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으로 준중형차 시장서도 유럽산 수입차에 도전장독일 언론 "골프보다 낫다" 극찬국내 비교 시승회서 성능 우수성 입증… 자신감 확보해 정면 대결 승부수

‘폭스바겐이여 조심하라!’

누가 한 이야기일까? 같은 독일산인 아우디, 아님 혼다? 다름 아닌 현대자동차의 유럽형 모델인 ‘i30’를 두고 독일 언론이 한 말이다.

현대차가 대형 승용차 및 럭셔리 차종에 이어 준중형급(C세그먼트) 승용차 시장에서도 국내 수입 승용차들에게 정식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당장 포격 대상은 폭스바겐과 푸조다.

현대차는 그동안 제네시스나 그랜저, 베라크루즈 등 덩치가 크고 값이 비싼 대형 차량을 대상으로 외국 수입차와 비교 시승은 해 왔지만 준중형급으로에서 직접 비교 시승을 하긴 처음이다. 그나마 지금까지 수입차와 비교 시승한 차량 중 가장 ‘작은’ 차종은 쏘나타급.

하지만 현대차는 최근 서산 파워텍 주행시험장에서 ‘i30’ 성능체험 비교시승회를 가졌다. i30의 맞상대 차종으로는 폭스바겐 골프와 푸조 307SW가 선택됐다. 준중형급 차량 모델을 두고 외국 수입차와 정면 대결을 벌인 것은 무척 이례적이다.

‘폭스바겐 골프는 모르겠는데 푸조 하고는 게임이 되는 것 아니야?’ 이 정도면 가격 대비 골프 보다 낫다고 볼 수도 있겠네!’

슬랄롬과 급정거, 급가속 등 여러 가지 주행 성능 테스트 결과를 두고 쏟아져 나온 대화 내용들의 일단이다. 공식적이고도 명확한 비교 평가야 할 수 없겠지만 그 만큼 현대 i30의 성능이 뛰어났음을 입증해 주고도 남는 언사들이라 평가할 만하다.

현대차가 최초의 유럽형 전략차종으로 개발한 i30의 자신감은 국내에서 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확인됐다. 차량 판매 실적에서 위력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i30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i30는 올 초 스페인 유력 자동차 전문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차’에 등극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을 강타했다. 전년 출시된 모델들을 대상으로 디자인 성능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스페인 내 자동차 부문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상을 아시아 브랜드가 수상하는 것도 처음이다.

또한 i30가 받은 평가 점수는 220점. 2, 3위를 차지한 피아트500(52점), 포드 몬데오(36점)과 비교해서도 i30는 시상 이래 최다 득표수와 최대 득표차라는 영예도 안았다.

평가단 관계자는 ‘i30는 모든 면에서 유럽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차량”이라며 “i30 이전의 차들과 앞으로 나올 차들의 경계가 되는, 현대차의 미래를 보여주는 의미있는 차량”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i30에 대한 호평은 호주로도 이어졌다. 유력 언론 ‘카가이드’는 2007년 최고의 차 부문에 i30를 선정하고 ‘스타일리쉬한 한국차가 탑’이라는 제목으로 이를 소개했다. 폭스바겐 골프는 i30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i30는 특히 호주에서 ‘올해의 청정 자동차’도 수상해 2관왕에 오르며 호주 자동차 베스트로도 선정됐다.

독일에서 i30의 선전은 눈부시다. 권위있는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는 최신호에서 ‘i30, 폭스바겐 골프를 추월하다’는 제목으로 시승 결과를 게재했다. 이어 “현대차가 유럽 시장에 맞는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i30를 출시함에 따라 C세그먼트의 확고한 1위인 골프를 추월할 것이다”며 “i30가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새로운 돌풍을 일으킬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 i30의 판매 실적 또한 이들 호평을 입증할 만큼 무척 고무적이다. 지난 해 4월 판매가 시작된 이래 매달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5월 6,837대를 팔더니만 6월에는 9,088대 등 지금까지 평균 8,000~9,00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

당초 유럽 시장을 겨냥,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현대차가 ‘뒤늦게’(?) i30 판촉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국내에서도 예상외로 ‘선전’하면서 가능성을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 해 7월 국내에 처음 출시된 i30는 8월부터 월 평균 2,000대 이상 판매 실적을 유지해 오고 있다. 또 국내 자동차 시장에 해치백 열풍을 일으키면서 아반떼에 이어 단숨에 준중형급 판매 2위로까지 올라 서 있을 정도다.

한국인들에게 그리 인기 높지 않은 ‘해치백’ 디자인이 돋보이는 i30는 현대차측에서도 공언하듯 유럽 메이커의 중저가 수입차에 대항하기 위한 전략 차종으로 개발됐다. 유럽 스타일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다이나믹한 핸들링, 새로운 블랙 인테리어, 뛰어난 주행 성능 등이 특징으로 젊고 개성적인 고객 취향을 반영한 트렌디한 차량이 메인 컨셉이다.

이와 함께 i30는 수입차들을 의식, 그랜저급에나 적용된 프로젝션 헤드램프 & 에스코트, 베라크루즈급에 채택된 에어로 와이퍼 블레이드, 쏘나타 이상 모델에서나 볼 수 있는 스마트 키 시스템 등 고급 편의사양도 두루 갖추고 있다. 특히 i30는 연비 16.5km/l(자동변속기 기준)로 동급 수입차 대비 월등한 경제성을 달성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도 i30가 선보인 후 폭스바겐 골프나 푸조307 등 경쟁 수입 차종의 가격이 최고 500만원까지 내리거나 판매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현대차측은 분석하고 있다.

이번 시승회 또한 현대차가 이젠 피할 수 없는 수입차들과의 대결 구도에서 정면 돌파를 시도하면서도 기술과 품질 등에서 우위성을 입증할 만큼 자신감을 갖춘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 실장 임종헌 이사대우는 “i30 비교시승은 현대차의 우수성을 표현하고 정확한 내용을 알리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며 “이제 고객들도 수입차에 대한 환상이 깨지고 있으며 보다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서산=박원식 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