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오름세… 전문가들 아직도 상승요인 많아 온스당 1,000달러 돌파 예상개인투자자도 적립식 상품·원자재 펀드등재테크 수단 관심을

서울 신한은행에 보관중인 골드바와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 있는 주유소 파이프의 기름방울. 치솟는 금값과 유가를 상징한다.
요즘 금값이 말 그대로 금값이 되고 있다. 국제 상품시장에서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온스 당 900 달러를 돌파하면서 최고치 기록을 경신해가고 있다. 그로 인하여 국내에서도 금 가격이 연일 급등세이다.

아이 돌 반지 하나에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고 있으니 쉽사리 살 엄두도 내지 못할 지경이다.

최근 원자재 상품선물거래가 이루어지는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이 1 온스에 905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금 1 온스의 가격이 1,000달러 수준까지 이를 태세이다.

달러 대체 투자수단 각광… 인플레 기대심리도 가격 상승 부채질
공급확대 어려워 수요 늘면 폭등… 미국 경기 후퇴 우려감도 한몫

최근 국제 원유가격이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는 추세를 나타내더니 결국 100달러 수준을 넘어섰듯이 금 가격이라고 하여 1,000달러를 넘기지 못한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인플레이션까지 고려한다면 지금의 금 가격은 아직 역사적 최고점이 아니라는 사실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1차 석유위기로 인하여 유가가 크게 오르고 물가불안 심리가 극심하였던 1980년대 금 가격은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여 1 온스에 2,200달러에 이른 적도 있었다.

그러니 금 가격은 아직 한참이나 더 오를 여지가 있는 셈. 대부분의 원자재 상품선물 전문가들은 금 가격이 올해 안으로 온스 당 1,000달러를 손쉽게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금 가격은 31% 상승하면서 7년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는 가장 긴 기간 상승세인 셈. 이런 정도로 오랜 기간 상승세가 나타났으니 이제는 쉴 법도 하련만 전혀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그런데도 금 가격은 앞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국제 금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또 앞으로 더 오르리라고 예상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이유는 금이 달러를 대체하는 투자수단으로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은 미국의 금리를 “상당한 폭으로” 인하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로 인하여 금융시장에 신용경색 사태가 오고, 이로 인하여 경기가 후퇴하는 것을 사전적으로 막기 위하여 공격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하겠다는 의사 표시이다.

그런데 달러 금리가 인하된다면 이는 곧바로 달러가치의 하락 현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달러금리가 낮아지면 그만큼 달러 투자자산의 수익률이 낮아지게 되므로 이는 달러의 매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 결국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한 일이 되는 셈.

그러므로 금리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실물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매력도는 높아지는 결과가 된다.

둘째로 인플레 기대심리까지 겹치고 있는 것도 금의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는 이유가 된다.

물가가 오르면 의당 실물자산의 가격은 상승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각광받아 왔다. 금은 주식과는 달리 구체적이고 본질적인 내재가치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투자자의 입장으로서는 물가상승이 우려될 때 자연스럽게 실물자산을 대표하는 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셋째로, 수급 면에서도 시장은 금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금은 일반적인 공산품과는 달리 수요와 공급이 탄력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공급의 경우 수요가 늘어난다고 하여 갑자기 공급을 늘릴 수 없다.

금은 땅을 파서 금광석을 채굴하고 이를 선광하는 길고도 오랜 작업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순금으로 상품이 된다. 또한 무턱대고 땅을 판다고 하여 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금광을 개발하고 경제성 있는 매장량을 확인하여 본격적으로 채굴하기까지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반면 금 수요의 경우는 전통적으로 금을 좋아하는 인도나 중국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급은 제한적인 반면,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니 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베이징의 한 백화점에 진열된 금 목걸이와 금 펜턴트/

넷째로, 미국의 경기 후퇴 우려감도 금에 대한 투자수요를 늘리는 요인이다. 최근 미국 경기는 경기후퇴 혹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감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은 심해지는 반면에 경기가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면 결국 경기후퇴 혹은 경기침체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미 연방준비위원회가 신용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하여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면 이것도 역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여 경기후퇴로 접어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래저래 금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을 대체하는 투자수단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고, 앞으로도 상승추세는 더 이어질 전망인 셈.

그렇다면 이런 금 가격의 상승을 노려 일반투자자가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은 없을까? 우선 가장 손쉬운 방법은 금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겠다. 시중은행에서는 직접 순금을 판매하므로 순도 99.99%의 골드바를 매입하면 된다.

골드바는 100그램, 500그램, 1킬로그램의 단위로 판매하는데, 다만 금을 직접 매입하려면 관세, 부가가치세, 운임 등 대략 15%에 달하는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금 가격이 향후 15% 이상 상승하여야만 비로소 수익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은 직접 골드바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 적립식 금 상품에 가입하는 방법이 있다. 마치 적립식 펀드와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매달 일정한 금액을 납부하면 그에 해당되는 금이 통장에 적립되는 방식이다.

금 실물은 원하면 언제건 찾을 수 있으나 그럴 경우 부대비용을 부담하여야 한다. 결국 이 방법은 금 실물에 투자하면서도 실물을 보관하지 않고, 소액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세 번째 방법은 금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원자재 펀드에 가입하거나 혹은 금을 대상으로 하는 ETF를 매입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이럴 경우는 전문적인 펀드매니저에게 금 투자를 위탁하는 것이므로 투자자가 직접 타이밍을 찾거나 할 필요는 없다.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반면 단기간에 펀드를 환매할 경우에는 수수료 부담이 크다는 것에는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

주식도 마찬가지이겠으나 금의 경우는 더더구나 가격의 변동성이 심하다. 최근 금 가격의 급등세에는 일면 투기적인 움직임도 엿보인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으니만큼 전체 투자자산을 몽땅 금에 집어넣기보다는 일부를 분산투자의 차원에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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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근 메버릭 코리아 대표 jaykki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