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당 확신, 영남서 돌풍 불 것"'총선 승리' 중책 맡은 盧의 복심, "총선에 올인 한다" 각오

[인터뷰] 이강철 열린우리당 영입추진 단장
"제1당 확신, 영남서 돌풍 불 것"
'총선 승리' 중책 맡은 盧의 복심, "총선에 올인 한다" 각오


정치권의 아마겟돈 전쟁에 비유되는 4.15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당의 '영입 전쟁'이 불을 뿜고 있다. 물갈이 바람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 등으로 당 보다 인물에 따라 총선 승패가 갈릴 것이 예상되면서 각 당마다 경쟁력 있는 후보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실질적 여당인 열린우리당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통하는 이강철 영입추진단장이 제1선에 나서고 있다. 대선 직후부터 참여정부를 이끌어갈 인물을 물색해온 이 단장은 올초 영입추진단장이라는 공식직함을 갖게 되면서 사실상 '총선 승리'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우리당의 총선 결과는 당의 진퇴는 물론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의미가 내재돼 있어 이 단장의 역할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6일 총선의 '올인(Aii in)' 전략을 견인하고 있는 이 단장을 열린우리당 사무실에서 만나 영입 성과와 총선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치권 판갈이 계기 될 것

- 영입단장으로서 '영입'의 원칙이나 기준, 또는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부패에 연루되지 않은 '도덕성'이 첫번째다. 사회가 다양하니까 '전문성'도 필요하고, 젊고 참신한 '개혁성'도 중요하다. 우리당이 집권여당이니 만큼 공직에 경험이 풍부하고 경륜있는 공직자도 찾고 있다. 당선 가능성은 중요한만큼 '경쟁력'도 따지고 있다."

-현직 각료 가운데서도 상당수가 차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총선은 작게는 어느 당이 1당이 되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크게 보면 정치권의 판갈이, 나아가 역사의 흐름을 발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느냐는 계기가 된다. 때문에 각료 차출은 단순히 몇 석을 더 차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각료)이 앞서 말한 영입 원칙에도 맞고, 정치권 흐름을 바꾸는데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영입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출마 가능성이 높은 각료를 꼽는다면.

"문희상 비서실장은 정치적 각오를 한 것 같고, 이영탁 국무조정실장은 경북 영주에, 권기홍 노동부장관은 대구에 나설 것으로 본다. 추병직 전 건설교통부 차관은 이미 구미에서 열심히 뛰고있고, 유인태 정무수석, 조영동 국정홍보처장도 출마가 예상된다. 최기문 경찰청장은 본인이 고사를 해 지역에서 젊은 변호사가 대신 나갈 것이다."

-강금실 장관, 문재인 민정수석, 이창동 문광부 장관은.

"이창동 장관은 만나봤는데 불출마 의지가 워낙 강하고, 강 장관과 문 수석은 아직 (출마에)부정적이다."

-특히 강금실 장관에 대해서는 당은 물론 노 대통령도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각료 중 강 장관 인기가 가장 높은 게 사실이다. 강 장관이 우리당에 오면 지지율이 2~3%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누구한테 나가라 마라 말하는 성격이 못 된다. 우리들이 '이번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지역에서 당신 여론이 좋은데 총선에 나서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며 설득하고 압박도 하는데 아직 완강하다. 강 장관 차출에 대해 처음에는 주변에 반대하는 소리가 많았지만 총선이 갖는 의의를 이해하면서 지금은 반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강 장관 출마 가능성은 아직 여지가 있다고 본다."

-정동영 당의장의 거취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어떤 선택이 바람직하다고 보는지.

"정 의장에 대해서는 전국구 얘기도 있지만 여성 50% 배려도 있고 해서 어려울 것으로 본다. 전략적 선택의 문제이겠지만 정 의장이 호남의 상징성을 띠고 있는 만큼 호남에서 반 이상 당선이 가능하다면 서울에서 출마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정의장 서울출마 검토해 봐야

-분당과 정동영 의원의 당의장 당선 등으로 호남표가 유동적인데 총선에?호남지역 전망은.

"호남은 굉장히 전략적인 사고를 하고, 정치의식도 높다. 때문에 당보다는 인물 위주의 선거를 할 것이고 결국 우리당을 선택할 것으로 확신한다. 역사적인 대의도 그렇고 지역당인 민주당을 선택할 이유가 있겠는가. 호남은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분들이다. 여당을 통해 지역 실리를 얻고 떳떳하게 전국정당이 되게 해 역사적 흐름에 동참할 것으로 확신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영남'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데 이 곳의 총선 전망은.

"TK(대구 경북), PK(부산 경남)가 다르다. PK는 김혁규 지사가 들어와서 상당히 좋아졌고 대통령의 고향이고 해서 확실히 살아나는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잘하면 50% 이상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TK는 여전히 어렵다. 아직 우리당에 대해 배타적인 정서가 강하다."

-TK 대표격으로 사실상 TK를 책임지고 있는데 이 지역에 대한 총선 전략이 있나.

"우선 정서적으로 옛날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민주당과 차별화하고 당이 잘해야 한다. 8년 동안 한나라당을 밀어줬는데 지역 경제가 침체된데다 '차떼기' '책떼기'에 연루된 것을 보면서 한나라당이 독점을 해서는 안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가고 있다. 우리당이 이 곳 경제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지역에서 괜찮다 할 정도의 인물을 공천하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 민주당 조순형 대표가 대구 출마를 선언해 TK지역에 변화가 예상되는데.

"용기있는 결단이긴 하지만 대구 사람 입장에서는 별 느낌이 없을 것이다. 차라리 추미애 의원이 대구에 출마한다면 고향이니까 적지않은 영향이 있었을지 모른다. 조 대표가 느닷없이 출마한다고 하니까 의아하게 여기고 있는 게 현지 분위기다."

민주당과 공조는 없다

- 당 일각에서 승부처인 수도권과 호남표 때문에 민주당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데.

"공조는 없을 것이다. 유권자는 결국 개혁과 정치권 변화를 위해 한쪽(우리당)을 선택할 것이다."

- 총선을 어떻게 전망하나. 일부 총선 시뮬레이션에서는 우리당이 제2당으로 나오는데

"제1당이 되는 것은 확실하다. 과반수가 되느냐 안되느냐 하는 게 관건이다. 우리당은 계속 좋은 사람이 입당할 수 있는 분위기인 반면 민주당과 한나라당에는 경쟁력 있는 사람들이 모이지 않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언제쯤 입당하나.

"전략적인 차원에서 해야 하는데 대선자금 수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가장 효과적인 시기를 선택할 것으로 본다. 늦어도 2월말에는 입당하지 않겠나."

-요즘 영입작업에서 비중을 두고 있거나 성과가 있다면.

"환경운동가 최열씨 등등 시민사회단체 인사에 중점을 두고 있고, 방송인과 변호사에 대한 리스트를 정리, 개별 접촉을 하고 있다."

- 영입작업을 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가장 어려운 부분은 영입 대상자의 가족들이다. 본인은 공감하는데 가족들이 반대한다. MBC 엄기영 앵커의 경우 반대하는 부인을 집으로 찾아가 설득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김광림 재경부 차관도 나오면 당선이 확실한데 모친이 반대해 영입하지 못했다."

박종진 기자

입력시간 : 2004-01-27 17:31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