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 젊은 총각들의 신선한 영업 방식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던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사장을 만났던 기억이 난다. 그의 첫 인상은 열정이 가득하고 목표의식도 뚜렷해 보였다. 그는 오징어 행상으로 번 돈 1억 원을 종자돈으로 삼아 사업을 시작해 부자가 되었다.

그는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가락시장 칼잡이’로 통한다. 매일 새벽마다 시장을 헤집고 다니며 과일을 일일이 자르고 먹어보기 때문이다. 그는 “대한민국 주부들을 대표해 과일 맛을 본다”라고 말한다. 신선하고 맛있는 과일을 찾기 위해 술과 담배, 커피마저 입에 대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장은 구입 물량도 많은 데다 전액 현찰로 결제해줘 가락동 시장에서는 최고의 고객이다.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근처에 처음 문을 연 ‘총각네 야채가게’는 지금도 인기가 좋지만 당시에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재래시장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 그 속에서 신명 나는 ‘한판 쇼’를 벌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현재 ‘총각네 야채가게’는 8개의 공동 브랜드점에서 80여 명의 총각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평당 연 평균 매출액이 30억 원 이상으로 대한민국 최고 수준이다. 비결이 없을 리 없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그날 들여온 물건을 그날 모두 판다. 재고가 없다. 직원들은 손님들의 특징과 요구를 일일이 기억하고 가족처럼 친근하게 다가선다. 저녁 6시 장사가 끝난 뒤에는 마케팅 관련 토론도 벌인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경영의 핵심 요소들이 고스란히 실천되고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통념을 벗어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진다. 일개 야채가게가 문을 열기도 전에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모습부터 신기하다. 직원들은 4대보험에 가입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자기가 가고 싶은 나라로 해외 연수를 다녀온다. 대기업 직원들이 이 가게의 노하우를 배우러 오기도 한다.

한국에 ‘총각네 야채가게’가 있다면, 미국에는 시애틀의 파이크플레이스 어시장이 있다. “연어 한 마리 미네소타로 날아갑니다.” 반대편에서 던진 생선을 카운터의 상인이 잡는다. 시장은 늘 폭소로 가득하다. 고객도 상인도 즐거워 한다. ‘Hi! I’m A Monk Fish’(안녕하세요! 저는 아귀랍니다)라고 쓰여진 이색적인 푯말 등 어시장에는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가 넘친다.

일찍 문을 닫고 마케팅 워크숍을 갖는 파이크플레이스 시장 상인들의 모습도 ‘총각네 야채가게’와 비슷하다. 이곳의 고객들은 생선을 구입하러 오지만 어쩌면 상인들의 친근한 모습과 친절함을 구매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총각네 야채가게’와 파이크플레이스 어시장의 사례는 한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 고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어울리는 곳은 반드시 인정받고 성공한다는 점이다.

이 사장에게서는 성공에 대한 강한 믿음을 느낄 수 있었다.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 절망을 희망으로, 불행을 행복으로, 부정을 긍정으로 변화시키는 것도 믿음이다.

링컨은 우리는 우리가 행복해지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믿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무슨 일을 하기에 앞서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데서 벗어나 강한 추진력과 용기를 만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행복해지려면 행복한 사람을 만나야 한다. 부자가 되고 싶으면 성공한 부자를 만나야 한다. 그 만남에서 성공을 복사하라.

■ 문승렬 약력

부자특성연구소 회장

'한국부자의 부자일지', '한국부자 세븐파워의 비밀' 등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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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승렬 국민은행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