지는 않으리라는 기대감으로 인하여 채권의 매수세가 꾸준하였고, 특히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면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채권가격의 하락을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양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콜 금리가 크게 인상되지는 않는다면 채권의 수요는 그런대로 유지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일반투자자로서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할 수는 있으나 절대적인 수익률의 수준에서 채권형 펀드의 기대수익률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공산이 높다. 오히려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채권형 펀드보다는 고정금리가 보장되는 은행 예금 쪽을 고르는 편이 무난해 보인다.

우량주 비중 높은 펀드가 무난

주식형 펀드의 경우는 상반기에 주가가 하락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만큼 하반기에도 또 마이너스로 전락하지나 않을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그러나 국내 금리가 하반기에 한두 차례 정도 인상되는 것을 끝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그리고 채권형 펀드의 낮은 기대 수익률을 고려한다면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작년과 같은 호황은 누리기 어렵겠으나, 최소한 상반기 같은 저조한 수익률은 기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그러나 아직은 조심스러운 만큼 주식관련 상품이라도 보수적인 상품을 고르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예컨대 우량주 비중이 높은 펀드이거나 아니면 배당주를 위주로 하는 펀드가 성장주 비중이 높은 펀드에 비하여서는 위험이 낮을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을 터. 아울러 바닥을 성급히 판단하여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보다는 매달 일정한 자금을 꾸준히 불입하면서 주가가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는 적립식 펀드가 유망할 것이다.

부동산, 내년 가을 이후를 노려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부동산 경기 전망에 대하여서는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무엇보다도 보유세도 만만치 않은 데다 특히 내년부터 대폭 강화되는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인하여 연말이 가까울수록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매물이 쏟아질 공산이 높기 때문. 거기에다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워낙 급등세를 나타내었으므로 현 수준에서 추가로 상승할 여력은 낮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에 투자할 생각이라면 지금은 꾹 참았다가 내년도 세금 강화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질 가을 이후를 노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김중근 한맥레프코선물 수석 이코노미스트 elliottwave@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