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매니아 운영하는 모자 창업자.
청년 실업과 노령화 사회, 불안정한 직장 생활 등에 따른 경기 불황 타개책으로 ‘가족창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 창업전문가들도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창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족창업에는 부부창업, 형제창업, 부자창업, 부녀창업, 모자창업 등이 있다. 그러나 실업문제 해결과 한 가족의 생계 수단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와 자식이 함께 하는 부자창업의 의미가 더 크다. 부자창업은 부모의 경험과 자본, 신세대 자녀의 아이디어와 적극성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장점이 있다.

창업의 성공 키워드는 ‘소비자에게 감동을 주는 전략’이다. 고객의 사랑을 통해 운영되는 매장에 가족의 사랑이 곁들여짐으로써 경쟁력이 배가되는 것이 가족창업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이점이라 할 수 있다.

자식의 부족한 점, 부모가 챙겨줘

부자창업의 경우에는 자녀의 경험이 짧아 종업원 관리나 고객 접대에 미흡한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럴 경우 부모가 옆에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베트남쌀국수 전문점인 ‘호아센’(www.hoasen.co.kr) 여의도점을 운영하고 있는 공형식(32) 씨는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어머니인 백옥자(63) 씨의 도움을 받고 있다. 공 씨가 처음 베트남쌀국수 전문점 창업을 결심했을 때에는 가족의 반대가 심했다.

백 씨는 “사업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그만둔다고 해서 반대했다”며 “그러나 아들이 자신감을 보여 결국 창업을 도와주게 됐다”고 말했다.

매장의 전반적인 운영은 공 씨가 책임지며 어머니는 고객이 많이 몰리는 저녁시간대에 나와 서빙 등을 도와준다. 공 씨는 “매장을 운영하면서 종업원 관리에 어려움이 있거나 주변 동종 업종과의 마찰이 발생할 경우 어머니가 조금씩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공씨는 현재 주말 매출을 올리기 위해 할인이벤트 실시 및 서비스 메뉴 제공 등의 마케팅 전략을 구상 중에 있다.

퓨전해물포차 ‘조치조치’(www.jochijochi.co.kr) 분당야탑점의 박경렬(27) 사장은 아버지의 권유로 창업에 뛰어든 사례다. 음식점 등의 장사경험이 많은 아버지 박래만(54) 씨는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던 중 아들에게 함께 창업할 것을 권했다. 박 사장도 어릴 때부터 장사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2년 정도 지난 후에 창업할 계획이었지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다니던 광고회사를 그만뒀다.

창업 준비는 아버지가 했다. 장사 경험이 많아 모든 부분을 세세하게 점검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마무리 단계에서 합류했다. 현재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것은 박 사장이 맡고 있다. 서비스업 경험은 노래방에서 1년 정도 아르바이트를 한 것이 전부인 그는 여러 면에서 아버지에게서 장사의 기본 원칙을 배우고 있다. 박래만 씨는 매일 매장에 나오면서 오픈 준비 등을 점검해 주고 있다. 또한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들에게 나이 많은 직원 대하는 법 등 경험에서 나오는 도움을 주고 있다.

박 사장은 “아버지와 공동으로 매장을 운영하면서 가족 관계도 더욱 돈독해졌다”며 “이전에는 깊은 대화를 나눌 기회가 적었는데, 지금은 공통 화제가 있어 많은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 크게 줄여

군대를 제대하거나 대학을 졸업한 후 불안정한 직장생활보다는 창업을 권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퓨전치킨전문점 ‘치킨매니아’(www.cknia.com) 불광점의 이희덕(49), 김종훈(24) 모자가 그 경우다.

조그만 상가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이 씨는 아들이 군대에서 제대하자 창업을 권유했다. 이 씨는 “불안정한 직장생활보다는 장사를 배우는 게 낫다고 생각했고, 다행히 아들도 찬성했다”고 말했다. 치킨을 좋아했던 김 씨는 가격은 중간대이면서도 맛은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치킨매니아로 결정했다. 세계의 다양한 치킨요리를 선보인다는 것도 김 씨가 선택한 이유 중 하나다.

