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스터디 엠베스트 김성오 대표의 '성공 노하우'마산서 기업형 약국 일군 약사 CEO… 분야다른 학원사업서도 발군의 실력"확신과 실천은 성공으로 가는 길"… 최근 '육일약국 갑시다' 책 펴내

메가스터디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고등학생이나 그 또래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에게 널리 알려진 온라인 교육업체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코스닥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린 기업으로 꽤 익숙하다.

메가스터디 성공신화는 스타강사 출신의 창업자 손주은 대표가 첫 장을 썼지만, 지금은 ‘2장’을 함께 써내려 가는 든든한 파트너가 있다. 중등부 온라인 교육사업을 이끌어가는 김성오(49)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대표가 바로 그다.

강사에서 시작해 큰 교육기업을 일군 손 대표만큼이나 김 대표의 경력도 남다르다. 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고향 마산에서 10여년간 약국을 운영했던 약사 출신의 최고경영자(CEO)다.

김 대표는 자신의 약국을 반석 위에 올려 놓은 뒤 제조업체 대표로 변신해 성공을 거뒀고, 이어 처남인 손 대표의 권유로 합류한 온라인 학원사업에서도 그만의 경영철학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책을 한 권 써냈다. 특이한 경력의 김 대표에게 출판사가 먼저 제안을 했지만, 내심 자신의 성공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널리 공유하고 싶었던 터라 흔쾌히 수락했다.

사실 요즘에는 성공한 사람도 많고 성공신화도 흔하다. 때문에 성공스토리를 다룬 책이 쏟아져 나와도 다 그게 그것 같다. 출판사들은 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비슷한 책을 기획하고 발행한다. 어느 정도는 팔리기 때문일 게다.

그럼에도 김 대표의 이야기는 좀 다른 점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펴낸 출판사의 마케팅기획 담당자는 “개인적으로 ‘성공스토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원고를 읽으면서 김성오라는 사람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참 좋았다”고 전했다.

편견 없는 독자의 입장에서 책을 읽어보았다. 잘 읽혔다. 이야기가 생생하고 문체도 쉬운 데다 가슴을 은근하게 움직였다. 그런데 필자는 태어나서 처음 책을 썼다고 한다. 도대체 비결이 뭘까.

“글쎄요, 글 솜씨는 내세울 게 없어요.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자신합니다. 아마 진실을 담아 솔직하게 쓰다 보니 읽기 수월해진 것 아닐까요.”

김 대표는 “흔히 책에서 볼 수 있는 그런 이야기가 아닌, 살아 있는 내 이야기를 99% 이상 쓰려고 노력했다”며 “나의 경험, 아이디어, 노하우를 독자들이 읽고 공감하고 실제 활용한다면 그것만으로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성공비법은 눈길을 확 잡아 끌거나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말 그대로의 비법은 아니다. 오히려 어찌 보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들이다. 하지만 평범함 속에 있는 진리를 사람들은 좀체 알아채지도, 실천하지도 못한다.

이번에 김 대표가 쓴 책의 제목은 <육일약국 갑시다>이다. 육일약국은 그가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내려가 600만원의 빚을 얻어 처음 차린 약국이다. 약국 이름이 좀 특이하다 싶었는데 거기엔 깊은 뜻이 숨어 있었다.

“육일약국이라는 이름은 1주일에 6일만 연다는 뜻입니다(그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제가 처음 약국을 차렸을 때는 요즘과 달라서 대부분 약국이 일요일에도 영업을 했었죠. 그래서 손님들이 혹시 일요일에 제 약국을 찾아 헛걸음을 하시지 않도록 이름을 아예 그렇게 지었지요.”

단순한 듯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작명이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고객에 대한 깊은 배려가 담겨 있다. 사실 육일약국으로 이름을 지은 그 발상은 김 대표를 성공으로 이끈 정신의 핵심 키워드와 직접 맞닿아 있다. 고객 최우선주의, 달리 말하면 ‘섬김의 비즈니스’다.

