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휴대인터넷, 빠른 데이터 전송 · 저렴한 요금의 차세대 통신

휴대폰과 무선 인터넷의 뒤를 잇는 차세대 통신서비스 시대가 개막됐다.

5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화상통신이 가능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서비스에 이어 ‘걸어다니는 인터넷’으로 통하는 휴대인터넷(와이브로) 서비스가 6월 30일에 시작되면서 국내 이용자들은 본격적인 차세대 통신서비스 시대를 맞게 됐다.

와이브로 - 60km 속도로 달리며 인터넷 사용

KT와 SK텔레콤이 서비스를 시작한 와이브로는 언제 어디서나 시속 60㎞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고속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휴대폰으로도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데이터 전송속도가 느리고 요금이 비싼 데 비해서 와이브로는 20Mbps의 빠른 데이터 전송속도와 월 3만원 가량의 저렴한 요금을 자랑한다.

와이브로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는 KT의 경우 기본적인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뉴스, 스포츠 정보, 동영상 중심의 개인 블로그, 영상 회의 기능, 멀티메시지와 이메일, 파일 전송 기능 등이다. 여기에 하반기부터 와이브로를 이용한 전자결제와 모바일 뱅킹, 교통카드 기능 등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와이브로를 사용하려면 전용 단말기를 구입해야 한다. 현재 KT와 SKT는 삼성전자에서 제작한 노트북용 PCMCIA카드형 단말기를 약 2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 와이브로 서비스가 실시되면서 달리는 차안에서도 인터넷 접속은 물론 데이터전송 등도 가능해졌다.

그러나 전철이나 버스, 길거리 등에서 움직이며 노트북을 펼쳐들고 인터넷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비스 업체들은 8월께 휴대폰 형태의 개인휴대정보단말기(PDA)를 공급할 예정이다. PDA의 경우 노트북 등에 연결할 필요없이 휴대폰처럼 바로 전원을 켜면 와이브로에 접속해 무선으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

가장 좋은 것은 휴대폰과 결합된 형태의 단말기이지만 아직 국내에는 공급 계획이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휴대폰과 와이브로 단말기를 결합한 와이브로폰을 개발했으나 단말기를 공급할 국내 서비스업체들이 공급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KT의 경우 유선전화, SK텔레콤의 경우 기존 이동통신 및 HSDPA 서비스와 충돌이 날 우려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미국, 이탈리아 등 와이브로 서비스 도입을 결정한 외국에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폰이 공급될 전망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와이브로를 전국에서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서비스 지역이 수도권 일부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KT는 서울 신촌과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 경기 분당 지역과 지하철 분당선, 경부 고속도로의 서울 진입구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와이브로를 제공한다. 아직까지 이동통신처럼 접속점 역할을 하는 중계기가 전역에 설치되지 않았다. KT는 올해 말까지 서울 전 지역 및 인근 수도권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내년 말이면 대구, 부산 등 6대 광역시에는 모두 제공할 예정이다.

SK텔레콤도 서울 안암동의 고려대 주변, 신촌의 연세대와 이화여대 주변, 한양대 주변, 신림동과 봉천등 등 일부 지역에서만 와이브로를 서비스 중이다. SK텔레콤도 내년 이후에 서울 전역 및 지방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와이브로를 사용하려면 접속이 가능한 지역의 KT플라자나 SK텔레콤 대리점을 방문해 가입신청을 하면 된다. PCMCIA카드 단말기도 가입신청 장소에서 함께 판매한다. 단말기를 구입할 때에는 10만원의 보조금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홍원표 KT 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은 “언제든 와이브로를 통해 인터넷 이용은 물론 화상통화, 개인방송, 모바일 블로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선 데이터 시장 규모 확대에 따라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상용화는 물론 해외시장 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HSDPA - 휴대폰 화상통화 등 다양한 서비스

HSDPA는 휴대폰을 이용해 얼굴을 보면서 통화하는 화상통화 및 초고속으로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SK텔레콤은 5월에 세계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KTF는 ‘월드폰 뷰’라는 이름으로 6월 30일부터 서비스를 개시했다.

HSDPA의 최대 장점은 빠른 인터넷 전송속도다. 이론상으로 14.4Mbps로 데이터를 전송 받을 수 있으나 현재는 휴대폰 제조기술의 한계로 1.8Mbps까지만 지원된다. 내년에는 최대 7.2Mbps로 향상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화상통화 및 무선인터넷, 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 영상채팅, 영상사서함, 원격 영상 모니터링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여기에 KTF는 신용카드와 모바일 뱅킹 기능까지 추가할 예정이다.

▲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IT전시회 SK텔레콤 부스에서 한 여성고객이 도우미로부터 HSDPA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듣고 있다.

특히 HSDPA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하는 휴대폰을 해외에서도 그대로 사용하는 글로벌 로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휴대폰 방식이 국내와 다른 유럽에서도 여행이나 출장 중에 휴대폰을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업체들은 아시아, 유럽 지역 등 연말까지 20개국 이상으로 로밍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KTF의 경우 HSDPA가 상용화되지 않은 유럽은 현지에서 쓰이는 이동통신 방식인 GSM 자동 로밍을 지원해 90개국에서 음성, 영상, 문자메시지, 무선인터넷 등을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서비스 지역은 SK텔레콤의 경우 서울, 인천, 부산, 대전 등 25개 도시이며, KTF는 서울, 대구, 부산, 인천, 광주, 대전, 울산 등 6대 광역시를 비롯해 전국 50개 도시이다. 연내에 양사 모두 서비스 지역을 80여 개 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용 요금은 기본료 1만2,000~1만5,000원에 음성통화는 10초당 18~19원이 부가된다. 화상통화를 많이 사용하려면 1만~3만원의 정액제를 선택하면 유리하다. KTF는 HSDPA 상용화를 기념해 9월까지 가입 고객에게 가입 후 3개월 동안 매달 300분(54만원 상당)의 영상전화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HSDPA를 이용하려면 기존 휴대폰 대신 새로운 HSDPA 지원 휴대폰을 구입해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관련 휴대폰을 70만원 대 가격에 내놓았다. 이동통신업체에서 제공하는 20만~30만원의 보조금을 더하면 40만~50만원 대에 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최연진 산업부 기자 wolfpac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