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왕복 항공권이 9만원? 9만원만 내면 다 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여기에는 양국 공항이용세와 관광진흥기금, 유류할증료, 전쟁 보험료 등이 추가로 붙는다. 평균 9만원 정도 더 든다. 중국뿐 아니라 이런 추가 비용은 다른 지역, 항공편을 이용해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항공권 가격이 떨어진 만큼 이들 비용을 더 내는 것이라고 얘기하는 이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중국행 항공권 가격이 내렸다고 이들 추가 비용이 새로 생긴 것은 아니다. 예전에도 지불한 비용인데 항공사에서 티켓 발권 때 일괄적으로 거둬들이도록 한 것만 달라졌다. 이런 부대 비용은 항공권 가격 인하와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이 중 유류할증료란 오일 가격이 치솟으면서 2년여 전 새로 생겨난 부담이다. 기름값이 오른 만큼 4만원 정도를 추가로 받는다. 예년에도 10만원대 항공권이 더러 돌아다니기도 했는데 지금 10만원짜리 항공권에 유류할증료를 더하면 결국 14만원으로 별 차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 항공권이 비교적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고 가격 인하가 대세가 돼버렸다는 점에서 차이를 달리한다.

또 최근 싸게 판매되는 이들 저가 항공권에는 약간의 함정(?)이 있다. 예를 들면 일정이나 여정을 변경할 수 없거나 변경할 경우 추가 수수료를 내야 하는 것 등이다. 또 일반 항공권은 보통 1년이 유효기간인데 최근 10만원대 항공권은 2월 한 달 이내에만 써야 되는 조건이 달려 있기도 하다. 창구를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서만 예약,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 싸게 판매되는 중국행 항공권을 구입할 때 수화물 용량 한도, 유효기간, 일정 변경 여부 등을 확인해야만 낭패를 면할 수 있다.

때문에 국내 항공사들이 굳이 ‘항공권 가격 인하’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런 제약 조건들을 가진 ‘특가 상품’을 내놓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가격 자체를 떨어뜨린 것이 아니라 항공권도 상품인 만큼 싸게 내놓은 비수기용 한시적 ‘떨이 상품’이라는 개념이다.

10만원대 중국행 항공권이 이슈로 등장하자 제주행 항공 요금도 비교 대상으로 떠올랐다. 17만원 가량인 서울~제주 왕복항공권 값보다 싸기 때문이다. 중국 산둥성과 제주 두 지역은 모두 거리상으로도 비슷하다. 500km 내외로 한 시간 정도 비행거리. 2월 한 달간은 제주도보다 중국을 더 싸게 갈 수 있는 셈이다.

한편 인천공항에서 태국으로 가는 항공권의 평균 시세는 30여 만원. 보통 5시간 걸린다. 때문에 배우성 동방항공 기획홍보실장은 “5시간 비행하는 태국행 항공료 가격과 1~2시간 타고 가는 중국행 항공료가 엇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는 그동안 중국행 항공료에 약간의 거품이 끼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박원식차장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