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꼭 맞는 보장성 보험 설계와 상품 선택시 고려사항

적벽대전의 패배로 위풍당당 백만 대군을 모두 잃고 패주하던 조조는 비에 젖은 강아지마냥 그 행색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도주하는 곳마다 유비의 맹장들이 버티고 있어 숫제 혼이 빠진 사람처럼 허겁지겁 뛰어다니다 화용도에서 관우와 딱 마주쳤다.

그러나 평소 냉철하고 철두철미했던 관우가 조조의 눈물에 그만 길을 열어주고 만다. 나관중의 창작이긴 하지만 참 극적인 장면중의 하나다. 유비가 기반을 잡기 전 조조와의 전투에서 패했을 때 유비의 가솔을 보호하던 관우는 궁여지책으로 조조에게 항복한 적이 있었고, 그때 조조는 그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야말로 극진한 대접을 다했다.

그 때의 정을 되뇌며 울면서 목숨을 구걸하는 모습에서 관우의 측은지심이 발동했고 결국 조조는 기사회생하게 된다. ‘보험 하나는 정말 잘 들어 놓았군!’ 조조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읊조렸을 법한 말이다.

보험은 생필품에 비유될 만큼 일반화되어 있는 친숙한 제도다. 방카슈랑스(보험상품의 은행판매 제도) 도입과 쇼핑채널의 활성화로 우리는 하루에도 최소한 몇 번씩 보험광고에 노출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폭증하는 정보량으로 인해 오히려 혼란스럽거나 혹은 최소한의 선택 기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개별상품 설명은 난무하지만 중요한 기준에 대한 정보가 빈약하기 때문이다.

‘위험관리설계’는 종합재무설계를 할 때 가장 기초적인 영역으로 투자설계 등에 우선하며 그 핵심은 바로 보험이다. 재무설계가 집짓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보험은 땅파기를 통한 기초 작업이라 할 수 있으니 아무리 급해도 땅 위에 바로 벽돌부터 쌓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험설계와 보험상품 선택시 고려해야 할 주요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위험의 크기와 빈도를 고려하라. <표1>에서 반드시 보험이 필요한 부분은 I영역이다. 예를 들면 주 소득원의 사망이나 가족의 중(重)질병, 중(重)장해 등에 대해서는 보험을 통한 대비가 필수적이다. 가능하다면 모든 위험에 대한 예방책이 있다면 좋겠으나 일단 우선순위에 입각해서 선택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II영역의 경우(위험의 정도가 크고 발생확률도 높은 경우)는 고가의 보험료가 책정되거나 보험가입이 거절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보험사와 소비자간의 불신과 오해가 발생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일방적으로 보험사를 편들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지만 보험사의 영리성과 보험의 상조적인 성격을 감안한다면 보험 수리(數理)에 대한 악의적 편견 또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위험의 크기도 작고 발생 가능성도 낮은 III영역의 경우라면 그냥 위험을 보유하는 것도 무방하다. IV영역에 해당하는 경우, 최근에는 각 보험사에서 가능한 한 가입과 보상을 인정하는 경향이다. 감기 등 비교적 경미한 질병 등에 대한 치료비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국민건강보험의 주요 적자 요인이 바로 이 영역에 있다고 하니 가랑비에 옷 젖는 셈이다.

둘째, 본인의 라이프 사이클을 고려하라. 가장 치명적인 위험인 주 소득원의 사망에 대한 대비는 경우마다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소득과 지출, 부양가족 수, 연령, 주요 재무목표(주택, 교육 등)에 따라 필요한 보장금액이 다르기 때문이다.

필요보장금액은 주로 ‘니즈 분석방법’을 통해 추산되는데 이는 위의 주요 변수들을 고려한 계산 방법이다. <그래프1>은 주 소득원 유고시의 예상 현금흐름이다. 이를 통해 필요금액과 중요보장기간을 가늠할 수 있다.

그림의 실제 주인공인 A씨의 경우를 한 번 보자. 좌측(사망보장 없는 경우)그래프의 붉은색 실선의 경우가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고 우측(사망보장 2억 원 있는 경우)의 파란색 실선의 경우라면 비교적 무난하다. 자세한 부연설명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나, 가정 및 개인마다 필요한 사망 보험금과 집중적으로 대비가 필요한 기간이 다르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분석을 통해 적정수준의 보험가입과 보험료 절감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셋째, 보험료는 비용으로 인식하라. 보험상품은 보장성 보험, 저축성 보험, 투자성 보험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저축성이나 투자성 보험의 주목적은 중장기적인 목돈형성이나 교육비, 노후자금, 비과세 활용 등에 있다. 이는 비용이 아니라 장기 저축, 장기 투자인 셈이다.

반면 보장성 보험의 경우는 비용으로 간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보험 수리상 보장도 좋고 적립금이나 환급금도 많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일 보장이라면 보험료 절감 방안을, 동일 보험료라면 더 나은 보장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막연하게 다다익선이라고 하기에는 준비하고 써야 할 돈이 너무 많으니 말이다.

그렇지 않으면 소소한 보험들의 추가가입으로 인해 보험료 지출은 커지고 증권만 쌓여가기 마련이다. 이 역시 가랑비에 옷 젖는 경우다.

넷째, 소득에 대비한 적정 보험료를 책정하라. 적정 보험료는 전문가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지만 10%를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재무상황이나 현금흐름의 분석이 함께 고려돼야 하며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기준치는 아니다. 또한 연금성, 투자성 보험을 포함한 보험료 지출 총액에 관한 것이 아니라 순수 보장성 보험료의 비중에 대한 것임을 유의하자.

잘 짜여진 보장성 보험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저축과 투자 계획의 꾸준한 실행과 자산형성을 위한 도구다. 따라서 내게 맞는 재테크 방안을 마련할 때 반드시 함께 분석하고 고려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투자, 저축, 소비, 보장을 복합적으로 고려할 때 각자에게 맞는 ‘황금률’이 비로소 나올 수 있음을 명심하자. 다음 호에는 이 황금률을 찾는 법과 구체적인 보험 포트폴리오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 장우 약력

법인대상 재테크 및 재무설계 강의/세미나

기업컨설팅전문업체 ㈜엑스퍼트 강사

FPSB지정교육기관 위드 FP 교수

케이리치 자산운용연구소 책임연구원


장우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