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재벌가의 女亂… 작지만 긴 파문


○…탈북 국군 포로 전용일씨가 다시 북한으로 끌려 갈 뻔 한 일은 새삼 국가의 존재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국방부의 무성의한 신원 확인 조치로 대한민국은 전씨를 두 번 죽인 셈이 됐다. 자국민의 안전과 인권을 그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는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유행처럼 번졌던 사극 대사, “나는 네게 무엇이더냐”가 절로 떠오른다. 새 버전, “도대체 이 나라 국민은 이 나라 정부에게 무엇이더냐?”

○…“아직도 대한민국은 ‘뇌물 공화국’!” 울산시의 한 6급 공무원, 3년간 거의 매일 뇌물을 챙겼다는데. 검찰 진술에서 “하도 많이 받아 누구에게 무슨 일로 얼마를 받았는 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하니, 힘없는 보통 사람들은 “하도 기가 막혀 이 나라에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생각이 안 난다”고 받아줘야 하나?.

○…재벌 3세와 결혼했던 탤런트 고현정씨가 8년 여 만에 파경을 맞았다고 한다. 또 몇 해전 이혼했던 펄시스터즈의 배인순씨는 최근 펴낸 자서전에서 남편이었던 재벌 회장과 선ㆍ후배 연예인들과의 ‘부적절한 관계’들을 폭로하기도 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는 멋지고 화려하지만 깨지기도 쉽다니까!

○…7만 여명의 주민이 사는 곳에 경찰 병력이 8,000명. 부안은 사실상 ‘경찰 계엄 지역’이라고 해도 될 듯. “민주 법치국가에서는 묵과할 수 없는 폭력적 파괴 행위”라는 정부의 언급은 다소 과장은 있으나 틀린 말은 아니고, “정부가 주민의 의견을 성실하게 듣지 않아 사태가 여기까지 왔다”는 시위 주민들의 주장 또한 맞는 말. 팽팽한 평행선을 만나게 할 묘안은 과연 어디에?

○…백화점 등 업계에 따르면 베르사체, 버버리, 구찌 등 이른바 ‘명품’들도 겨울 바겐세일에 들어간다고 하는데. 빳빳하게 서 있던 이들 명품의 콧대를 낮출 만큼, 불황의 힘이 세긴 센 모양.

입력시간 : 2003-11-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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