주방은 이 씨가, 홀서빙과 배달은 김 씨가 맡기로 했다. 김 씨가 배달을 갈 경우에는 이 씨가 주방과 홀을 번갈아 가며 일을 했다. 손님이 맞은 주말에는 아버님인 김두귀(54) 씨도 한몫 거든다.

김 씨는 “주택가이면서 동네 상권이라 조금만 실수해도 입소문이 금방 퍼진다”며 “양심적으로 원칙에 충실한 결과 고객의 90% 이상이 단골이다”고 말했다.


예비창업자 선호 아이템 '퓨전ㆍ웰빙' 44%

예비창업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 아이템은 퓨전주점과 웰빙 관련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전문컨설턴트사인 (주)창업경영연구소(www.icanbiz.co.kr)는 새해 들어 창업설명회와 세미나 등에 참석한 예비창업자 558명(남 426명, 여 132명)을 대상으로 1월 8일부터 19일까지 창업하고 싶은 아이템, 경제전망 등에 대해 설문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금에 관계없이 창업하고 싶은 아이템으로는 ‘퓨전주점’이 전체 응답자의 2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유로는 창업이 용이할 것 같고, 대중성이 있다는 답변이 주를 이뤘다. 해산물전문점이나 건강보조식품 판매 등의 웰빙 아이템으로 창업하고 싶다는 응답은 21%를 차지해 뒤를 이었다. 이밖에 피부관리전문점, 화장품ㆍ헬스케어전문점, 생맥주전문점, 환경개선업, 커피전문점, 전통음식전문점 등도 선호 아이템으로 꼽혔다.

특히 퓨전주점은 예비창업자들이 포화상태에 있다고 분석하고, 피하고 싶은 아이템으로도 많이 거론해 양면성을 보였다.

혈액형별로는 O형이 35%(192명)로 가장 많았다. A형은 25%(138명), B형은 26%(144명), AB형은 14%(74명) 순이었다. O형의 60% 이상은 퓨전주점이나, 분식, 해물 등의 외식 아이템을, 나머지는 피부나 세탁업 등의 서비스 업종을 선택했다. A형의 경우에도 외식업 선호도가 85%나 됐다.

선호 아이템으로는 퓨전, 생맥주, 커피, 일식 등이다. B형의 경우에는 외식업과 유통업에 대한 선호도가 비슷하게 조사됐다. 외식업 중에는 커피, 치킨, 퓨전 한정식 등이 선호됐다. 반면 피부나 미용 등의 서비스 업종 아이템 선호도는 낮았다. AB형은 외식업, 유통업, 서비스업 모든 분야에서 선호도가 비슷했다. 특히 어린이 교육 아이템이나 여행, 인테리어 관련 아이템에 대한 관심이 타 혈액형보다 높았다.

올해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80% 이상이 지난해보다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 응답했다. 62%(348명)는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답했고,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도 21%(114명)나 됐다.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7%(96명)에 불과했다.


부자(父子)창업 성공을 위한 5계명

1. 사랑과 신뢰가 경쟁력이다

성공에 대한 기대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공유해 가족끼리 힘을 얻고 부담을 덜어야 한다. 부자 간의 단합과 신뢰가 필수다.

2. 철저한 업무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각자 가장 잘할 수 있는 업무를 분담하여 업무의 중복이나 책임 소재의 분명히 해야 경쟁력을 높인다. 부자창업도 손발이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3. 철저한 시장조사와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부자창업은 서로 사장이자 종업원이다. 따라서 부자가 함께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부자 간의 취미나 적성을 고려하여 회전주기가 긴 업종 중심으로 아이템을 선정하라.

4.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라

부자창업은 자칫 서로에게 일을 떠넘기는 상황으로 인해 마찰이 발생할 수 있다. 게으름을 피우거나, 초기 창업 때의 마음을 잃어버릴 경우도 있다. 효율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일할 때는 성실해야 한다.

5. 매출ㆍ수익을 철저히 기장하고 배분하라

창업은 전쟁이다. 매출과 수익 기장을 철저히 하고 입출금 관리를 투명하게 하는 것은 기본이다. 또한 업무의 범위에 따라 수익 배분을 함으로써 노동에 대한 경과를 수익으로 공유해야 한다.

호아센 운영하는 모자 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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