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PDF·비디오·오디오로 다양한 파일 공개하는 '오픈코스' 프로젝트 발표2001년 시작한 MIT·UC버클리가 선발주자… 국내서도 고려대 올 4월 동참우수학생 유치 위한 마케팅 측면 강하지만 '열린 선진교육'은 획기적 결단

메사추세츠공대(MIT), UC 버클리, 예일대. 세계적인 미국 명문대의 강의내용을 무료로 들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간단하다. 인터넷으로 이 대학들이 제공하는 무료 강의 사이트에 접속하면 된다. 어떤가 한번 들어봄 직 하지 않은가.

미국은 자본주의의 보루를 자임하는 나라다. 그런데 공짜 강의라니. 물론 그 배경에는 대학의 자신감과 예비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측면의 전략이 숨어있기도 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고맙고 반가운 전략인 것만은 분명하다.

12월11일 예일대는 ‘오픈 예일 코스(Open Yale Courses)'라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대학의 강의 내용을 인터넷(http://open.yale.edu/courses/)을 통해 공개한다는 내용이다. 누구나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강의 내용을 다운받을 수 있게 한 열린 강의 프로젝트다.

오픈 예일 코스는 예일대의 주요 강의 내용들을 PDF, 실시간 스트리밍 비디오, 오디오 등 다양한 형식의 파일로 제공한다. 강의 내용 뿐 아니라 강의시간표나 과제, 시험문제 등도 모두에게 공개된다.

예일대는 우선 인문·과학·예술분야 7개 수업 내용을 공개하고, 나머지 30여개 수업관련 자료도 몇 년 안에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다.

오픈 예일 코스의 강의 자료들은 저작자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BY-NC-SA)의 'CCL(Creative Commons Liscense)'을 적용했다.

CCL은 창작물을 대중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을 장려하되, 저작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한 부분의 권리는 보호받을 수 있는 저작권이다. 예일대 오픈예일코스의 강의자료들은 저작자만 표시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받아 공유하거나 변형, 재창조할 수 있다. 다만,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금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명문대 강의를 무료로 공개해 누구나 들을 수 있게 한 이 열린 강의 프로젝트는 고품질의 교육 컨텐츠를 세계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다. 교육도 돈이 없으면 받을 수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같은 열린 강의 프로젝트는 획기적인 결단으로 평가된다.

이같은 열린강의 프로젝트는 예일대가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예일대는 늦어도 한참 늦었다. MIT나 버클리대학에 비하면 말이다.

MIT는 이미 2001년부터 오픈코스웨어(OpenCourseware) 계획을 공개하고 주요 강의들을 온라인으로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열린 강의 시스템으로 자리잡은 MIT 오픈코스웨어(http://ocw.mit.edu/OcwWeb/web/home/home/index.htm)는 지난 11월말 등록된 강의수가 1800개를 넘어섰다.

미국 서부의 명문 UC버클리도 2001년부터 주요 강의 내용을 녹음해 인터넷(http://webcast.berkeley.edu/index.php)에 공개하고 있다. 누구나 인터넷으로 강의를 검색해 강의 내용들을 언제고 들 수 있다.

버클리대학의 인터넷 강의 공개는 2001년부터 시작됐지만, 본격화한 것은 2005년부터다. 이전까지는 한 두 개 정도의 강의내용만 공개하다가 2005년부터 공개한 강의수가 20여개 수준으로 확대됐다. 2007년 가을학기는 현재까지 45개의 강의가 공개돼 있다.

교육도 비즈니스가 돼 버린 사회에서 최고 교육기관이 대학에서 이같은 열린 프로젝트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다행히 국내에서도 열린 강의 프로젝트가 시작될 조짐이다. 고려대학교가 먼저 시작했다.

고려대학교는 올 4월부터 MIT의 오픈코스웨어와 양해각서를 맺고 웹을 통한 열린강의를 출발시켰다. 하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2007년 12월 현재 등록된 강의는 13개로, 대부분은 강의 자료를 PDF로 변환해 올려놓았다. 미국 대학들의 오픈 정도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시작은 늘 그런 것 아닌가.

이와 별도로 산업자원부는 2007년 7월 발표한 '공학교육의 글로벌 혁신 추진방안'의 하나로 국내 주요 대학의 우수 강의록을 웹에 공개해 학제간 지식을 공유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방, 공유, 참여로 대변되는 웹2.0 시대에 교육도 2.0 시대로 달려가고 있다. 좀 더 많은 열린 강의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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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범 블로터닷넷 대표블로터 ssanb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