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정치권 '텃밭의 힘'은 셌다


○…열린우리당 국민 참여 경선에서 당이 영입한 정치 신인들이 줄줄이 나가 떨어졌다. 박범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최창환 전 이데일리 대표, 권오갑 전 과기부차관, 경제칼럼니스트 김방희씨 등이 대중적인 지명도와 참신성을 무기로 내세웠지만, 오랫동안 표밭을 갈아 온 토착 후보들에게 힘 한 번 못써 보고 두 손을 들었다. 정치권 물갈이를 소리 높여 외치기만 할 뿐 정작 품을 파는 데는 인색한 유권자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제일 큰 원인인 건 분명하지만, 영입 인사들이 정치판을 너무 만만하게 본 탓도 적지 않은 듯.

○…한 전문대학이 신입생을 정원의 절반 밖에 채우지 못하자 결국 전체 교수 중 절반에게 무더기로 명예 퇴직 및 휴직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수험생 수보다 대학 입학 정원이 늘어 나면서 상당수 지방대학들이 학생들을 ‘모시러’ 다닌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지만, 그래도 그렇지, 세상 참 많이 변했네.

○…‘33일 대 2일, 1,776달러 대 210달러.’ 우리나라가 ‘기업 하기 힘든 나라’라는 사실은 구문(舊聞)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까지일 줄이야. 최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소기업 창업 절차를 밟는데는 평균 33일이 걸렸다. 호주는 2일, 캐나다는 3일에 불과했다. 행정 절차를 통과하는 데 필요한 수수료 비용도 미국이 210달러 밖에 안 되는데, 우리의 경우는 1,776달러. 회사를 만들기도 전에 이렇게 진을 빼니, 정작 창업 후에는 지쳐 나가 떨어질 판.

○…일본 정부가 지난달 만국우편연합(UPU) 190개 회원국에게 우리 정부의 독도우표 발행을 비난하는 성명을 보냈다고. 말하자면 국제적인 홍보전을 시작한 셈인데, 이번에는 우리 정부도 곧바로 반박 성명을 내는 등 꽤 신속한 대응을 했다. 눈 감으면 코 베가는 그들이니 한 순간도 정신을 놓쳐서는 안될 일!

입력시간 : 2004-03-02 21:22


주간한국