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發 훈풍에 기업 실적 호전으로 코스피 1,400선 회복내년 고점 1,650 전망 많아… 환율·부동산 동향이 변수로

지난주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가 거의 반년 만에 1,400선을 재차 회복했다. 지난 14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부터 상승세로 출발하여 1,400선을 돌파한 이후 내내 흔들림 없이 상승폭을 지켜냈고, 결국 전일대비 10.68포인트(0.76%) 상승한 1,407.37에 거래를 마쳤다. 과거로 돌아가서 따져본다면 코스피지수가 마감가 기준으로 1,400선을 넘어선 것은 올해 5월 17일의 마감가 1,401.47을 기록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5월 11일에 1,464.70의 고점을 기록하고는 이후 내내 조정국면을 헤매었으니, 지수가 다시 1,400선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상승세의 시동을 다시 거는 데에는 정확히 6개월에서 3일이 모자란 셈. 물론 이제 겨우 1,400포인트를 다시 넘어선 데 불과하고 아직까지 1,464.70포인트를 완벽하게 넘어선 것도 아니어서 벌써부터 낙관론에 젖어들기는 성급한 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둘러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데다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기전망이 그다지 썩 ‘맑음’의 신호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코스피지수가 다시 1,400선을 돌파한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산타랠리 가능성 어느 때보다 높아

별달리 악재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꾸준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니 이런 추세라면 전고점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상승세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것이 요즘 주식시장의 분위기이다.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주식시장은 배당을 앞둔 강세, 즉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기도 하였는데, 주식 투자자들은 올해야말로 어느 해보다도 더 산타랠리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이 요즘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 미국이나 일본의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덕택이 크다. 다우지수는 연일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면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는 데다 일본의 증시 역시 활기찬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그러기에 이들 증시의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의 증시도 별달리 호재가 없는 가운데서도 무난한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뉴욕 증시는 요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바라는 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다는 낙관론 속에서 호조를 띠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잘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데다 급격한 경기 둔화를 우려하였던 당초 전망과는 달리 미국 경제의 둔화 속도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증가세. 거기에다 본격적인 난방유 수요가 몰리는 북반구의 겨울이 코앞에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공급 확대, 재고 증가 등의 소식에 힘입어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것도 미국 증시에는 큰 보탬이 되는 대목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최근 상승 무드는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의 호조세에 힘입은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은 니케이지수가 270.13포인트 뛴 14일 일본의 한 투자자가 시세판을 보고있는 모습.
아울러 일본의 증시 역시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의 호조에 힘입어 상승 리듬을 타고 있다. 니케이지수는 지난주 경우, 하루에도 몇 백 포인트 급등하기도 하는 등 낙관적인 무드로 전개되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의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이나 금리, 환율 등 국내 경제요인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의 영향에 노출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증시에서 큰손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무래도 미국이나 일본의 증시 움직임과 연동된 거래를 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 증시가 상승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리나라 증시에서도 매수세를 늘린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 미국이나 일본 증시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니 그것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투자심리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 증시의 경우, 이미 상승추세를 확실히 나타내고 있는 데다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알려주는 투자자 낙관지수 등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공산이 높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동반 상승하면서 각 증권사의 내년도 코스피지수에 대한 전망도 상당히 낙관적인 쪽으로 기울고 있다. 물론 증권회사의 속성상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만 전망하기는 어려울 터이다. 하지만 그런 속내를 전제하고 보더라도 각 증권사들의 전망은 꽤 긍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내년도에 코스피지수의 고점이 1,650선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고, 대신증권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250~1,6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여 역시 1,650선을 고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미래에셋증권은 내년도 지수 전망치로 1,300~1,600선을 제시하여 오히려 저점 수준도 다소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한화증권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1,300~1,65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양종금증권도 역시 내년 고점으로 1,650선을 제시하였다. 그나마 이들 증권사 중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내년도 주식시장을 전망하는 회사가 현대증권인데, 그곳조차 내년 코스피지수가 1,300~1,580 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각 증권사들이 한결같이 내년도 주식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내 경기가 내년 1분기를 저점으로 하여 회복국면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시장의 일각에서는 아직도 내년도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우려를 내놓기도 하지만, 증권사들의 애널리스트들은 낙관적이다.

특히 이들은 미국의 금리가 내년 초에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를 계기로 미국의 경기가 세계 경기 회복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드는 것과 맥을 같이 하여 중국경제가 고(高)성장세를 이어갈 것이고, 아울러 일본 및 EU의 완만한 경기회복세도 기대되는 등 세계경제의 성장축이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므로 주가가 오름세를 타는 것은 당연한 결과가 된다.

또한 수급 면에서도 외국인들이 매도세를 이어갈 수도 있겠으나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세, 거기에다 기업의 자사주 매수가 이들의 매도물량을 충분히 소화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가에 악재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하면 타격

그러나 항시 낙관론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을 돌파하고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는데다 내년 증시도 우호적으로 전망되기는 하지만 내년도 고점으로 제시되고 있는 1,650선에 이르기 전에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복병을 조심해야 할 것이다. 일단은 환율이 문제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은 장중에 일시적으로 930원선마저 무너뜨렸다가 당국의 개입에 힘입어 930원선을 회복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불안한 상태이다.

따라서 만일 달러환율이 현 수준에서 하락폭을 늘린다거나 자칫 급락하기라도 한다면, 수출기업 주도의 내년도 경기회복이나 기업실적 호전의 기대감이 둔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아울러 최근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부동산도 주식시장에 위험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부는 최근 11·15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등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하여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 만의 하나,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 즉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급등세에 따른 부작용을 이제는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예컨대 부동산 시장이 혹시 경착륙하게 된다면 이는 결국 자산증대 효과의 반감, 가계소비심리 위축, 경기 후퇴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는 아직은 성급한 시각일 수도 있으나, 최소한 그럴 가능성만이라도 염두에 두는 것은 필요하다. 여하간 약간의 위험요인이야 없을 수는 없겠으나, 내년도 증시 전망을 대체로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각 증권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으로 모아진다.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