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자산운용사 릭소와 의향각서 체결… 8종목 상장 제시주가지수 연동펀드… 투자자가 주식거래하듯 직접 사고 팔 수 있어

ETF는 특정한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펀드다. 사진은 시중은행 창구에서 해외펀드 안내를 받고있는 고객모습
증권선물거래소의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외 주식 등 자산에 투자한 해외 펀드의 규모가 2004년 말만 하더라도 6조8,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으나, 작년 말에는 비약적으로 늘어 그 규모가 모두 25조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 2년 사이에 해외펀드의 규모가 거의 4배 수준으로 급증한 셈이다.

이제는 해외펀드가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에는 투자할 곳이라고는 국내 시장밖에 없었기 때문에 주식시장이 좋지 못하면 채권으로, 혹은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려다녔으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해외라는 또 하나의 좋은 투자처가 있으니 말이다.

특히 작년의 경우, 국내 증시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하였던 데 비하여 중국이나 베트남 혹은 인도 등에 투자한 해외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펀드에 대한 일반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다 최근에는 국내 증권시장이 코스피지수 1,450선을 중심으로 하여 크게 상승하지도, 그렇다고 하락하지도 않는 가운데 엉거주춤한 모습을 드러내자 더욱 더 해외 펀드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해외펀드라고 하여 마냥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외 주가가 항상 오른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나 베트남 증시의 경우, 기업 가치에 비하여 주가가 다소 고평가되었다는 우려와 함께 고점에서 급락하는 양상을 종종 드러내곤 하여서 정작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해외펀드에 어떻게 투자하여야 할지 고심하는 눈치이다.

해외펀드는 자금을 운용하는 운용사나 혹은 펀드매니저의 역량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경향이 높기에 선택하는 데 더욱 더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같은 차이나 펀드라고 할지라도 어느 종목을 얼마나 펀드에 편입하였는지에 따라 수익률에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노릇. 어떤 펀드는 수익률이 뛰어난 반면, 또 다른 펀드는 수익률이 저조하였다.

하지만 과거에 투자 성과가 좋았다고 하여 이러한 성과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진다는 법은 없다. 그러니 투자자들로서는 더욱 더 펀드를 고르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투자 성과가 그야말로 실력이었는지 아니면 다소간 행운이 작용한 결과인지를 판별하려면 통계학적으로 75%의 신뢰도를 갖는 조사 자료를 얻기 위해 최소 16개에서 많으면 최대 115개의 실적 결과치가 필요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여 최소한 16년에서 최대 115년이 지나야 비로소 그가 ‘실력 있는' 펀드매니저인지 여부를 알게 되고, 그것도 고작 75%의 신뢰도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사실상 펀드매니저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대단히 어렵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투자자가 직접 투자

그러나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는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7월부터는 국내에서 직접 해외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투자 수단이 하나 더 생기는 셈이므로 의당 환영할 일. 거기에다 ETF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이므로 수익률이 펀드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장점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지난 3월 23일, 증권선물거래소는 해외 증시의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한 해외 ETF를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하여 유럽 최대의 자산 운용회사인 릭소(LYXOR)사와 의향각서(MOI)를 체결하였다. 이에 따라 아직은 의향각서를 체결하는 단계이지만 일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풀릴 경우, 7월부터는 우리나라 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직접 해외 ETF를 거래할 수 있을 것이다.

ETF(Exchange Traded Fund)란 특정한 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국내 코스피지수의 움직임과 연동되는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가 하나의 ETF가 된다. 그런데 ETF와 비슷한 것에 인덱스 펀드가 있다.

인덱스 펀드 역시 주가지수의 움직임과 연동되는 수익률이 결정되도록 만들어진 점에서 ETF와 같다. 다만 인덱스 펀드는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맞추도록 주식을 적절히 편입하여 직접 만들어진 펀드를 뜻하고, ETF는 인덱스 펀드를 기초로 하여 발행되는 수익증권이나 뮤추얼 펀드 주식을 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얼핏 보기에 비슷하지만 양자 간에는 증권거래소에서 마치 주식처럼 거래되는지의 여부에서 크게 다르다.

인덱스 펀드는 실제로 만들어진 펀드이기에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지만, ETF는 인덱스 펀드를 기초로 하여 발행된 것이므로 거래소에서 마치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결국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ETF에 투자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려면 은행이나 증권회사 등 펀드를 판매하는 판매 창구를 통해야 하지만, ETF의 경우는 주식에 투자하듯이 거래소에서 직접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한다.

또한 투자금액을 회수할 때에도 차이가 있다. 인덱스 펀드의 경우는 운용회사에 펀드의 환매를 요청해야 하고, 환매 요청을 한 이후에도 입금이 되기까지 며칠을 기다려야 하지만, ETF의 경우는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직접 매도하고, 매도거래가 체결된 이후 이틀 만에 현금으로 찾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더구나 ETF의 장점은 수수료가 인덱스펀드에 비해 저렴하고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주가지수의 움직임을 추적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므로 예컨대 주가지수가 10% 상승하면 굳이 거래소에서 가격을 조회해보지 않더라도 ETF의 수익률도 10%와 엇비슷한 수준이 되리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와 7월 중 해외 ETF의 국내 상장을 목표로 의향각서를 체결한 릭소사는 거래소에 대하여 MSCI 아시아퍼시픽지수(MSCI AC Asia-Pacific ex Japan), 중국항셍지수(Hang Seng China Enterprise Index), MSCI 인도지수(MSCI India), MSCI 월드지수(MSCI World), MSCI 유럽지수(MSCI Europe), 다우존스유럽지수(DJ Euro Stoxx50), MSCI 미국지수(MSCI USA), 일본 TOPIX지수 등을 추적하는 ETF 8종목의 상장을 제안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안정에도 도움

투자자들은 투자하기가 비교적 쉽다. 예컨대 앞으로 중국의 항셍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항셍지수를 추적하도록 설계된 해외ETF를 매수하고, 반대로 이제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매도하면 된다.

물론 지금도 해외펀드 중에서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해외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수익률을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해외ETF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해외펀드에 비해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으므로 같은 효과를 얻으면서도 훨씬 편리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해외 ETF가 국내에 상장되어 거래가 활성화되면 달러/원 환율이 안정되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 보고 있다.

즉 해외 증시에 상장되어 있는 ETF를 사들여 와서 국내 증시에서 매매하는 형태이므로 투자가 늘어날수록 해외 ETF를 매수하기 위한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나게 되고 이는 결국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해외 ETF의 상장은 일반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투자 상품이 다양화해진다는 측면에서 큰 의의가 있다. 국내에 투자할 것인지, 해외펀드에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ETF에 투자할 것인지 ‘입맛’대로 고를 수 있게 되므로 그만큼 좋아졌고, 또한 안방에서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편리해졌다.

증권거래소가 유럽의 릭소사와 해외 ETF의 국내 상장을 위한 의항각서를 체결, 7월부터 우리 증시에서 직접 해외 ETF응 거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사진은 우수고객 해외펀드 투자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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