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파워먼트’(Empowerment)란 무엇인가? 조직이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리더와 상층부가 모든 권한을 움켜쥐고 있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성과를 창출하는 직원이 스스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나라 고조 유방은 천하를 통일한 후 이렇게 말했다. “장막 안에서 계책을 세워 천리 밖에서 승리를 거두게 하는 데 있어 나는 장량만 못하다.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고 백성을 사랑하며 군대의 양식을 대주는 데 있어 나는 소하만 못하다.

백만 대군을 이끌고 나아가 싸우면 이기고 공격하면 반드시 빼앗는 데 있어 나는 한신만 못하다. 하지만 나는 이들을 얻어 이들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해주었다.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이다.”

인재는 각 분야에서 리더보다 더 뛰어난 능력과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그 능력을 리더의 지시와 통제 속에 가두고 억제한다면, 그 조직은 스스로의 역량을 갉아먹는 것과 같다. 유방은 그 옛날 이미 임파워먼트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임파워먼트가 충만한 조직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임파워먼트의 실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의 성장을 돕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회사의 단기적인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경영자의 ‘배짱과 용기’일 것이다.

강한 체질의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장 손해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책임과 권한을 넘겨줄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리츠 칼튼 호텔의 직원들은 고객의 불편을 감지하는 즉시 문제해결을 위해 아무런 경로도 거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 판단해 최고 2,000달러를 지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2,000달러는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그럼에도 거의 모든 고객불만 상황에서 상사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또 다른 규정을 찾을 필요 없이 현장 직원이 즉각 행동을 취함으로써 고객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임파워먼트를 제도화하고 있다.

관리자가 아닌 모든 직원에게 큰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리츠 칼튼 호텔의 임파워먼트 실행 사례는 다소 위험하게 보여질 수도 있다. 그러나 아랫사람을 믿고 권한과 자율성을 부여하면 그들은 오히려 그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 또한 신뢰받는 직원은 스스로 주인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봉사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종업원 만족과 고객만족이라는 선순환을 거쳐 회사에 큰 이익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임파워먼트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경영자나 관리자들은 많은 고민을 하기 마련이다. 어떠한 권한이든 완전히 놓아버리기에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남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임파워먼트 실행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장 손해가 생길 것을 알면서도 책임과 권한을 하부에 위임할 줄 아는 배짱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조직은 보다 튼튼하고 강한 체력을 갖게 된다. 또한 경영자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보다 고차원적인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하부에서 행여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과 손실을 충분히 메울 수 있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될 것이다.

리바이스 회장 로버트 하스는 “직원들의 재능을 자유롭게 펼치게 하는 것과 우리 사업의 성공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권한 이양을 한다”고 말했다. 진정한 임파워먼트란 ‘울며 겨자 먹기’ 식의 어쩔 수 없는 조치가 아닌 구성원의 발전과 능력 배양을 돕기 위한 사랑과 애정, 신뢰에서 비롯돼야 하며, 그것이 바로 임파워먼트를 향한 진정한 용기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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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