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 보험으로 '광박' 피하고 꾸준한 투자로 '피박' 면해야

국민의 유희놀이인 고스톱을 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왕 게임을 시작했으니 이기는 것이 목표다.

그렇다면 이기기 위해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나의 패가 무엇인지 파악하고(知己), 바닥에 깔린 패를 확인한 뒤, 이번 판에서는 어떻게 점수를 내서 이겨야겠다는 전략을 세울 것이다.

물론 게임 도중에 예기치 않은 변수에 따라 전략을 수정하기도 하고, 상대가 어떤 패를 가지고 있는지(知彼), 또 어떤 패를 가져가는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을 것이다.

현재 파악하고, 주위 환경 살펴라

눈을 돌려 우리의 삶을 보자. 라이프 플랜, 즉 인생 계획이라는 것도 고스톱 게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단지 고스톱에 비해, 삶이란 게임은 시간이 길고 단 판 승부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것을 빼면 인생은 고스톱과 닮은꼴이다. 그러므로 라이프 플랜을 세울 때도 고스톱을 할 때처럼 하면 된다.

우선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내 삶의 패를 들여다보자. 패는 ▲나의 능력 ▲수입 규모 ▲지출과 부채 ▲가장, 남편, 직장인으로서 내 역할 ▲현재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 할 수 있는 일 ▲앞으로 해야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등 모두 6장이다.

이때 명심할 일은 지나간 판의 패에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다. 과거 집착은 현재의 내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과거는 반성을 통한 발전의 발판으로 남겨두면 된다. 앞으로의 승패는 현재 내가 무엇을 향하고 어떤 노력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

다음은 내가 처한 환경, 주변의 환경, 나아가 사회적인 환경까지 살펴봐야 한다. 고스톱 판에서 바닥에 깔려 있는 패를 확인하는 것과 같다. 바닥에 깔려 있는 패를 확인함으로써 나의 전략과 방향이 확실하게 결정될 수 있다.

그것이 끝났다면 이제 구체적으로 인생 계획을 세워보자. 고스톱 판에서 항시 존재하는 고위험은 ‘광박’과 ‘피박’이다. 이를 인생 계획에 대비시키면 광박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질병이나 사고 등의 위험이며, 피박은 노후대책 미비로 맞는 고달픔이라고 말할 수 있다.

광박을 피하려면 광을 최소한 한 장이라도 따야 하는 것처럼 인생에서 위험을 최소화하려면 보장성 보험을 하나 정도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피박을 면하려면 판이 끝날 때까지 피를 최소한 6개 이상 확보해야 하는 것처럼, 준비 안 된 노후의 비참함을 피하려면 삶이 끝날 때까지 꾸준하고 열심히 돈을 모아 두어야 한다.

인생 대소사 사이 개인 목표 채워 넣기

라이프 플랜을 세운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인생에 있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것이 바로 라이프 플랜이다. 여기 30세 가장인 김 과장의 라이프 플랜을 보자.

김 과장에게는 교사 부인과 유치원생 아들, 어린이 집에 다니는 딸이 있다. 앞으로 김 과장이 겪을 일은 몇 년 전에 마련한 집의 평수 늘리기, 대출금 갚기, 개인 사업 구상, 퇴직, 노후맞이 등이 있다.

또 아이들은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에 진학하고, 졸업 후엔 취업과 결혼을 하게 된다. 물론 김 과장이 살아가면서 중간중간에 희로애락의 다양한 변곡점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다 고려하고 가족의 라이프 플랜을 완성했다.

<표 - 김씨의 라이프 플랜>

개인연금 필수 시대, 지출관리 최우선

아래의 표는 ‘노후를 위해 필요한 준비자금은 얼마일까’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다. 표에서도 알 수 있듯 노후 자금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1억원 이상 ~7억원 미만의 돈을 생각하고 있다. 7억 이상이라는 응답도 전체의 17.4%를 차지한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노후 자금의 규모를 보고, 그럼 나는 얼마가 필요한가를 다시 생각해보면서 보다 현실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노후대책 마련을 위해 많은 사람들은 연금에 가입한다. 그렇다면 연금으로 충분할까? 대한상공회의소의 여론조사 결과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연금으로서 ‘충분하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7%에 불과하다. 63.3%가 ‘부족하다’고 답했고, ‘상당히 부족하다’라는 대답도 27.2%나 된다.

즉, 공적연금으로는 충분한 노후 준비가 어렵다는 말이다. 따라서 공적 연금은 가장 기초적인 생활비로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별도의 연금을 준비해야 한다. 이때 라이프 플랜에 따라 현재부터 은퇴까지 실제로 내가 일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확인하고 그에 맞게 개인연금 불입 규모를 결정한다.

이때 역시 가장 중요한 게 역시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한 달에 내 수입이 얼마인가를 알고 수입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내가 어디에 어떻게 얼마를 사용하는가를 파악하고 관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목표대로 인생 만들어 가기

고스톱 판에서 내게 돌아오는 패와 바닥에 깔리는 패는 처음부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 인생의 패는 다르다. 주변의 환경은 처음부터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나의 노력 여하에 따라 내 패는 더 나은 방향으로,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는 있다. 라이프 플랜이 중요한 이유다.

라이프 플랜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실천하면 된다. 작은 빗방울이 모여 바다가 되는 것처럼 작은 목표와 성공들이 모이고 쌓여서 인생이 완성되는 것이다. 문제는 행동이다. 그러니 라이프 플랜을 짜지 않았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한다.


김정기 ㈜케이리치 연구원 zuka@kri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