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질레트·코카콜라의 발상전환이 주는 교훈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속담도 이제는 옛말이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10년이 아니라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하고 있다.

기업에게 변화란 어떤 의미일까. 바로 생존을 위한 당위다.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는 강한 기업, 그러면서도 이해관계자 모두가 행복한 기업이 되려면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진화해야 한다. “결국 살아 남는 종은 강인한 종도 아니고 지적 능력이 뛰어난 종도 아니며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하는 종이다”라고 말한 찰스 다윈의 명제는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지금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변화와 혁신이 강조되고 있다. 수시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끊임없는 발전을 시도하는 기업은 승리로 가는 지름길을 알게 될 것이고, 변화를 두려워하고 현 상황에 안주하는 기업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2005년 <포춘>이 발표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리더’에서 1위를 차지한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1997년 삼성전자 총괄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매출은 3배, 순이익은 36배를 올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을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꼽으며 지속적인 자기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1997년까지 이동전화 시장의 세계최강 기업이던 모토롤라는 디지털 무선기술로의 변화에 적시(適時) 대응하지 못해 세계 1위 자리를 속절없이 내주고 말았다.

변화는 개인, 회사, 공공기관, 심지어 국가에 이르기까지 모든 유기체의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의 요소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의 당위성을 인정하더라도 그것이 당장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깨닫기는 어렵다. 나아가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하더라도 그 방법을 몰라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변화와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자만심과 성공을 경계하는 것이다. 위대한 성공은 필연적으로 자만심을 낳게 되고, 자만하는 사람은 외부환경 변화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그리스, 로마 등 천년만년 영광을 누릴 줄 알았던 강대국이 결국 멸망한 것은 천재지변이나 적의 침략이 아닌 스스로의 교만과 안이함 때문이었다고 지적한다.

두 번째로는 어떠한 조직이든 자신의 성공을 스스로 파괴함으로써 혁신을 이뤄나가는 ‘전략적 폐기’를 체질화해야 한다. 그 예로 질레트는 자사 제품이 최고의 판매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하는 바로 그 때 새로운 신제품을 내놓는 전략으로 세계시장의 과반을 석권하고 있다. 이는 사업이 한창 잘 나갈 때가 그 사업에서 손뗄 시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성공적인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이다. 조직 구성원을 혁신에 동참하도록 한 다음에는 함께 지향할 뚜렷한 목표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이 때 목표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여길 만큼 과감한 것이라야 진정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

코카콜라는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시장점유율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위장 점유율’(share of stomach)이라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을 꾀함으로써 코카콜라를 최고의 시장가치를 지닌 회사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 즉 제한된 콜라시장에서 성장성을 따지지 않고 물을 포함한 전체 음료시장을 공략 대상으로 삼아 성장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는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변화는 오로지 위협이 될 뿐이다. 반면 희망을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에게 변화는 오히려 힘을 북돋워준다. 변화는 기회의 또 다른 얼굴인 것이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저작권자 ⓒ 한국아이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