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주요언론 컨텐츠 무료화 선언'광고 매출 확대가더좋은 수익 모델' 판단… 블로그 서비스 강화로 독자 참여 크게 늘려

개방, 공유, 참여의 정신으로 무장한 웹2.0의 돌풍 속에서 기존 언론들의 온라인 정책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독자를 대상으로 한 블로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이는 국내 주요 언론사 사이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블로그 서비스의 강화를 축으로 한 독자 참여 모델을 강화하고 있다.

외국 언론들의 경우 주목할 만한 변화는 다른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바로 유료화 정책의 포기다. 국내 언론들과 달리 미국의 경우, 인터넷 뉴스 구독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하는 유력 언론들이 있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최근 속속 유료화 중단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컨텐츠 유료화를 포기하는 대신, 가입자를 대폭 늘려 광고 수익을 노리는 전통적인 수익모델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물꼬를 텄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9월 인터넷판 일부 컨텐츠에 적용하던 유료화 정책을 중단했다. 시작한 지 2년만이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타임스셀렉트'(TimesSelect)’라는 이름으로 온라인판에 있는 일부 뉴스와 오피니언란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했다. 요금은 한 달에 7.95달러, 연간 가입하면 49.95달러를 부과했다.

뉴욕타임스는 유료서비스를 통해 그동안 연 1,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적지 않은 수익이었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조치의 배경에 대해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에 비해 유료 컨텐츠 매출의 성장속도가 예상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결국 무료로 풀어 방문자를 더 확대하고 이를 통해 광고 매출 확대를 노리는 것이 더 낫다는 계산이 나왔다는 얘기다. 또 많은 이용자들이 뉴욕타임스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기보다는 검색엔진이나 다른 사이트에 걸린 링크를 통해 온라인 뉴스를 본다는 것도 유료화 중단의 이유로 꼽았다.

뉴욕타임스는 타임스셀렉트를 무료로 개방하면서 일부 과거 뉴스컨텐츠에 대해서는 계속 유료 서비스로 제공할 뜻을 밝혔지만, 사실상 전면적인 무료화를 단행했다.

뉴욕타임스가 무료화 선언을 한 그날, 월스트리트저널도 무료화 계획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수한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월스트리저널의 유료화 정책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힌 것.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스 컨텐츠의 유료 서비스 가운데 가장 성공한 모델로 꼽혀왔다. 100만명의 온라인 뉴스 가입자와 이를 통해 연매출 5,000만 달러를 거두었다면 대단한 성공모델이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의 전 주인인 다우존스는 거듭 루퍼트 머독의 유료화 포기 정책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유료 가입자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발표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루퍼트 머독의 생각은 변함이 없다. 무료로 풀고 독자층을 두텁게 한 후 광고주를 유치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이같은 행보는 결국 인터넷 미디어의 가장 유력한 수익모델이 광고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신문사 닷컴들이 웹2.0 모델 도입에 앞다퉈 뛰어드는 것도 결국 광고 모델로의 선회로 풀이된다.

컨텐츠의 유료화도 분명 가능한 모델이지만, 상대적으로 광고를 포기할 수준까지는 안 된다는 반증인 셈이다. 유료화 성공모델로 꼽히는 대표적인 두 언론사가 동시에 무료 정책으로 선회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주목되는 곳은 파이낸셜타임스. 역시 인터넷 뉴스를 유료로 제공중인 파이낸셜타임스는 경쟁사인 월스트리트저널의 정책변화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0만여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정책 변화에 한달여의 숙고 끝에 파이낸셜타임스도 지난달 무료 컨텐츠를 확대하되 유료 서비스는 계속한다는 조심스런 정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거의 모든 컨텐츠를 유료로 제공했던 파이낸셜타임스는 인터넷 뉴스를 한 달에 30개까지는 무료로 볼 수 있게 했다. 그 이상의 뉴스를 보려면 연간 109달러를 내야 하는 유료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이전과 비교하면 무료화의 확대이긴 하지만, 여전히 유료 정책을 고수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또 하나의 컨텐츠 유료화 정책을 고수중인 컨슈머리포트의 행보는 어떻게 될까 주목된다. 컨슈머리포트 온라인판은 약 3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