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직후 끊임없이 쇄신하며,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한없이 낮추며, 국민을 잘 섬기겠다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에 대한 다짐을 했다. 이 당선인의 말에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겸손해야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기업도 국가와 별반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높은 성과를 창출한 13%는 단지 이익에 대한 관심뿐 아니라 부하 직원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한다. 반면 중간 정도의 성과를 올린 CEO는 제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했고, 낮은 성과를 낸 CEO는 오로지 자신의 지위에만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높은 성과를 내는 경영자가 부하 직원들을 낙관적으로 보는 반면, 낮은 성과를 내는 경영자는 부하 직원들의 능력을 기본적으로 불신하고 있었다.

즉 고(高)성과 경영자들은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신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들은 항상 부하 직원의 충고를 구하고 경청하는 특성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사람을 중히 여기면 이익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직원을 사랑한다고 외치고 좋은 인사관리 원칙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이 진심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금방 알아차린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마음을 움직이려면 계산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개개인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경영자들은 직원들에게 우리는 한 가족이라고 말하며 힘든 시기를 함께 인내하자고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엄청난 연봉과 인센티브를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이런 행동을 보면서 직원들이 그의 말을 믿어줄 수 있을까?

커민스엔진의 CEO 헨리 샤흐트는 “가장 공평한 행동은 불황기에 최고 경영진이 가장 많이 급여를 삭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런 사례가 적지 않다. 크라이슬러의 리 아이아코카, 시스코의 존 챔버스, 한국전기초자의 기적을 일으킨 서두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은 모두 불경기에 자신의 연봉을 1달러로 낮추는 자기희생의 결단력을 발휘했다.

리더가 앞장서서 고통을 감내하는데 나머지 임직원들이 어찌 그를 진심으로 따르지 않겠는가? 진심 어린 말과 행동의 힘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너끈히 움직이고도 남는 법이다.

CEO가 불필요하고 과도한 권위의식을 버리고 직원 개개인의 개성과 능력을 존중한다면 그들은 마음의 문을 열고 상사를 따를 것이다. 급여나 인센티브 같은 물질적 수단으로 얻을 수 없는 사람의 진심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반면 부하 직원을 존중하고 섬기는 리더를 ‘서번트 리더’(servant leader)라고 부른다.

‘서번트 리더’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CEO 중 한 사람이 허브 캘러허 전(前) 사우스웨스트항공 회장이다. 1994년 경영자의 날에 미국의 지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전면 광고가 실린 적이 있다.

“우리의 이름을 모두 기억해 주시고, 맥도날드하우스 재단을 지원해 주시고, 추수감사절에 선물을 주시며, 보스가 아니라 친구가 되어주신 것에 대해 1만6,000명의 임직원 모두가 경영자의 날을 맞아 허브 씨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 광고는 허브 캘러허의 서번트 리더십에 감복한 1만6,000명의 직원 전체가 스스로 비용을 갹출해 실은 것이다. 주변 사람을 통제하기보다 봉사함으로써 그들의 마음을 사고, 나아가 조직의 성장과 번영을 이끌어내는 사람. 이러한 리더야말로 미래형 리더의 참모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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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휴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