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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원자재 값 상승 끝이 안보인다
달러 약세·수요·공급 불균형·헤지펀드 투기 등으로 폭등 양상
원유·금값은 물론 비금속·농산물 값까지 치솟아 경제에 큰 부담

SK의 베트남 유전개발 현장

조지 소로스와 함께 1969년 퀀텀 펀드를 공동으로 창업하였던 짐 로저스라는 상품선물거래 전문가는 2004년 <상품시장에 투자하라>는 책에서 향후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당히 오랫동안 강세장을 보일 것이라고 일찌감치 예측한 바 있었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였다. 석유, 구리, 설탕, 커피, 밀 등 상품시장이 1980년대와 1990년대의 오랜 약세로 인하여 생산능력이 약화되었고 그로 인하여 상품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심화되었다는 것.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졌으니 가격은 오르는 일 외에는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후 실제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짐 로저스가 예상하였던 대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일방적인 수요 우위의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올해 들어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특히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이 아예 폭등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올라야 한다는 산유국 카타르 석유장관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제 시장에서 원유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수준을 넘어서서 이제 바야흐로 사상최고 수준인 배럴당 9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형편이며, 금과 은 등의 귀금속도 크게 올랐다.

또한 구리, 납, 주석 등의 비철금속의 가격에다 아울러 옥수수나 밀 등의 주요 농산물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가격이 오르지 않는 원자재가 없을 정도.

먼저 유가부터 살펴보자. 국제시장에서 원유가격은 연일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주 15일, 미국의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1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처음으로 배럴당 86달러 선에 이르렀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인플레를 감안할 때 과거에 유가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81년 3월의 84.73달러(당시 가격 37.48달러를 인플레를 고려하여 현재 가치로 조정하였음)이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아무리 비싸도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85달러 선을 넘기지 않았던 것. 하지만 그것도 옛날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국제 원유가는 지난 9월 중순에 사상최초로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섰는데, 그로부터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시기에 이제 배럴당 85달러 선을 돌파하였던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선에 올라서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귀금속 가격도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귀금속으로 손꼽히는 금의 경우, 최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12월물 선물가격은 온스 당 762달러로 치솟았다.

이 가격은 1980년1월 이후 무려 27년 만에 나타난 최고 수준이다. 또한 금만이 아니라 비금속의 가격도 폭등세이다.

구리의 가격은 올해 들어 33% 올랐고, 주석가격은 45%가 뛰었으며, 심지어 납 가격은 올해에만 무려 130%나 치솟았다. 그 외에 옥수수, 밀, 콩 등의 농산물 가격도 급등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이처럼 국제 원자재 가격이 연일 크게 치솟고 있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달러 약세가 주된 원인이다.







최근 미국이 달러 금리를 인하한데다 향후 추가로 인하할 공산이 높아지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 주식처럼 절대적인 가치를 매기기 어려운 금융상품과는 달리 국제 원자재는 뚜렷하고 확고한 실질 가치를 지니고 있다.

원유는 정제되어 휘발유 등 석유 제품으로 만들고, 금 같은 귀금속도 스스로 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며, 비철금속이나 혹은 농산물 등도 모두 실제로 활용되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달러의 가치가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돈’으로 매겨지는 상품의 가격은 의당 오를 수밖에 없다.

특히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산유국은 가치가 낮아지는 달러를 원유 대금으로 받으면 그만큼 덜 받는 셈이므로 원유가격을 인상하려는 것이다. 카타르의 석유 장관이 “국제 원유가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달러의 가치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짐 로저스가 지적하였듯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무너졌다

특히 수요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반면에 공급은 도무지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상품은 단순히 ‘발행’하기만 하면 시장에 공급할 수 있으나 상품은 그럴 수 없다. 무한정 공급하지도 못한다.

예컨대 금의 공급을 늘리려면 금광을 개발하여 땅을 파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단기간에 가능하지 않다. 원유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농산물의 경우는 올해 이상기온과 흉년으로 인하여 공급을 늘릴 수 없었다. 하지만 원자재에 대한 수요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세계 원자재의 ‘블랙 홀’로 간주되는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마켓의 경제 성장세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원유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도 10% 이상의 고도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덩달아 원자재 수요도 급증할 터이며 인도, 파키스탄 등의 이머징 마켓 국가들의 원자재 수요도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즉각 늘어나지 못하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

세 번째로, 거기에다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도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에 일조하고 있다. 헤지펀드는 금융상품이건 원자재건 가리지 않고 수익이 예상되는 곳이라면 어디나 파고든다.

작년이나 재작년 여름에 국제 석유제품의 재고부족이나 혹은 허리케인의 영향 등으로 인하여 국제 유가가 급등할 때면 어김없이 그 배경에는 헤지펀드들이 도사리고 있었던 터. 이번에도 마찬가지이다.

달러 약세에다 수급 불균형으로 인하여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자 헤지펀드들이 재빨리 상품 선물시장에서 사재기에 나섰고, 그것이 국제 원자재 가격을 치솟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아울러 국제 원유가의 경우는 중동 지역의 정치 불안이 공급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터키 정부는 쿠르드 족 반군 소탕을 위해 이라크 북부에서 군사작전을 벌일 태세이다.

터키 정부는 의회에 군사행동을 허가해줄 것을 요청해놓은 상태여서 자칫 중요한 석유 생산기지인 이라크 북부 유전이 생산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다. 이란 핵 문제도 아직 완벽하게 해결이 되지 않은 형편이어서 중동지역은 자칫 “건드리면 터질” 수도 있다.

또한 예년에 비하여 추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올 겨울의 날씨도 석유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된다. 이래저래 원유가격에는 상승할 요인들만 잔뜩 남아 있다.

이와 같은 국제 원유가격과 비금속, 농산물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큰 부담이 될 것은 틀림없다.

더구나 단기간에 수요-공급의 불균형이 해소될 조짐도 보이지 않은 상황이므로 비단 올해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상당기간은 두고두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리라 우려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일각에서는 경기가 회복세이므로 유가 등이 오르더라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는 있으나, 그것은 자칫 섣부른 낙관론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 원유가가 이제까지 한 번도 도달하지 않았던 배럴당 90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 치솟는다면 과연 낙관론으로만 일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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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07/10/23 12:52




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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