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으로부터 불평을 들으면 귀중한 것을 받는 것처럼 기뻐할 수 있도록 불평이 곧 ‘선물’이라는 개념을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선물을 받을 때처럼 받자마자 고마워해야 한다.”

자넬 발로우 TMI사 회장의 말이다. 그러나 고객의 불평불만을 듣게 되면 ‘선물’을 받은 기쁨은 고사하고 당혹감과 짜증스러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기업은 고객 불만이 어떠한 진실을 품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 진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의 생각과 태도는 바뀔 수밖에 없다.

고객이 만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재구매율은 얼마나 될까. 불과 9%다. 91%의 고객이 떠나가는 셈이다. 반면 불평을 토로하여 그 문제가 해결될 경우 재구매율은 54~70%로 6배 이상 높아진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불평을 제기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경우에도 재구매율이 18%나 된다는 점이다. 어떤 불만도 제기하지 않은 고객보다 2배나 높은 수치다. 상식적으로 쉽게 이해하기 어렵지만 불만을 제기할 정도의 고객이라면 그만큼 애정과 관심이 높은 고객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고객 불만을 선물로 여겨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것이 제품 및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도 절대적으로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의 유모차 생산업체인 영국 맥클라렌은 극성스런 한국 엄마들의 입김 때문에 40년간 고집하던 2단 햇빛 가리개를 버리고 3단으로 바꾼 제품을 출시했다. 유럽 사람들은 일광욕을 좋아해서 2단 차양막이 상관 없었지만, 한국 엄마들은 아기를 자외선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길 원했던 것이다.

결국 한국 엄마들의 입김이 반영된 3단 햇빛 가리개를 장착한 신제품이 출시됐고,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에 따르면 이 제품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로도 다양해졌다. 앞서가는 기업들은 이러한 소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렇듯 고객 불만은 하늘이 내린 소중한 선물이지만, 고객이 회사에 불평을 제기하는 비율은 겨우 4%에 불과하다. 이는 고객이 회사에 불만을 토로할 통로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성공을 꿈꾸는 기업이라면 고객이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와 통로를 마련하고, 고객 불만을 자신의 불만처럼 처리할 수 있는 내부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

고객과의 관계가 나빠지고 있거나 사업이 실패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는 고객으로부터 아무런 불만의 표현이 없는 것이다. 고객 불만이 전혀 없다는 것은 고객들이 침묵 속에 떠나가고 있다는 적신호다.

<인생의 작은 지침서>의 저자 제시 브라운은 실망한 고객을 만나면 이렇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당신이 실망한 것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저 역시 당신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느꼈을 겁니다. 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새로운 고객을 찾기보다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가치가 높은 일이다. 또한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신규 고객 창출보다 기존 고객의 로열티를 높이는 것이 경제적이다. 성공하는 기업이 되기를 원한다면 가장 먼저 고객의 불평불만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건네는 말을 하늘이 내린 선물로 여길 줄 알아야 한다.

■ 조영탁 약력

(주)휴넷 대표이사, 다산연구소 감사, 한국이러닝기업연합회 이사 , <월간 리더피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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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