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에 기대감으로 예전에도 1월에 유난히 상승장 많아외국인 매도 둔화로 수급 호전… 대형주가 수익률 높을 듯

주식시장처럼 상황에 맞게 즉각적으로 대처하고 이에 걸맞도록 그럴싸한 용어를 잘 만들어내는 곳도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환율이 하락하면 남들은 수출이 안 된다며 아우성일지라도, 주식시장에는 ‘원화강세 수혜주’라는 용어가 만들어지면서 이에 속하는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는 법이며, 온 나라가 수해를 입어서 난리일 때, 주식시장에는 ‘수해피해 복구 테마주’라는 이유로 몇몇 건설주 혹은 농약제조업체 주식들(농작물이 물에 잠기면 병충해를 막기 위하여 농약 수요가 늘어날 것이므로)의 주가가 상승하기도 한다.

혹은 한쪽에서는 조류독감으로 신음하고 있을 때, 다른 쪽에서는 상대적으로 소비가 늘어난다며 원양에서 참치를 잡아오는 회사들의 주가가 들먹이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용어를 만들어내고 또 대처하는 것은 역시 주식시장이 ‘돈이 움직이는’ 곳이기 때문일 터. 수익을 좇는 것이 돈의 속성인지라 어떤 상황에서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주식시장으로서는 당연한 특징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의 이 같은 용어는 비단 개별 종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체 시장 상황을 빗대어서 표현하는 그럴싸한 용어들도 역시 많다. 찌는 듯한 더위에 시달리는 한여름, 일반적인 경우라면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이 다들 휴가 가느라 한산해지기 마련인데, 종종 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급등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일컬어 사람들은 ‘섬머 랠리’라고 부른다. 남들은 휴가라고 놀고 있을 때, 섬머 랠리의 리듬만 잘 타면 꽤 짭짤할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혹은 12월 들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배당을 노리고 연말 보너스를 자금 원천으로 하여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고, 그게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상승세로 이어지는 현상도 종종 나타난다. 이것을 중시에서는 ‘산타 랠리’라는 멋진 말로 포장하여 부르고 있다.

1월이 되면, 즉 새해 첫 달이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로운 결심, 희망과 기대에 부풀기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새해, 새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말미암아 1월의 증시가 1년 열두 달, 다른 달에 비하여 유난히 상승률이 높은 경우가 많다. 이를 일컬어 주식시장에서는 ‘1월 효과(January Effect)’라고 부른다. ‘2월 효과’나 ‘7월 효과’ 같은 말은 없다. 오직 1월뿐이다. 역시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주식시장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 결과이다.

그런데, 사실을 말한다면 1월에 주식시장이 반드시 상승해야 한다거나 혹은 1월 중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하여 특별히 높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1월에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다분히 심리적인 것이다. 단순히 새해를 맞았고, 거기에다 특히 새해의 첫 부분인 1월이 되었으니 무언가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바로 그런 심리로 투자자들이 주식을 다소간 적극적으로 매수한다는 이유밖에는 없다. 하지만 단지 기분이고 심리 때문이라고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경험적으로 살필 때, 우리나라에서는 1월에 증시가 상승하고, 또한 유난히 1월의 주가 상승률이 다른 달에 비교하여 높은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바로 이것이 1월 효과이다. 과거 데이터를 분석하면 분명히 1월 효과는 있고, 실제로 존재한다.

1990년 이후 2006년까지의 17년간의 데이터를 조사해 보았다. 기간 중에 모두 17번의 ‘1월’이 있었는데, 그중에서 1월에 주가가 오른 경우는 11번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니 확률적으로 65%에 이른다. 과거 3번 중에 2번은 1월에 주가가 오른 셈이다. 그러니 예삿일이 아니다. 더구나 같은 기간 중, 다른 달의 상승확률을 따져보면 2월이 24%, 3월 41%, 5월 47%, 6월 29% 등등으로 나타나고 있어 1월 들어 주가가 상승할 확률은 다른 달과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다. 특히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흐름이 강세 국면일 때라면 거의 어김없이 1월 효과는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증시는 2004년 이후 추세적으로 강세 국면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그 결과 2004년, 2005년 그리고 2006년 1월의 증시는 어김없이 상승하였다.

그렇다면, 올해의 1월 증시는 어떨까? 3번 중의 2번은 오른다는 확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은 강세 국면이라는 점에서 이번 1월 장세도 낙관하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다 무엇보다도 올해 증시가 긍정적이다. 지난해 말 국내 각 증권사의 2007년 증시 전망을 살펴본다면, 낙관론 일색이었다. 증시를 전망하는 중권사마다 앞 다투어 상승 목표치를 상향조정하는 통에, 전망을 일찍 발표한 증권사일수록 본의 아니게 제일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는 결과가 될 정도로 올해 증시는 긍정적인 의견이 많다. 더구나 우리나라 증권사뿐 아니라, 골드만삭스, UBS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들도 올해 우리나라의 증시를 대단히 좋게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올해에 우리나라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거기에다 이제까지 다소 보수적인 의견을 내놓았던 크레디스위스 증권 같은 증권사들도 지난해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의 증시에 비하여 많이 오르지 못하여 오히려 이제는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주가가 낮다는 이유를 들면서 낙관적인 의견으로 바꾸고 있을 정도이다. 낙관론 일색인 올해 증시 전망을 놓고 본다면, 누구나 기대감으로 인하여 1월부터 매수에 힘쓸 터이고, 이로 말미암아 증시는 1월 효과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급 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경우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시장에서 한 해 내내 순매도로 일관하였고, 이들이 빠져나간 매수세의 빈 틈을 기관들이 메우는 격이었다. 강력한 매수세의 한 축이 무너졌으니 주가가 크게 오르기는 어려웠던 것. 그러나 올해에는 더 이상 지난해 같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일변도 공세는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인들이 지난해 내내 매도한 탓에 이들의 한국 주식 보유 포트폴리오가 웬만큼 조정이 되었고, 그러기에 이제는 더 이상 이들이 공격적으로 매도할 물량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더구나 설령 보수적으로 따져 외국인들이 올해에는 매도하지도 않겠지만 적극적으로 매수하지도 않아서 매수와 매도에 균형을 보일 전망이라고 치자. 그렇다고 할지라도 이는 지난해에 비하여 엄청나게 수급이 개선된 결과가 된다. 따라서 올해 장세는 작년보다는 훨씬 좋을 것으로 기대될 수밖에 없다. 그만큼 1월 효과는 강력해질 수 있겠다.

전통적으로 1월에는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들이 장세를 선도하는 경향이 높았다. 실제로도 그러하다. 역시 데이터가 실증해주고 있다. 추세적으로 강세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할 수 있는 2004년 이후 3차례의 1월 증시에서 대형주의 상승폭이 중형주나 소형주의 상승폭에 비하여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1월 효과를 기대하고 종목을 고른다면 아무래도 대형주의 범위에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1월 효과를 기대한다고 하여 반드시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예컨대 증시 한켠에는 원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걱정도 여전히 살아있고, 그러니 이로 인하여 국내 수출 경쟁력이 저하되고, 국제수지가 악화될 것이며 무엇보다 국내 경제의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1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증시에 자칫 환율 하락, 경기둔화 우려감 등이 복병이 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위험이야 있겠지만, 1월 효과는 기대하여도 좋지 않을까?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