일화 한 토막이다. 김 대표의 고향 마산은 바닷가 도시다. 당연히 생선과 해물을 파는 어시장에서 생계를 어렵사리 꾸려가는 사람들도 많다. 그는 하루종일 고단하게 생선을 팔다가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할머니들을 보면 곧잘 약국에서 뛰쳐나가 그들의 손을 잡았다.

“할매요~! 할매요~! 오늘 많이 팔았는교?” “아이고, 박사님 손 더럽심더.” “더럽긴요! 할매요, 글고 지는 박사 아니라 약삽니더. 박사 아니라예. 그런데 신경통은 좀 어떠신교?”

오랫동안 어시장에서 일한 아낙네들의 손은 아무리 씻어도 씻겨지지 않는 바다의 짠내와 생선의 비린내가 배어 있다고 한다. 그런 손을 한국에서 제일 좋다는 대학교를 졸업한 젊은 약사 양반이 덥석 반갑게 잡아주니 할머니들의 마음이 얼마나 뭉클했을까.

어떤 의도가 있는 행위는 누구나 금세 알아채는 법이다. 하지만 진심이 담긴 말과 몸짓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돼 있다. 김 대표는 항상 약국을 찾는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일을 행했다.

변두리 외진 곳에 있는 코딱지만한 영업장에 형광등을 무려 25개나 달아 어두운 밤에도 고객들이 약국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든지, 고객들이 약국을 편하게 드나들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은 좋은 구경을 하도록 마산에서 두 번째로 자동문을 설치했던 일 등은 그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에피소드다. 당장의 이익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한 것이다.

이런 정성 덕택에 육일약국을 찾는 고객은 나날이 불어났다. 사세가 번창해 마산역 앞으로 이전했을 때는 약사 13명을 둔 기업형 약국으로 거듭났다. 이름이 널리 알려져 마산뿐 아니라 경남의 여러 도시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는 단골들도 꽤 많았다.

이처럼 약사로서는 큰 성공을 거둔 그는 어느날 학원사업을 함께 해보자는 처남의 제안을 받고 새로운 길에 나섰다. 가족의 반대가 컸지만 사회의 인재를 키우는 일이 보람될 것으로 여겼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생전 처음 하는 일인데 과연 성공을 자신할 수 있었을까.

“약국을 하면서 비즈니스의 원리를 깨달았기 때문에 업종을 바꿔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요. 사람의 마음을 얻는 법, 그래서 1명의 고객을 2명의 고객으로 만드는 힘, 바로 그게 어떤 사업에서도 통하는 비결입니다.”

김 대표는 한 사람의 고객이 왔다가 돌아가면 3단계로 고민을 해본다고 한다. 고객이 만족했을까, 다음에 또 올까, 그리고 다른 고객을 데려올까. 바로 이 세 가지다. 아울러 한 번 찾은 고객이 돌아갈 때는 ‘고마움’이나 ‘미안함’, 이 둘 중에 하나는 가슴에 담아가도록 노력한다고 한다. 모두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한 그만의 원칙이다.

메가스터디 엠베스트는 출범 4년 만에 시장점유율 39%에 달하는 온라인 중등교육 사이트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물론 처음엔 아무 기반도 없었고 고객도 없었지만 김 대표 특유의 경영철학으로 여기까지 왔다.

“세상에는 학원도 많고 온라인 교육사이트도 많은데 특별히 우리를 찾은 학생과 학부모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 고마움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지도하다 보니 좋은 반응을 얻게 된 거죠.”

김 대표는 직장인이든 자영업자든 버거운 삶에 위축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경험에서 ‘희망’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 희망은 평범한 사람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과 실천이다.

“이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능력과 자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편견이 깨졌으면 합니다. 제가 실천해온 것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들입니다. 정성과 노력으로 작은 일에 충실하면 반드시 큰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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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현 기자 unyo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