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김진흥 변호사

[People] 비리의혹 '상처' 치유할 원칙론자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 김진흥 변호사

정계와 재계를 뒤흔들고 있는 대선자금 정국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돼온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에 김진흥(61) 변호사가 16일 임명됐다. 이에 따라 새해 초부터 본격적인 ‘측근비리’ 특검이 시작된다.

이번 특검에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이광재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등 3명을 둘러싼 권력형 비리가 수사대상이다. 검찰이 현재 수사를 진행중이어서 특검은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검찰 수사 의지를 검증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번 특검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특검 조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인가와 새 정부들어 ‘스타 검사’로 떠오른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과의 수사 능력 비교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 특별검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특검 수사는) 저 자신에 대한 검증이기도 하고 검찰 수사에 대한 검증이기도 하다”며 특검의 맥을 짚었다.

김 특별검사는 “(특검은) 국민이 갖는 의혹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며 “책임이 무겁고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부정부패 때문에 나라가 상하지 않도록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김 특별검사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지만 ‘원칙론자’라는 데는 일치하고 있다. 그도 “사범학교에서 원칙을 배워 학생들에게도 원칙을 따를 것을 가르쳤고,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이번 사건 수사도 지금까지 해온 대로 개인적 손익을 떠나 원칙대로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특별검사는 1961년 전주사범을 졸업한 뒤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67년 전북대(법대)를 졸업하면서 제1회 군법무관 시험에 합격했다. 1군 사령부 법무참모, 육본 고등검찰부장 등을 거쳐 육본 법무차감을 끝으로 1990년 변호사로 개업하기까지 20여년간 군 법무관으로 재직했으며 80년 군판사 시절에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씨의 항소심 재판을 맡았다.

김 특별검사의 ‘원칙 수사’로 향후 정치권은 불법 대선자금 수사와 함께 특검 수사라는 ‘폭풍권’에 진입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의 ‘재신임’과 연계될 지도 모르는 특검 수사의 전개 과정에 따라 최악의 경우 국정마비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4월 총선까지는 폭발성 뇌관을 지닌 수사가 계속 진행될 전망이어서 총선 정국은 한치 앞을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2004년 새해와 정치권 최대 화두인 총선을 앞둔 요즈음 김진흥 특별검사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이유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3-12-23 15:44


박종진 기자 jjpar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