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왕의 분노.
2007년 전세계 게임산업 최대의 사건은 12월 2일 발표된 비벤디의 미국 액티 비전 인수일 것이다. 비벤디 산하에 있는 블리자드와 액티 비전을 합병시켜 액티 비전 블리자드를 내년 상반기에 설립한다.

두 기업의 합병으로 인해 연간 매출 38억 달러의 거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지금까지 게임산업에서 세계 최대 기업은 일렉트로닉아트(EA)의 31억 달러이었고 액티 비전 블리자드 탄생으로 인해 세계 최대의 신 게임제국이 탄생한 것이다.

액티 비전 입장에서는 ‘기타 히어로 3’ 와 ‘콜 오브 듀티 4’의 대성공에 힘입어 2008년 3월 실적예상을 24억5천만 달러로 상향수정 하고 있던 호조 상태에서의 합병 발표이다.

한편 비벤디는 2004년 산하의 블리자드가 개발한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월드오브워크레프트(WoW)’가 전세계적으로 성공해 수익을 만들어 낼 때까지는 실적이 나빴던 기업이다. 현재는 전세계 930만 명의 등록 유저를 거느리고 있으며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대성공한 첫 서양 온라인 게임이다. 문자 그대로 전세계에서 통용되고 있는 얼마 안 되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사가 소유한 콘텐츠가 중복되지 않는 이 두 회사의 합병은 매우 강력한 조합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 흐름은 작년 말 ‘Wii’, ‘플레이스테이션 3(PS3)’, ‘Xbox360’이라고 하는 신세대기 경쟁이 향후 5년의 큰 비즈니스 트랜드로 자리잡아 왔던 것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된다.

Wii가 세계적으로 우세하고, Xbox360가 북미에서 우세, 그것을 일본과 유럽에서 강한 PS3가 쫓는다고 하는 전개가 되어 있지만 하드 자체의 세력 문제가 아니었다. 개발사에는 다른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다.

신세대기 전용의 고도의 그래픽 기술을 포함시킨 타이틀의 개발비는 1개 당 약 200억원을 넘게 되어 있어 전세계적인 히트가 없으면 개발비를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매점을 대체할 유통망의 정비와 유지, 한층 더 조기에 실적을 낼 수 있는 전세계 동시 전개의 필요성 등 더욱 더 개발사에게 규모의 경제의 필요성에 대한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하드웨어로서 세계적으로 톱을 달리고 있는 Wii의 개발비는, 상대적으로 다른 2개의 하드웨어보다는 싸다고는 해도 대형 타이틀을 개발하려면 플레이스테이션 2(PS2)용의 타이틀 개발비를 웃도는 액수가 소비된다. Wii용의 대형 타이틀도 향후에는 판매량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액티 비전 블리자드를 만들어 내도록 몰아넣은 것은 사실 과거의 제국 EA다.

EA는 여러 가지 인수나 사업 제휴의 전략을 걸어 오고 있었다. 신규 개발에 의해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고 하는 전략이 아니고 개발력이나 브랜드 타이틀을 가지는 기업을 인수나 업무 제휴를 통해서 획득해 전체 라인 업을 늘려가는 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EA의 이러한 금년의 움직임이 비벤디와 액티 비전 2개 회사에 상당한 위기감을 갖게 하고 자극한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자본력이 없으면 EA의 M&A전략의 공세에 밀리고 경쟁력이 꺾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은 새로운 거대 게임기업을 탄생시킨 단초가 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EA vs 기타 게임기업의 경쟁에서 거대한 2개 회사의 게임기업 경쟁으로 변화된 게임 산업, 향후 2개사간 경쟁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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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상 http://2ndfing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