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리톤이란 어떤 파동 또는 현상이 주변과 상호작용을 통해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다음과 같다.

ⓐ 매질과 파동이 (비선형적인) 작용을 주고받으며 형태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파동

ⓑ 파동(또는 물리적 운동)이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정지해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이러한 현상은 꼭 과학 실험실에서만 관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생활에서부터 우주적인 규모에서도 자주 관찰된다. 과연 솔리톤은 어떤 현상이며, 어떤 예가 있을까.

■ 움직이는 솔리톤
ⓐ운하의 물결 : 솔리톤의 발견

1834년 영국의 존 스콧 러셀(John Scott Russell)은 어느 날 말이 끌어 운하를 이동하는 배를 따라가며 구경하고 있었다. 한참 이동하던 배가 멈추자 배가 진행하던 방향으로 하나의 높은 파도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러셀은 몇 시간동안 이 파도를 따라가 보았지만 운하의 방향이 꺾이는 곳까지 이 파도는 흩어지지 않았다. 러셀이 처음 발견했던 흩어지지 않는 파동을 우리는 솔리톤이라고 부른다.ⓒ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솔리톤

■ 우리가 관찰할 수 잇는 솔리톤
ⓐ 놀이공원의 솔리톤

지난 봄 놀이공원에 갔더니 계절에 어울리지 않게 시원한 놀이기구들이 잔뜩 있었다. 그런데 놀이기구가 높은 곳에서 한 대씩 낙하할 때마다 옆의 벽을 넘칠 듯 말듯 한 파도(물의 펄스)가 생겨서 승차장에 흘러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파도는 승차장을 지나쳐 반대쪽 끝으로 계속해서 흘러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러셀이 발견한 솔리톤과 완전히 동일한 현상이다. 사실은 이론적으로 최초로 규명하여 보고한 것이 러셀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우리도 이미 생활 속에서 경험을 해 왔었고, 직감적으로 익히 알고 있던 것이다. 수압이 매우 높은 지역에서는 수도꼭지를 급하게 잠글 때 생기는 웅웅거리는 울림도 솔리톤과 같은 것이다.

ⓑ 전기 솔리톤

전자제품, 특히 형광등을 켜고 끌 때 발생하는 순간적인 고압이 회로를 따라 다른 전자제품을 망가트리는 이유 또한 솔리톤에 의한 것이다. 그리고 순간적인 고압에 의해서 가장 쉽게 고장 나는 컴퓨터도 또한 솔리톤을 적절히 이용한 전자제품이다.

회로 안에서 흐르는 약 수 MHz의 교류의 흐름은 솔리톤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고, 네트워크 선을 만들 때 각각의 선의 색만 맞춰주는 것만으로는 네트워크의 속도를 100% 활용할 수 없는 이유 또한 솔리톤 때문이다.

ⓒ 기차의 솔리톤

어렸을 때 기차역에 가면 어머니가 기차선로에 대해서 아주 멀리서 기차가 올 때 기찻길에 귀를 대고 있으면 기차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씀해 주시던 내용도 또한 솔리톤의 전형적인 예이다. 초등학교 방학 탐구생활에서 제작하던 실전화기 또한 솔리톤 현상에 의존해서 진동을 좀 더 먼 곳까지 전달하는 방식의 놀이기구였던 것이다.

ⓓ 우리몸의 솔리톤

우리 몸 또한 솔리톤과 무관할 수 없는데, 신경의 끝에서 발생한 전기신호가 도중에 흩어지지 않고 뇌에까지 전달되는 것도 솔리톤의 현상이다. 우리가 물을 마실 때 빨대와 식도 속에서도 비슷한 솔리톤이 발생하고 있고, 심장이 뛸 때 동맥 속으로 전파되는 맥박도 솔리톤의 유형을 전형적으로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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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춘성 5월의 작은 선인장블로그운영자 may@minicact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