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풍경] 참여정부 6개월…물류는 막히고, 이념은 부딪히고


○… ‘반년 농사’의 결과가 나왔다. 8월 25일 몇몇 주요 신문은 노무현 참여 정부 6개월의 대차대조표를 제시했는데…. 다소 엇갈리는 가운데, 한 가지 결론만은 분명한 듯하다. 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지지도가 취임 초의 70%선에서 30~40%선으로 뚝 떨어졌다는 객관적 수치가 그것.

남남(南南)갈등, 노사갈등, 한미관계 등 뼈대에서부터 흔들리는 우리 사회의 속은 급기야는 동반 자살이라는 전염병으로 곪아 터지기에 이르렀다. 이제 한국은 ‘코드’(code)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기준으로 ‘다분할 접속(CDMA)’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가. 지지율 급락이 반년으로 그치고 나머지 5년을 웃을 수 있게(以六個月 笑五年)되는 단초가 될 것인지. 역대 최저의 지지율 속에서 국민은 또다시 GNP 2만 달러의 장밋빛 꿈에 목을 매야 하나.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 이 사실이 축복이기를.

○…시멘트 싣고 가는 트럭들이 또다시 멈춰섰다. 전국 운송하역노조 산하 화물연대가 집단적으로 운송 거부에 나서는 바람에 부산항ㆍ광양항 등 주요 항만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락했다. 선박에서 부려 놓은 화물은 쌓여만 간다.

5월 파업에 발목을 잡혔던 기억이 머리에서 채 사라지기도 전에 시멘트 수송 중단에 따른 피해가 하루 평균 최소 100억원 이상일 것이라는 추정까지 나오니 걱정스럽다. 동북아 중심 국가의 꿈은 일장춘몽이런가.

이 소식에 외국계 선박 회사의 모임인 그랜드 얼라이언스(GA)는 파업 사태를 더 이상 끈다면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며 으름짱을 놓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경쟁 논리는 우리에게 잠시도 틈을 주지 않는데.

○…이번에는 한국의 시민 단체와 북한 기자단이 충돌했다. 2003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열리는 대구에서 24일 벌어진 사태는 통일로 가는 길이 얼마나 지난한 것인지 새삼 입증했다. 북핵저지시민연대 등 20여명이 ‘김정일 타도’ 등의 구호를 외치자, 북한 기자들이 한바탕 몸싸움을 불사한 격. 손님 맞이를 위한 주변 단속에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주최측은 지청구를 면할 길 없게 됐다.

입력시간 : 2003-10-0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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