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들, 대규모 네트워크 구성 확산… 영향력 강화·수입 확대 두마리 토끼몰이컨텐츠 강화로 세력화 나서… 대선후보도 초청"1인미디어 순수성 훼손 된다" 우려의 시선도

1인미디어의 총아로 떠오른 블로그가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세결집을 통한 영향력 강화와 수익의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움직임이다.

1인미디어라는 별칭답게 블로그는 각 개인이 운영하는 풀뿌리 미디어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인 언론이 편집원칙을 정해 구성원들이 그 원칙을 지키는 것과 마찬가지로 블로그도 나름대로의 편집방향과 원칙이 있다. 하지만 그 원칙이 백인백색이다. 1인이 편집장이자 기자인 형태의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1인미디어가 개설된 수로만 치면 국내에서도 1,000만개를 넘어섰으니 블로그의 확산은 거침이 없다. 풀뿌리 언론사 1,000만개가 개설돼 있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 가운데는 홀로 수만명의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블로그도 있고 월 수입 100만원에서 200만원을 기록하는 블로그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고, 개설된 1,000만개 블로그 가운데는 개설만하고 개점휴업 상태이거나 활동이 미약한 블로그가 대다수다. 열심히 활동하는 블로그도 정보기술(IT) 분야에 쏠려있는 편중도가 심해 아직은 다양성도 떨어진다.

이같은 상황에서 블로그 활동에 열심인 소수의 파워블로거들이 힘을 결집해보자는 움직임에 나선 것은 자연스런 흐름으로 읽힌다. 여기에는 기존의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이 좀 더 확실한 수익모델의 원천으로 UCC보다는 PCC를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한 몫 한다.

블로그 세력화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팀블로그다. 1인미디어인 블로그들이 공동의 주제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함께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 블로그들의 자발적인 세력화 움직임이며 끈끈한 결집이다.

그 자체의 성격만으로 보면 특정 주제의 전문 미디어로 평가된다. 블로그들이 자발적으로 뭉쳐 분야별로 ‘오마이뉴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팀블로그의 확산과 영향력 확대는 얼마전 메타블로그 올블로그가 선정한 2007년 상반기 톱100 블로그 결과에서 팀블로그인 무브온21이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이 여실이 보여준다. 무브온21말고도 영화 전문 팀블로그 ‘익스트림무비’, IT 전문 팀블로그 ‘스마트플레이스’도 톱10안에 선정됐다.

팀블로그의 확산과 약진은 앞으로도 계속될 트렌드로 점쳐진다.

팀블로그의 확산이 블로그들의 자발적인 세력화라면, 블로그 조직화를 꾸리는 좀 더 적극적인 움직임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메타블로그인 올블로그는 블로그 포스팅을 한 자리에 모아놓는데 그치지 않고, 특정 키워드를 기반으로 블로그 포스팅을 묶어 보여줌으로써 컨텐츠의 양적 질적 확대를 꾀하는 올블릿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블릿 서비스에 참여하는 블로그들에게는 광고수익도 배분하는 유인책을 활용한다. 이같은 조직화를 통해 자체 수익모델의 강화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설치형 블로그 툴 ‘태터툴즈’로 유명한 태터앤컴퍼니는 아예 파워블로거들만 네트워크로 묶는 작업을 시작했다. ‘태터앤미디어’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이 서비스는 각 분야의 파워블로거들만을 엮어 사실상 블로그 기반의 종합 미디어를 꿈꾸고 있다.

1인미디어의 연합체를 통해 광고주로부터 광고를 수주하고 이를 연합체에 참여한 블로거들에게 분배해주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이밖에 출범초기부터 인터넷 신문으로 등록하고 블로그 기반의 1인미디어 공동체를 꾸린 블로터닷넷도 IT분야의 파워블로거 네트워크로 주목을 받고 있다.

블로그들의 조직화를 꾀하는 이같은 움직임은 주로 블로그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자체 수익모델의 강화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비롯됐다.

블로그의 영향력 확대를 통해 비즈니스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지려는 전략이다. 이 때문에 블로그 관련 서비스 기업들간의 제휴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블로그 조직화와 이를 통한 영향력 강화 움직임은 대선의 길목에서도 감지된다. 태터앤미디어와 블로터닷넷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선후보 초청 블로거 간담회가 추진되는 것.

오는 10월1일 문국현 후보를 시작으로 대선후보와 블로거들간의 만남이 이뤄질 예정이다. 블로그 미디어의 영향력이 과연 대선에도 어느 정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이같은 블로그 조직화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감지된다. 블로그가 주목을 받은 것은 말 그대로 1인미디어라는 특성때문이었는데, 이를 조직화하는 것은 1인미디어의 독자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블로그가 자칫 왜곡된 상업화의 길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다.

최근 전통 미디어 기업과 블로그 미디어 관계자 몇 명이 모여 이같은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블로그의 조직화가 이날 모임의 주제였는데, 여기서도 블로그 조직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블로그 조직화가 사실상 블로그 서비스 기업들의 비즈니스 전략하에 추진되고 있고, 이는 곧 블로그의 상업화를 초래할 수 도 있다는 게 우려의 골자였다. 실제 블로거들이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이같은 제안을 하고 있다는 것은 자칫 블로그가 기업들의 홍보 매체로 전락할 수도 있는 얘기다.

블로그를 이용해 수익을 얻고자 하는 것은 나쁘다고 할 수 없으며 적극적인 수익발굴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미디어로서 그것도 새로운 미디어로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너무 간과되고 있지 않느냐는 얘기로 한참 공박과 주장이 오갔다.

블로그 조직화는 현재 ‘비즈니스 플랫폼’과 ‘미디어 플랫폼’ 두 가지 측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비즈니스 플랫폼은 블로그 기반의 수익기반 확대를 위한 블로그들간의 세력화이고, 미디어 플랫폼은 블로그라는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참여의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꾀하는 측면이다.

두가지가 함께 병행되는 전략이어야 하지만, 비즈니스 플랫폼에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한다.

기대와 우려속에 웹2.0의 총아 블로그는 지금도 생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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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