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는 이제 Chief Ethical Officer… 깨끗한 이미지가 기업의 살길

신뢰를 경영의 최우선적인 모토로 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삼성, LG, 현대, SK 등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그룹 차원의 실천 요강을 내놓았고 포철, KT 등 과거 공기업으로 정치권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기업들도 투명ㆍ자율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 선진기업문화로 정착

‘윤리경영’은 기업의 사회환원을 중시하는 서양 선진기업들을 중심으로 시작됐다.

투명한 거래관계나 뇌물수수금지 등 기업의 도덕성을 높이는 것에서부터 광범위하게는 불우이웃돕기, 문화행사, 자원봉사 등의 사회공헌활동도 포함한다. 비즈니스위크가 최고경영자를 뜻하는 CEO를 ‘Chief Ethical Officer’로 명기한 것을 보면 경영자의 최고 덕목이 이제는 ‘윤리성ㆍ도덕성’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에선 투명하지 못하고 뒷거래가 많은 기업거래가 결국은 외환위기와 국가부도를 불러왔다는 자성이 확산되면서 시작되었다.

황토 한방피부관리전문점 '모모케어'

여기에 IMF 환란 이후 기업에 대한 은행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은행이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갖게 됐고 그런 은행을 비롯하여 신용평가기관들도 ‘윤리ㆍ정도경영’을 중요한 기업평가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윤리경영’을 가속화시킨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기업회생의 돌파구로 작용

최근 기업들은 윤리경영을 ‘생존전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경련이 회원사 상장사 5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윤리경영에 대한 기업의 인식변화를 잘 보여준다.

92년 조사에서는 윤리경영이 ‘사회적 책임’ 때문에 필요하다는 대답이 92.2%에 달했으나 재작년에는 60%선으로 떨어졌다.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다’는 말은 이미 재계에선 보편화 된 지 오래고 깨끗한 경영으로 쌓은 믿음을 바탕으로 수익을 창출하자는 ‘마케팅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다.

신세계의 경우 윤리경영을 처음 시작했던 1999년 당시 주가가 5만원대였는데 지금은 30만원대로 올랐다. 기업신용등급도 BBB에서 AA+로 6단계가 상승했다.

프랜차이즈 '빈스'의 피자

신세계 구학서 사장은 임원회의에서 “뇌물을 줘야만 도산 위기의 회사를 살릴 수 있다면 차라리 회사를 죽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윤리경영을 바라보는 시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실천하는 중소업체들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윤리경영’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중소업체들의 방식은 종업원교육이나 기업이미지에 중점을 둔 대기업들보다 좀 더 실질적이다.

치킨ㆍ피자전문점 ‘빈스(www.binskorea.co.kr)'는 정직한 프랜차이즈 운영이라는 경영이념에 걸맞게 ’가맹비환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본사와 가맹체결 이후 가맹을 해지하려고 할 때 남은 계약기간을 환산해 가맹비를 돌려주는 제도로서 국내에 이 제도를 채택한 프랜차이즈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그 수가 적다.

빈스의 홍명식 대표는 “가맹점과 본사가 함께 잘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가맹본사의 배만 불리는 프랜차이즈업계의 관행을 꼬집었다.

황토한방피부관리전문점 ‘모모케어(www.momocare.com)’를 운영하는 박병학 대표는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고용이 불안정하고 이직률이 높은 것이 피부관리업의 고질병이라고 생각한 박 대표는 ‘전직원의 정직원화’를 선언했다.

종업원이 행복해야 고객들도 편안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이는 결국 가맹점의 수익으로 되돌아온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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